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베네타와 가에타노 페세가 만든 신세계로 가는 길
밀라노의 몬테 나폴레오네 거리에 위치한 보테가 베네타 부티크가 동굴이 됐다. 가에타노 페세가 만든 그 좁은 길은 신세계로 통한다.
‘불규칙의 규칙’. 이는 휴머니스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그리고 아티스트 가에타노 페세(Gaetano Pesce)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수식어일 것이다. 그는 두려워하거나 정량화하는 법 없이 실험을 반복한다. 미래를 만들면서 현재를 즐길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여기, 지금, 오늘에 있는 것을 융합해 자신만의 시각과 방법대로 창조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토대로 말이다. “비유적인 디자인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자아와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자신이 하는 일에서 무언가를 표현하길 바랍니다. 디자인은 기능과 실용성을 추구해야 하지만 온전히 실용적인 것만 중시하기보다 개인적이고 독특한 측면을 탐구해야 합니다.”
밀라노의 몬테 나폴레오네 거리에 위치한 보테가 베네타 부티크에서 4월 15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는 가에타노 페세의 설치미술 작품 ‘VIENI A VEDERE(Come and See, 보러 오세요)’에서는 고유하며 단단한 페세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보테가 베네타와 가에타노 페세가 만난 것은 2023년 여름 시즌 패션쇼에 이어 두 번째다.
매장 전체를 가로지르는 레진과 패브릭 속을 탐험하다 보면 자연히 2개의 가방과 마주하게 된다. 가에타노 페세가 디자인하고 보테가 베네타가 구현한 리미티드 에디션 핸드백 ‘마이 디어 마운틴(MY DEAR MOUNTAINS)’과 ‘마이 디어 프레리(MY DEAR PRAIRIES)’다. 가에타노 페세는 이 몰입형 인스톨레이션을 ‘동굴’에 비유했다. “우리가 가방을 전시하는 공간은 좁은 동굴입니다. 이곳은 폭이 좁아서 한 명씩만 지나갈 수 있고 지하나 지상, 어디에서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실, 관람객이 지나가는 길은 농구공을 던져 올리는 인물의 윤곽이에요. 그 모습은 마치 승리를 거머쥔 것처럼 보이죠. 다만 골을 넣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아요.” 여기에서 ‘승리’는 어떤 은유다. “이 경우 승리는 발견, 즉 무언가를 대변하는 언어의 발견이며, 이를 통해 새로운 디자인의 길이 열리는 거죠.”
결국 몬테 나폴레오네 보테가 베네타 부티크 자체가 ‘신세계로 가는 길’로 변모한 셈이다. 보테가 베네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는 <보그>에 “가에타노 페세 팀과 다시 한번 함께 일하게 된 것은 정말 흥분되는 일이었다”라면서, 이 설치 작품이 주는 강렬한 시각적 체험과 다양하고 새로운 감각에 대해 강조했다. “‘인프라문도(Inframundo, 지하 세계)’라는 새로운 세상으로 이끄는 작품입니다. ‘인프라문도’는 매우 독특하고 개성적이며 사적인 탐험을 통해 발견되는 세상이죠. 반복적인 것을 거부하고, 계속 새로운 것을 실험하는 예술가와 함께 몰입해서 일하는 것은 정말 행복했어요. 우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 그리고 한계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순수한 자유를 느꼈습니다.”
보테가 베네타와 가에타노 페세의 협업으로 탄생한 2개의 가방은 페세가 직접 디자인한 첫 번째 가방이다. 한정 수량(‘마이 디어 마운틴’ 15개, ‘마이 디어 프레리’ 3개)만 제작되어 개별 시리얼 넘버와 보증서가 발급될 예정이다. 페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이탈리아 에스테 지역과 현재 거주 중인 미국의 초원에서 영감을 얻었고, 캠페인에서는 슈퍼모델 마리아칼라 보스코노(Mariacarla Boscono)가 초원을 닮은 ‘마이 디어 프레리’를 든 채 본연의 모습으로 예술적 메시지를 던졌다. 각각의 우븐 나파 가죽 가방은 에어브러싱 처리되어 있으며, 페세의 수채화 초록색 라벨을 비롯해 일곱 가지 다른 색의 가죽을 크로셰 뜨개질 기법으로 섬세하게 엮어 풀 줄기처럼 표현했다.
어제와 내일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시간의 영역이다. 잠시만 생각을 멈추고 의자에 앉아 스스로를 돌아보자. 오늘, 지금이 ’보러 와야만’ 할 때다. 발견은 그렇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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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of Bottega Ven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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