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물든 칸의 레드 카펫
블랙이 제76회 칸 영화제의 레드 카펫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심플하지만, 다채롭게요!
가장 먼저 살펴볼 스타는 조니 뎁입니다. 1990년대에 칸의 아이콘으로 군림한 그는 영화 <잔 뒤 바리>가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오랜만에 칸을 방문했는데요. 그의 선택은 나이에 걸맞은, 중후한 턱시도였습니다. 신발까지 올 블랙으로 통일한 그가 포인트를 주기 위해 선택한 것은 실버 액세서리. 볼드한 실루엣의 실버 반지를 레이어드하고, 선글라스의 프레임까지 실버로 통일하는 센스를 발휘했습니다. <잔 뒤 바리>를 제작한 마이웬 역시 기품이 느껴지는 샤넬의 블랙 드레스에 골드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줬죠.
조니 뎁과 마이웬이 품위가 느껴지는 올 블랙 룩을 선보였다면, 주드 로의 딸 아이리스 로는 블랙의 고혹적이고 섹시한 무드를 부각시켰습니다. 영화 <몬스터>의 프리미어 상영회를 위해 레드 카펫에 오른 그녀의 선택은 생 로랑의 2023 F/W 컬렉션 중 41번 룩. 가슴 부분의 레이스 디테일과 벨트 덕에 허리 라인이 강조되어 페미닌함이 느껴지는 드레스에 레더 글러브와 두꺼운 뱅글을 매치해 남성미를 더했습니다.
슈퍼모델 수주 역시 생 로랑의 블랙 드레스로 시크한 섹시미를 뽐냈습니다. 올 블랙을 소화한 다른 스타들과 마찬가지로, 블랙이 가장 ‘기본적인’ 컬러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 쇼파드의 에메랄드 주얼리가 돋보이도록 했죠.
‘생 로랑 드레스’ 이야기를 하는 데 로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생 로랑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단편영화 초연을 위해 브랜드 앰배서더로서 칸에 초청받은 로제의 선택 역시 블랙 드레스였습니다. 자그마한 이어링과 링을 매치한 로제의 룩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네일과 페디큐어. 눈에 띄는 컬러가 아닌, 블랙과 화이트만 활용해 전체적인 무드에 어긋나지 않게 했습니다.
블랙이라고 꼭 깔끔하고 미니멀해야 할 필요는 없죠. 공리는 그 자체로 시선을 사로잡는 알라이아의 블랙 드레스와 함께 레드 카펫을 밟았습니다. 아제딘 알라이아는 자신이 블랙을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 ‘즐거운 컬러이기 때문’이라 이야기했는데요. 알라이아를 입고 4년 만에 칸으로 돌아온 공리는 물론, 블랙으로 개성을 뽐낸 스타들이 그 누구보다 즐거워 보였음은 물론입니다.
블랙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컬러입니다. 카를라 소차니는 블랙에 대해 ‘순수하고 명료하며, 깨끗하고 강렬하다’라고 설명했고 요지 야마모토는 블랙이 ‘겸손한 동시에 오만하고, 게으르지만 신비하다’라고 했죠. 하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무(無)에 가장 가까운 색이 블랙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든 될 수 있고, 개인의 취향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도화지’ 역할을 하죠. 다양한 블랙 패션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다채롭게’ 드러낸 칸의 스타들이 증명했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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