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오른 두 배우, 김강우와 주지훈
김강우는 예술에 미치고 쾌락에 빠진 왕을, 주지훈은 왕 위의 왕을 꿈꾸는 간신을 연기한다.
영화 〈간신〉은 광란의 기록이자 물오른 두 배우의 놀이터다.
김강우의 균형 감각
김강우는 연산군을 맞이하며 얼굴에 붉은 점을 새겨 넣었다. 그리고 담담하게 먹이사슬의 최상위층으로 올라갔다. 김강우 인생에서 최고로 센 캐릭터를 맞이하는 첫 의식이었다. “제가 아는 연산군은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와 선천적이고 정신적인 결함이 있는 인물이에요. 열등감과 결핍이 외모적으로 드러나도록 하고 싶어서 감독님에게 붉은 점으로 표현해보자고 제안했어요.”
연산군은 영화와 드라마가 사랑해온 비운의 왕이다. <연산일기> 유인촌, <왕의 남자> 정재영 등 언뜻 돌이켜봐도, 그동안 연산군을 연기한 배우는 열 손가락 가까이 꼽힌다. 너무 멀리 나가거나 답습해서도 안 되는 역할. 민규동 감독은 숱한 과거의 연산군을 뛰어넘을 배우로 김강우를 직감적으로 떠올렸다. 민규동 감독은 제작 보고회에서 김강우 캐스팅을 두고 “그동안 해온 작품을 보며 변화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걸 알고 있었고, 비극적인 악역에 목말라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김강우는 인간적으로 바르고 착한 사람이에요. 그 모습을 깨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영화 <간신>은 생모이자 폐비 윤씨의 죽음과 관련된 자들을 잔혹하게 제거하는 갑자사화를 일으킨 후, 여색과 예술에 빠져 향락만 일삼던 연산군을 담아낸다. 폭군, 기인, 예술가, 호색가… 2015년에 다시 호출된 뒤틀린 영혼 연산군으로부터 전형적인 모습을 지워내는 건 김강우의 몫이었다. 김강우는 대본을 받아보고 민규동 감독과 인물을 재창조해나가면서 초반에 승부수를 걸었다. “‘이번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배우라면 누구나 노력은 하죠. 연산군은 이미지 싸움이었어요. 초반에 이미지만 잡으면 일사천리로 해나갈 수 있는 작업이었어요. 민규동 감독님은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가장 많은 얘기를 나눈 연출자였죠. 24시간 문자를 주고받았어요.” 민 감독이 카톡으로 수시 발송한 건 평범한 사진이 아니었다. 행위 예술가의 사진, 기괴한 그림… 연산군은 사람의 범주를 넘어섰다. “보통 캐릭터를 맡으면 참고할 만한 인물을 찾는 작업부터 하는데 이번에는 사람만 가지고는 안 되겠더라고요. 사슴을 뜯어먹고 있는 수사자, 먹이 앞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뱀 등 나중에는 동물 사진을 모아서 붙여놨어요. 감독님과 저, 둘 다 점점 변태가 돼가고 있었죠.(웃음)”
김강우는 연산군을 위해 공부를 많이 해야 했다. 민규동 감독은 수시로 김강우에게 책을 건네줬는데, 연산군에 관한 역사서는 웬만한 소설보다 흥미진진했다. 역사인데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오히려 만화처럼 느껴졌다. 시대를 잘못 만난 왕은 아름다움에 미친 사람이었다. “지금 태어났다면 인정받았을 사람이에요. 여자 1만 명을 모집해와도 단순히 성 노리개로 부리는 게 아니라, 시조, 그림, 춤, 세분화해서 체계적으로 연습을 시키죠. 다 예뻐야 했어요. 중국 눈치 보느라 옷소매도 마음대로 못 입던 시절 유일하게 소맷자락을 넓게 입은 왕이에요. 신하는 물론 신하 부인한테까지 비단을 나눠주기도 했대요. 옷 예쁘게 입으라고요. 말도 제주도에서 데려왔어요. 예뻐야 하니까요. 음식도 산해진미를 넘어 기괴한 것까지 먹어요. 가령 소의 자궁 같은 것.” 폭군 이미지에 가려져 있던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자 김강우는 붓부터 잡았다. 그가 연기한 연산군은 그 어느 때보다 예술가적 기질이 도드라졌다. 수시로 여체를 엉키게 해 그림을 그렸고, 시조를 읊었고, 탈춤을 췄다. 어미를 잃는 순간 성장을 거부한 일국의 왕이 드러내는 광기의 방향성에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다. 연산군의 눈에는 늘 축축한 붉은빛이 감돌았다.
