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백이 싫다면 ‘더블’로 가세요
무턱대고 크기만 한 빅 백은 싫고 그렇다고 핸드백 안에 휴대폰과 립스틱만 겨우 넣고 다니기엔 불안합니다. 답은 하나입니다, 두 개 메세요!
2019년 샤넬이 주도하던 더블 백 트렌드는 ‘쌍둥이’ 매치에 가까웠습니다. 같은 백을 두 개 들거나 컬러, 소재 면에서 교집합을 지닌 백을 함께 드는 것이 멋의 척도였죠.
2023 컬렉션, 다시 돌아온 더블 백 트렌드도 그 방식은 비슷했습니다. 컬러를 맞춘 페라가모와 피터 도, 메탈릭한 소재에 셰이프까지 통일한 지방시, 늘 그래왔듯 자매 같은 백을 함께 든 펜디까지! ‘세트’의 느낌이 강한 매치가 대부분이었죠.
현재 우리 데일리 룩에 가장 많은 영감을 주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답할 수 있는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는 더 현실적인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S/S 컬렉션에 이어 F/W 컬렉션까지 꾸준히 밀고 있는 더블 백 스타일링은 소재도, 셰이프도 교집합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아이템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이미 집에 있는 핸드백을 나란히 겹쳐 들기만 해도 충분히 스타일리시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죠.
매끈한 표면을 자랑하는 핸드백에는 인트레치아토 패턴이나 질감이 도드라지게 강조된 입체적인 백을, 쨍하고 팝한 컬러의 백에는 어둡고 진한 컬러의 백을 나란히 붙여주었죠. 백의 실루엣이 다를수록 균형감은 되레 살아났습니다. 현실적이면서도 진부하진 않은 보테가 베네타 특유의 스타일과도 찰떡같이 잘 어울렸고요.
포인트는 반드시 두 백을 한 손에 같이 들 것! 교차되며 흔들리는 두 아이템이 멋스러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요.
이제 막 돌아온 빅 백 트렌드에 미니 백을 보내주기 아쉬운 이들이라면 코치의 스타일링을 참고해도 좋겠습니다. ‘아쉬우면 둘 다 들면 되잖아?’라고 말하는 듯 앙증맞은 미니 백과 XXL 사이즈의 빅 백을 무심하게 겹쳐 드는 것이죠. 좀 더 풍성한 실루엣과 페미닌한 무드를 원한다면 한쪽 어깨엔 빅 백을, 한쪽 손엔 핸드백을 든 샤넬의 2022 S/S 컬렉션을 염두에 두시고요.
소지품을 나눠 넣기에도, 쟁여두기만 하던 백을 마음껏 활용하기에도 제격인 더블 백 스타일링, 어떤 스타일링이 되었든 이번 시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확실합니다. 백을 외롭게 혼자 두지 말 것! 데일리 룩과 어울리는 백을 고민하기 전에 백과 어울리는 또 다른 백을 먼저 찾아보자고요. 시즌 내내 함께하기 좋은 짝꿍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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