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거울나라의 중국
그리하여 사라 제시카 파커의 모자는 경이로웠고, 마이클 코어스의 번쩍이는 드레스를 입은 케이트 허드슨은 마지막 황후처럼 보였으며,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리한나는 중국 여전사 같은 화려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멋진 전시 <중국: 거울을 꿰뚫고>에 비교하자면 할리우드 스타들을 포함해 파티에 참석한 손님들은 그저 초라해 보일 뿐이었다.
이미 전시회에 위대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패션 파트너에게 옷을 입힐 때 실패를 우려해 소심하게 내놓은 극동 아시아의 뻔한 스타일에 이 손님들이 겁먹었기 때문일까?
생 로랑 컬렉션에서 시노아즈리룩(chinoiserie, 중국느낌의 드레스)에 관능미를 불어넣었던 톰 포드는 리타 오라를 위해 같은 스타일로 붉은 색 드레스를 지어내면서 그저 수많은 “스칼렛 우먼”의 하나로 만들어버렸다.
파티에 참석한 스타들을 위한 가장 핫한 컬러가 타는 듯한 붉은 색이었다면, 그 모양은 뻔했다. 슬림하거나 굴곡지거나. 존 갈리아노가 디자인한 매종 마르지엘라 드레스를 입은 아말 클루니처럼 오직 소수만이 눈에 띄었다.
노란색은 중국 황실의 또 다른 표상이었다. 그래서 나는 황금색 중국식 패턴이 들어간 드리스 반 노튼 코트를 걸쳤다. 그리고 미술관 전시에 내가 입은 드리스 반 노튼 의상이 다른 버전으로 들어가 있는 걸 보고는 만족스러웠다.
큐레이터 앤드류 볼튼은 미술관 전시품들 사이에 패션을 끼워놓고 중국을 테마로 한 영상물을 상영하도록 하는 훌륭한 작업을 해냈다. 나는 앤드류 볼튼이 레드 카펫 깔린 계단의 시작부분에 서서 좋은 의상과 나쁜 의상, 그리고 흉한 의상에 대해 통과와 탈락을 선고했으면 좋았을 뻔 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재앙적인 패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에 있었다. 몇 년에 걸쳐 중국과 관련한 주제를 다룬 여러 영화들에 등장했던 이들이 그때처럼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점 말이다.
레이디 가가가 자신의 패션구루 알렉산더 왕과 등장하면서 두르고 온 메시 드레스는 어쩌면 이 디자이너가 핏줄 속에 흐르는 중국을 강렬히 표현한 거라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킴 카다시안은 중국적인 심볼로 가득 메워진 로베르토 카발리의 구슬 레이스 드레스를 입고 빼어난 모습으로 나타났다. 분명 이번 전시를 알리는 홍보 포스터 속에 등장하는 영광을 누린 그 로베르토 카발리의 이브닝 드레스였다.
그리고 중국의 스타 판빙빙을 비롯해 수많은 스타들이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매혹적인 꽃 문양 초대장부터 천장을 장식한 등나무까지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패션의 마력에 빠지도록 이끌었음에도 오늘 우린 왜 과감하게 옷 입기를 망설인 걸까?
당연하게도, 극적인 감각을 지닌 디자이너들이 가장 뛰어날 수 밖에 없었다. 요즘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파우스토 푸글리지는 패션을 통해 말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고, 젠다야 콜맨이 그가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었다. 그리고 제레미 스콧은 언제나처럼 화려함을 마다하지 않았고, 특히 자기 자신이 가장 튀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오 마이 갓! 아편 굴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을 코트를 입고 나타난 패션 칼럼니스트 해미쉬 보울즈를 제외한 남성 참석자들은, 가장 화려한 이들마저 동양에서 온 과감하고 경이로운 패션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가장 재미있던 건? 위층 갤러리에 전시된 훌륭한 중국 의상과 오브제들을 보는 것이었다. 이 전시품들은 소심한 손님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English Ver.
China Through A Dim Looking Glass
So Sarah Jessica Parker’s hat was a marvel, Kate Hudson looked like the Last Empress in gilt by Michael Kors and Rihanna was suitably Chinese glam when she performed on stage.
But compared to the brilliant China: Through the Looking Glass exhibition at New York’s Metropolitan Museum, the star studded ball-goers were a wash out.
Was it because they were frightened of a Far East cliché that designers who had some great pieces on display in the museum were timid to a fault when dressing their fashion partners?
Tom Ford, who put sensuality into Chinoiserie in a collection for Saint Laurent, did the same for Rita Ora in red – one of many “scarlet women”.
If flame colour was red hot for stars at the ball, the shapes were predictable: slim lines, curvy shapes and just a few standouts like Amal Clooney in her Maison Margiela dress by John Galliano.
Yellow was the other version of Imperial China. That’s what I wore as a yellow-gold Chinese pattern on my Dries Van Noten coat. I was gratified to see that another version of my Dries look had made the cut in the museum show.
Curator Andrew Bolton made such a superb job of threading fashion among the museum’s artefacts and with films on a Chinese theme – I wish he had been at the bottom of the red carpet stairs editing IN and OUT the good, bad and ugly looks.
But the problem was not that there were fashion flops – but rather the opposite. That nobody tried half so hard as the figures that could be seen on screen in the multiple movies that have addressed Chinese subjects over the years.
I suppose Lady Gaga’s mesh, wrapped around her as she swept in with her fashion guru Alexander Wang, might be construed as a Chinese statement from a designer who has that country in his blood stream.
Kim Kardashian looked striking in a beaded lace dress encrusted with Chinese symbols from Roberto Cavalli by Peter Dundas. Significantly, it is a Roberto Cavalli evening dress which takes pride of place and features on the exhibition poster.
And many stars – not least the Chinese ones like Fan Bingbing – looked pretty and elegant.
But why are we so frightened today to dress boldly when everything from the enchanting flower patterned invitation and the Wisteria hung overhead invited us to find fashion magic?
Inevitably, the designers who gave the most were those with a sense of drama. Fausto Puglisi, who has worked in Hollywood, knows how to make a visual fashion statement, he dressed Zendaya Coleman. And Jeremy Scott never hesitates to make a splash – particularly on himself.
Ah – men! Apart from Hamish Bowles in a coat worthy of entering an opium den, the male attendees – even the most flamboyant – did nothing to embrace the wild and wonderful looks from the East.
The most fun? It was looking at the extraordinary Chinese clothes and objects on display in the upper galleries. They put the timid gala group to sh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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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 / 수지 멘키스(Suzy Men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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