“왕은 가만히 앉아서 지시만 하는 거 아니었나요? 앉아 있는 장면이 거의 없었어요. 왕이 이렇게 땀을 많이 흘릴 줄은 몰랐어요.(웃음)” 너스레를 떨었지만 숨기지 않아도 되는 후련한 연기였다. 매 장면 스스로를 극한까지 몰고 갔지만 속에 있는 감정은 어떻게 끄집어내도 상관이 없었다. 왕이라는 지위가, 조선이라는 시대가 그가 받아줬다. “개인적으로 일정한 톤으로 유지하는 연기보다 훨씬 편했어요. 사극은 표현의 허용치가 넓어서 재미있어요. 화를 내도 사극이니까, 사람을 죽여도 사극이니까 이해해주잖아요. 대하 사극만 봐도 밤 10시에 수십, 수백 명씩 죽이고 있잖아요.”
김강우가 스크린에서 대량 학살에 가까운 살인을 저지르는 건 데뷔 이래 처음이다. 그전까지 김강우는 학살에 맞서는 자에 가까웠다. <카트>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 편에 함께 선 대졸 직원이었고, <골든 크로스>에서는 가정을 파괴한 음모에 맞서는 법조인이었다. <찌라시>에서는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여배우를 대신해 찌라시 속에 감춰진 진실을 찾아 헤맸고 <사이코메트리>에서는 생계형 형사로 발에 땀이 나도록 유괴범을 쫓았다. <돈의 맛>에서조차 그는 권력의 언저리에 서 있었다. 멀리 갈 것 없이 매주 토요일 밤 11시에 TV를 켜면 <실종느와르 M>에서 “범인은 잡았는데 과연 정의는 이루어졌는가?”라고 묻는 FBI 출신 특수실종전담팀 팀장 김강우가 있다.
불의에 맞서 정의를 좇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하던 그였기에 지금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는 ‘연기 변신’이다.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관객들이 배우에게 목 놓아 원하는 것이자 손쉽게 연기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하지만 <간신>으로의 행보를 두고 연기 변신이라고 정리해버리는 건 안일하다. “대중이 보기엔 지금까지 보지 못하던 모습을 보는 데 의의가 있겠죠. 개인적으로 그 이상의 의미는 없어요. 안 해보던 사극을 해봤다는 것, 해보고 싶던 캐릭터를 했다는 의미 정도예요.” 또 하나의 작품을 잘 마무리했다는 안도까지다. 김강우는 ‘변신’보다는 ‘다양화’를 위해 움직여왔다. “<간신>이 끝나고 나니 상대적으로 대비되는 캐릭터가 고프더군요. 드라마 <실종느와르 M>에 들어간 건 일정한 톤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사실 역할이라는 게 마음대로 안 돼요. 몇 년째 인터뷰에서 ‘어떤 역할이 하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에 멜로를 하고 싶다고 대답하고 있는데 결국 폭군이 됐잖아요.(웃음)”
김강우는 유연하고도 단단한 심지가 느껴지는 배우다. 거듭해서 쌓이는 시간은 그에게 흔들리지 않는 법을 가르쳐준 듯하다. 14년 전 김강우는 연출을 하려고 연극영화학과에 들어갔고, 우연히 <해안선> 오디션을 봤고, 남자 배우를 많이 뽑은 덕에 출연하게 됐다. “처음 카메라 앞에 섰을 때요? 당연히 기억하죠.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래도 지금까지 흘러온 건… 열심히 해서인 거 같아요.” 그때와 달라진 건, 능숙함이 생겼다는 사실보다는 재미다. 뒤늦게 찾아온 연기의 재미는 어떤 잔물결에도 쉬이 동요하지 않는 균형 감각을 갖게 했다. 몇 년 사이 김강우에게는 식구가 늘었다. 첫째는 어린이집에 갔고, 둘째는 걷기 시작했다. 여전히 일과 가족을 완벽히 구분하려고 하는 덕에, 피칠갑 연산군을 연기하면서도 가족들이 그에게 한 말은 ‘아저씨 같다’는 놀림뿐이다(그는 연산군 연기를 위해 10kg을 찌웠다). 이따금 그는 아이들이 자라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보는 순간을 생각한다. “흥행이 안 된 작품은 괜찮아요. 세월이 지나면 어떻게 평가받을지 모르는 거니까. 하지만 아이들이 제 작품을 보고 ‘연기 못한다~’ ‘열심히 안 하는 거 같아’ ‘진실되어 보이지 않는데?’ 이러면 되게 창피할 거 같아요.” 배우에게 아니, 남자에게 이보다 더 큰 동기부여가 있을까. 김강우의 매 순간은 더 견고하고 단단해지고 있다.
