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사면 백만 번 입을 수 있는 옷
컬렉션 룩을 누구보다 찰떡같이 소화해내는 켄달 제너. 시즌마다 여러 하우스의 컬렉션 룩을 그대로 ‘복사’하며 우리에게 런웨이를 감상할 때와 또 다른, 현실적인 즐거움을 안겨주는데요. 지난 22일에는 미니멀 패션의 대가인 그가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 더 로우의 2023 S/S 컬렉션 룩을 입은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더 로우의 2023 S/S 컬렉션은 파리의 거리에서 촬영했습니다. 파리의 은은한 햇빛 아래서 일상을 보내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았지요. 그리고 켄달 제너도 지금 파리에 있습니다. 파리에서 찍은 컬렉션 룩을 파리에서 선보이다니! 센스부터 남다르죠?
그가 선보인 21번 룩은 그중에서도 묘한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데요. 딱 맞는 허리선에 발목까지 떨어지는 블랙 맥시 드레스와 머리에 살포시 감은 오간자 소재의 블랙 스카프는 할리우드 고전 영화의 주인공 같기도, 오래된 도시의 클래식한 아름다움을 담아낸 것 같기도 했지요. 켄달 제너는 더 로우의 슬림한 키튼 힐로 룩을 마무리하며 파리의 고즈넉한 감성에 완전히 스며든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이달 초 <보그 US> 인터뷰를 통해 드레스에 대한 사랑을 밝힌 바 있습니다. “길이가 길든, 중간이든, 짧든 상관없습니다. 드레스 한 벌이면 슈즈, 백, 장신구와 같은 액세서리만으로 나머지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티셔츠 드레스나 심플한 탱크 톱 드레스를 사랑합니다. 너무 클래식하기 때문에 백만 번 입어도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할 거예요”라며 다시 드레스를 입을 수 있는 날씨가 찾아온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않았죠.
이번에 착용한 룩과 겹쳐보니 단번에 설득되는 말입니다. 특히 블랙 드레스야말로 드레스계의 클래식 중 클래식이니까요. 더 로우에 이어 페라가모, 지방시, 베르사체 등 잔뼈 굵은 브랜드가 2023 F/W 컬렉션에서 고전미가 묻어나는 블랙 드레스 라인업을 올리며 본질적인 우아함에 대해 다시금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요. 유행 타지 않는 아이템이라지만 유행을 예감할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죠. 명작은 그 결말을 알고 봐도 재밌는 법, 오히려 좋습니다.
‘최신’ 의상이었지만 오래된 아름다움이 짙게 느껴지던 켄달 제너의 블랙 드레스 패션. 지금껏 참 많은 컬렉션 룩을 소화해왔지만 이번만큼은 감상으로만 끝내고 싶지 않군요. 앞으로 몇 달간은 드레스 입기 참 좋은 나날의 연속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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