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여자를 꼽으라면 단번에 떠오르는 영화 <애니 홀>(1977)의 다이안 키튼!

화이트 셔츠와 새까만 베스트, 두툼한 넥타이에 매니시한 팬츠로 구성된 이 패션은 일명 ‘애니 룩’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으며 전 세계를 강타했죠. 귀엽거나 섹시한 스타일이 곧 멋이었던 시대에 새로운 ‘잇 걸’의 기준을 세웠고요. 여성 운동이 부흥하던 그때 그 시절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넥타이 패션은 쭉 ‘독특한 미감’을 가진 패션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수트가 아니면 어색할 거라 지레짐작하며 엄두도 내지 못했고요. 하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좀 더 가뿐한 마음으로 넥타이에 도전해봐도 될 것 같군요. 여러 셀럽이 이 넥타이 하나로 참 다채로운 무드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패션 아이템으로 넥타이는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나요? <애니 홀>에서 ‘애니’가 선택한 정도의 볼드함을 지닌 넥타이가 좋은 입문 아이템입니다. 중후하고 레트로한 분위기를 더하는 데 제격이거든요. 패션 디자이너 로라 톤더나 시미 카드라처럼요. 일반적으로 넥타이 너비는 좁게는 4~5cm부터 넓게는 10cm 정도니 참고하세요(참고로 그 유명한 톰 브라운의 슬림한 넥타이가 4cm 정도입니다).

대신 이렇게 폭 넓은 넥타이에는 함께 매치할 셔츠, 아니 셔츠 깃의 셰이프와 사이즈를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너비가 넓을수록 셔츠의 깃도 크고 날카로운 것이 좋죠. 재킷까지 갖춰 입었을 때 셔츠 깃에 넥타이가 가려지는 정도면 적당하겠습니다.

그에 비해 하의 선택은 훨씬 수월합니다. 플리티드 스커트를 입으면 발랄한 프레피 룩을 완성할 수 있고요. 앞서 확인했듯이 슬림한 팬츠도, 파격적인 쇼츠도 모나지 않게 잘 어울리죠. 하지만 무엇보다 이것저것 덧대어보며 내 스타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템으로 유니크한 매치를 시도하는 것을 추천해요. 아직 개척되지 않은 영역이 많은 패션이거든요. 여러 시도 끝에 나만의 아이코닉한 룩이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죠. <애니 홀>의 ‘애니’가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