주지훈이 찾은 자유
연산군이 미쳐 날뛰는 백호라면, 영화 <간신>에서 주지훈이 연기한 임숭재는 한 마리 표범이다. 표범은 턱 힘이 강하다. 목표물이 생기면, 날카로운 이빨로 목덜미 측면을 깊숙이 물어 죽인다. 연산군 11년, 왕 위와 왕을 꿈꾸던 임숭재가 물어뜯지 못할 존재는 없었다. 영화 <간신>은 조선 팔도 1만 미녀를 강제 징집한 사건 ‘채홍’을 주도한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그린다. 카메라는 조선 최악의 폭군 연산군이 군림하던 시간을 임숭재를 쫓아가며 보여준다. 임숭재는 왕의 발바닥까지 핥는 간신은 아니다. 권력을 갖기 위해 권력에 승부수를 던지고, 왕과 마주하고 직언도 서슴지 않는다. 비열함으로만 점철되어 있던 역사 속 실존 인물 임숭재는 주지훈을 만나 말과 움직임이 유려해졌다. 주지훈은 표범의 이빨을 장착했다. 그리고 ‘타당성’과 ‘멋’을 얻었다.
<간신>은 그를 처음 영화판으로 이끈 감독, 민규동이 연출한 영화이기도 하다. 한 인터뷰에서 민규동 감독은 주지훈을 두고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라고 표현하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주지훈은 민규동 감독의 캐스팅 제안에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 “감독님은 어릴 때 보던 우리 엄마 같아요. 날 사랑해서 이렇게 희생하며 키운다고 하지만 당시에 자식은 전혀 엄마 마음을 알지 못하죠.(웃음) 다시 8년 전으로 돌아가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를 찍는 기분이었어요.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고 ‘지훈아, 일단 해!’라고 말하고 맡길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던 거 같아요.” 민규동 감독이 가지고 있는 임숭재의 이미지는 명확했고, 주지훈은 배우로서 파고들어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내기보다 감독의 의도를 명확하게 집어내고, 중심을 잡아가는 데 집중했다. “감정에 맞춰서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틀에 감정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 더 많았어요. 감독님은 단음, 모음, 악센트, 하이픈까지 완벽하길 원했어요.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보면 초밥 맛을 ‘바다가 헤엄치고 있어!’ 막 그렇게 표현하잖아요.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기까진 못 느껴요. 이번 영화는 초미식가의 예민한 감각까지 도달하려고 죽도록 노력한 영화예요. 가학적인 재미가 있었다고 할까요?(웃음) 너무 힘든데 매번 미션을 해내는 성취감이 있었어요.” 주지훈의 표현에 따르면, 정교한 시계의 큰 톱니바퀴 같은 작품이었다. 시계가 정상적으로 째깍째깍 가기 위에 가장 매끄럽게 작동해야 하는 상황. 그동안 해온 연기를 뒤흔드는 작업이었다. 작품마다 장르적인 특징이 있고, 거기에 맞춰야 할 때도 있다는 걸 절감하게 해준 작품이다. 지독하게 까다로웠던 영화 <간신>은 주지훈에게 긴 호흡과 정교한 발음, 그리고 운동으로만 만들어질 수 있는 최상의 근육을 남겼다.
