‘네포 베이비’ 담론에 뛰어든 헤일리 비버
‘그래 내가 바로 네포 베이비, 금수저 딸이야.’
헤일리 비버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직시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그녀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입은 옷에 정확히 드러났죠.
배우 스티븐 볼드윈의 딸인 헤일리는 ‘네포 베이비(Nepo Baby)’라고 적힌 크롭트 티를 입고 LA 거리에 나타났습니다. 네포티즘 베이비(Nepotism Babies)의 준말인 이 용어는 족벌주의를 뜻하는 네포티즘에 베이비를 합성한 신조어로 금수저 2세, 특히 할리우드 배우나 제작자 등 유명인의 자녀를 가리킵니다. 최근 연예인 2세들이 두각을 나타냄에 따라 이를 보는 Z세대의 부정적 시선이 담겨 있기도 하죠.
일례로 조니 뎁과 바네사 파라디의 딸인 릴리 로즈 뎁이 샤넬의 뮤즈가 된 후 ‘노력으로 이룬 성과’라는 말을 남기자, 비난 여론이 거세졌습니다. 현재 샤넬 쇼에서 활약 중인 모델 비토리아 체레티가 릴리를 저격하며 유명인 자녀로 태어난 게 잘못은 아니지만, 그 자체를 감사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라고 말했을 정도였고요.
유명인 가족과 친척을 둔 헤일리 비버 또한 네포 베이비 명단에 자주 오르내리는 인물 중 한 명입니다. 그런데 최근 <뉴욕 매거진>이 그녀를 두고 아버지뿐 아니라 남편인 저스틴 비버까지 더해 ‘더블 네포(Double Nepo)’라는 딱지를 붙여버린 거죠. 태어나보니 아빠가 볼드윈이었을 뿐인데, 버릴 수도 없는 자신의 타이틀을 그저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외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헤일리가 이 담론에 반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헤일리는 자신의 유튜브 시리즈 ‘후 이즈 인 마이 베스룸(Who’s in My Bathroom)’에서 기네스 팰트로와 함께 네포 베이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당시 기네스 팰트로는 네포 베이비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인맥이 없는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는데요. 유명인의 자녀라고 해서 자신을 제한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였죠. 헤일리 또한 기네스의 말에 동의하며 “그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헤일리의 티셔츠에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네포 베이비’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음으로써 그녀는 대중과 미디어가 자신에 대해 마음대로 이야기하게 내버려두지 않고, 스스로 인정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였으니까요.
그녀와 비슷한 예는 할리우드에 여럿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2006년 가사 도우미를 때렸다는 혐의를 부인하던 나오미 캠벨은 ‘나오미가 나를 때렸다(Naomi Hit Me…)’라고 적힌 스웨터를 입었죠. 가짜 상속녀인 사기꾼 안나 델비는 가택 연금 중 집에서 나올 때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셔츠를 입었고요. 760달러짜리 마크 제이콥스 캐시미어 스웨터를 훔치다 적발된 위노나 라이더는 재판 과정에서 2001년 F/W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을 입고 법정에 나타나 화제를 모았죠.
헤일리는 옷으로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겁니다. “맞아요, 내가 그 네포 베이비예요. 그래서 뭐요?”라고요. 이 사진을 찍을 사람들이 파파라치라는 것을, 이 이야기를 퍼뜨릴 사람들이 미디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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