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여성 축구 선수만을 위한 유니폼, 그 변화
스포츠는 공평합니다. 아니, 공평해야 합니다.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 이유는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스포츠’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몇몇 남자 선수의 모습이니까요. 하지만 조금씩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3일 열린 ‘나이키 우먼 2023’ 이벤트는 더 평등한 스포츠의 미래로 향하는 ‘지금’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이벤트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2023 여자 축구 국가 대표 팀 유니폼의 공개였죠. 그리고 이 상징적인 유니폼의 공개와 더불어 영감을 주는 토크쇼도 진행했습니다. 재재를 MC로 여자 축구 국가 대표 팀의 지소연, 김혜리 선수와 콜린 벨 감독,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육상의 정혜림 선수, 한국 선수로는 27년 만에 2023 전영오픈 여자 단식 우승을 거머쥔 배드민턴의 안세영 선수, 댄서이자 안무가 립제이가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스포츠에서 기회와 경험이라는 가치와 여성 스포츠에서 이뤄지는 놀라운 성장과 발전에 대해 영감을 주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여자 축구 선수들만을 위한 ‘최초의’ 유니폼. 이제껏 여자 축구 선수들은 남자 선수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했죠. 새로운 유니폼은 정말이지 여성 선수의, 여성 선수에 의한, 여성 선수를 위한 유니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체 스캔 및 3D 툴을 통해 선수들의 움직임과 체형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했고 선수들이 겪는 고충과 세세한 니즈에 대한 피드백을 수렴해, 더 편안하고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하거든요. 토크쇼에 참석한 한국 여자 축구 국가 대표 팀 주장인 김혜리 선수는 누구보다 먼저 유니폼을 입어보고 이런 감상을 남겼습니다. “운동선수 관련 제품은 대체로 남녀 공용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최근 나이키에서 여성에 초점을 맞추고 제품을 만드는 것 같아 무척 반갑습니다. 봉제선이나 허리 밴드, 땀자국 등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수들의 목소리를 듣고 많이 반영했더라고요. 그래서 훨씬 편안하게 그라운드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굉장히 땀이 잘 마릅니다(웃음).”
김혜리 선수의 말처럼 나이키의 최첨단 기술 소재 플랫폼인 드라이-핏(Dri-FIT) ADV를 적용, 소재를 픽셀 단위로 설계해 활동성과 통기성을 극대화했죠. 상하의 곳곳에서 여성 선수들을 위한 디테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의의 ‘리크 프로텍션: 피리어드(Leak Protection: Period)’. 역대 유니폼 중 처음으로 생리혈이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라이너를 적용한 거죠. 그뿐 아니라 상의 옆쪽에는 절개를 넣어 신축성을 높였고, 네크라인 역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디자인했습니다. 80% 이상 재생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었다는 점 역시 인상적입니다.
새로운 유니폼은 두 가지 디자인입니다. 핑크와 레드의 조화가 인상적인 홈 유니폼과 K-컬처에 대한 자부심을 그대로 녹여낸 어웨이 유니폼. ‘지메시’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지소연 선수는 “태극기를 상징하는 느낌이 들어서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며 열심히 뛸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말로 어웨이 유니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홈 유니폼에 대해서는 “우리 팀에는 머리 짧은 친구들이 많아 핑크 컬러가 어울리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제가 잘 어울리는 거 보니 모두에게 괜찮을 것 같습니다(웃음)”라며 위트 섞인 코멘트를 남겼죠.
그동안 나이키는 여성 스포츠를 꾸준히 서포트해왔습니다. 단순히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와 인기 있는 특정 운동 종목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모든 여성, 모든 움직임, 모든 일상으로 ‘스포츠’라는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온 거죠. 더 많은 여성이 스포츠에 주저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성별과 관계없이 모두에게 공평한 스포츠를 만들 수 있도록 말이에요. 국내외 선수들과 스폰서십을 넘어선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해왔고, ‘애슬릿 싱크탱크(Athlete Think Tank)’라는 프로그램으로 차세대 선수들을 위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실제로 많은 여성 선수들은 스포츠 분야에서 꿈을 갖는 일에서부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지소연 선수는 남성 선수들 사이에서 혼자 축구를 하던 학창 시절에 대해 털어놓았습니다. “여성 선수는 저밖에 없었어요. 11명이 있어야 축구 팀을 만들 수 있는데 그것부터 쉽지 않았죠. 그래서 남성 선수들과 함께 축구를 하면서 꿈을 키울 수밖에 없었어요.”
김혜리 선수 역시 마찬가지였죠. 그리고 그들의 꿈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지도해온 콜린 벨 감독은 그런 선수들의 경험담을 듣고 ‘기회’에 대해 더 강조했습니다. “스포츠에서 성별과 관계없이 모두 같은 기회를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저는 남성이지만 여성 스포츠계에서 12년 동안 함께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환상적인 여정이었습니다. 여성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목표를 설정하고 그걸 달성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굉장히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일이죠. 누구나 재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 재능을 찾기만 하면 됩니다. 재능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절제하고 노력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예요. 그 과정을 갖는 기회가 많은 여성 선수에게 공평하게 주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우리의 지지와 응원입니다. 관심은 힘이 셉니다. 정혜림 선수의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요. “육상은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종목에 비해 동기부여가 되는 부분이 적어요. 하지만 얼마 전 나이키 러닝 앱을 통해 콘텐츠를 선보였더니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나이키의 서포트는 물론이고, 그런 많은 분들의 관심이 커다란 동기부여가 됐어요.” 납을 메고 모래에서 훈련을 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다는 안세영 선수 역시 여성 스포츠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을 높이는 것 자체가 동기부여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무래도 여성 스포츠가 남성 스포츠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런 편견을 부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남성 스포츠만의 매력이 있듯이 여성 스포츠만의 매력도 있고, 여성이 더 잘하는 스포츠 분야도 있잖아요. 여성이 더 잘하는 분야에서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인지도가 더 올라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 여자 축구 대표 팀은 여성 선수만을 위한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7월 20일부터 호주-뉴질랜드에서 열리는 FIFA 여자 월드컵에 참여할 겁니다. 그리고 “스포츠, 몸을 움직이는 일은 성별과는 무관하게 모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동기화하는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라는 립제이의 말처럼 우리 모두를 열광하게 만들 거예요. 이건 더 크고 건강한 변화를 향한 시작입니다. 더욱 많은 여성이, 더욱 다양한 스포츠에서, 더욱 높은 기준을 갖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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