주지훈은 20대엔 삶을 던져가며 연기를 했다. 어깨가 아픈 연기를 해야 하면, 어깨를 벽에 때려 박다가 촬영에 들어갔다. 그는 “진짜 무식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게 연기냐며 비꼬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는 ‘좋아서’라는 이유 외에는 작품을 하는 이유가 없던 시절이었다. “좋아서 연기하는 거니까. 뭐 하나만 틀어지면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어요. 위경련 와서 실려가고 그랬어요. 내가 좋아하니까 모두 좋아할 줄 알았고 의심도 없었어요. 그런데 좋아서 한 작품들이 잘 안 됐어요. 물음표가 생겼죠. 음악에도 취향이 있듯, 영화나 드라마도 그런 건데. 지금은 다른 사람 말도 들어요. 다른 이유가 첨가된 작품에는 스트레스를 덜 받더라고요.” 하지만 처음에는 마음이 따라주지 않아서 많이 앓았다. 그런데 하기 싫은데도 들어간 작품이 12~13%의 시청률이 나왔다. 밥집에 갔는데 이모님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그를 붙잡고 작품 정말 잘 보고 있다고 했다. 연기를 하는 이유에 타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새로 들어가는 드라마 <가면>도 혼자만 꽂혀서 선택한 작품은 아니다. 현장이 몹시 좋은 주지훈에게 들어온, 모두가 재미있어 선택한 시나리오였다.
“나이 들었나 봐요. 얼마 전에는 볕이 매우 좋아서 한남동에서 운동 끝내고 대학로까지 걸어갔어요. 예전에는 우울한 날씨가 좋았어요. 그때는 지금보다 정신적으로 건강했나 봐요. 지금은 사는 게 이것저것 신경 쓰이는게 많으니까 날씨까지 그러면 힘들더라고요.” 이제는 클럽보다는 운동이 좋다. “예전에는 일 끝나면 한 달 내내 술 먹고 놀았는데 지금은 더 이상 술이 들어가지도 않아요. 여행도 다닐 만큼 다녀봤고 더 이상 재미있지도 않아요. 거짓말 같겠지만 촬영 끝나고 사흘만 지나면 좀이 쑤셔요. 똑같이 힘들 거면 소파에서 힘든 것보다 현장에서 힘든 게 낫더라고요. 요즘은 현장이 정말 좋네요.”
1~2년 전만 해도 세상을 알고, 여자도 잘 알고, 인생사 다 겪어봤다고 자신만만하던 주지훈은 요즘 자기가 어디까지 왔는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꿈꾸던 삶의 민낯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런 거예요. 30대 중반까지는 큰 집 사서 엄마, 아빠랑 같이 살고 싶었는데 이뤄지지 않았어요. 2년 사이에는 힘들 거 같아요. 이성적으로는 아는데, 감정적으로는 내가 그 계획을 이루지 못했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그냥 그럴 나이인가 봐요.” 그러고 보면 주지훈은 작품에서도 항상 자기 나이를 살았다. 20대에 <궁>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키친>으로 그 나이에만 할 수 있는 꽃잎 뚝뚝 떨어지는 연기를 했고, 30대가 되어 <나는 왕이로소이다> <다섯 손가락> <좋은 친구들>로 작품을 이어가며 시간이 변화시킨 자리를 찾아갔다. 장르나 역할은 비슷한 점이 없었지만, 주지훈의 실제 시간을 벗어나지 않는 작품들이었다. 주지훈은 그 시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무르익었다.
배우는 연기하는 사람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고 말하는 그는 배우로 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스태프들끼리 기가 막히게 호흡이 잘 맞을 때를 꼽는다. “제가 생각한 거랑 상대 배우랑 카메라 감독님, 조명 감독님까지 서로 한마디도 안 했는데 착착 맞아떨어질 때가 있어요. 합이 잘 맞은 날, 그날 저녁엔 술이 진짜 잘 들어가요.”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한 주지훈은 오히려 자유롭다. 다 같이 빛나는 법을 깨달은 배우의 행보는 언제나 기대를 갖게 한다. 사실 주지훈은 홀로도, 같이도 빛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주지훈이 입은 자수 디테일 블루종 셔츠, 팬츠, 슈즈는 모두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김강우가 입은 체크 패턴 수트와 셔츠, 슈즈는 모두 구찌(Gucci), 여자 모델이 입은 드레스는 발맹(Balmain), 슈즈는 스튜어트 와이츠먼(Stuart Weitzman).
- 에디터
- 조소현
- 포토그래퍼
- SHIN SUN HYE
- 모델
- 임정인, 김희선
- 스탭
- 스타일리스트 / 전진오(Factory83), 헤어 / 요닝 혜진(김강우), 임해경(주지훈), 바이라 영미(임정인, 김희선), 메이크업 / 요닝 엄아영(김강우), 임해경(주지훈), 바이라 승화&민지(임정인, 김희선), 세트 스타일링 / 최서윤(Da;rak)
- 장소 협조
- 젠틀 몬스터 가로수길 쇼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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