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프알 서울’ 대표 박지수의 보르고 갈라나 #StayInDream
BORGO GALLANA IN PUGLIA
MYSELF 안녕하세요, 저는 서촌에서 오에프알 서울(0fr. Séoul)을 운영하는 박지수입니다. 오에프알 서울은 프랑스의 유명한 독립 서점 오에프알의 서울 분점으로, 예술 전문 서적과 다양한 오브제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제 여행 스타일에 대해 언급하자면 휴양지보다는 도시를 선호하고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시간을 알차게 쓰면서 부지런히 관광하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그동안의 여행에선 숙소에 거의 머물지 않고 하루 종일 도시 곳곳을 탐방하는 일정을 추구했는데요. 남편은 이런 저와 정반대 취향을 지닌 편이라, 이번 신혼여행은 남편이 원하는 여행 스타일에 초점을 맞췄어요. 허니문인 만큼 지금껏 제 스타일에 맞춰준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이번 여행은 휴양에 집중했습니다.
WHY 풀리아는 장화처럼 생긴 이탈리아에서 발뒤꿈치 부근, 즉 이탈리아 동남부에 자리한 주예요. 아드리아해와 이오니아해가 만나 바다로 둘러싸인 지역으로 지중해에 딸린 타란토만과 에게해 사이, 중요한 위치에 있어 과거엔 교통의 요지로 찬란한 문화유산을 남긴 곳이기도 하죠. 이탈리아에서 올리브유를 가장 많이 생산할 정도로 거대한 올리브 과수원과 포도밭, 새하얀 집이 이루는 풀리아의 풍경이 제게 아주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사실 풀리아엔 아름다운 숙소가 아주 많은데요. 그 많은 숙소를 검색하다 ‘보르고 갈라나(Borgo Gallana)’를 선택한 이유를 꼽자면 사진에 보이는 야외 주방과 넓은 수영장, 제가 좋아하는 프라마의 가구가 곳곳에 배치됐다는 점이에요. 특히 프라마는 덴마크 코펜하겐을 베이스로 하는 브랜드답게 모던하고 세련된 무드의 스타일링으로 접하곤 했는데, 풀리아 특유의 포근하고 편안한 인테리어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WHERE 허니문을 풀리아로 떠나게 된 큰 이유가 바로 제가 묵은 ‘보르고 갈라나’ 그 자체였어요. 풀리아는 전반적으로 트룰로(Trullo) 타입 숙소가 많은데요. 트룰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고대부터 지중해 연안에 전해오는 주거용 건축물이에요. 새하얀 원형 돌집으로 검은 판암으로 원추형 지붕을 올린 전통 가옥입니다. 지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독창적인 건축 기법이라 할 수 있죠. 돌담을 쌓아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게 만든 원뿔 모양의 지붕 덕분에 스머프 마을이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보르고 갈라나는 이 트룰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드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어요. 유니크한 트룰로의 매력을 살리면서 모던한 터치가 동시에 느껴져 새롭게 다가왔죠. 이탈리아 지인 중 가구를 판매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의 친구가 이 숙소를 설계했다는 사실도 특별했어요. 예약하고 나서 알았지만, 가기 전부터 내적 친밀감을 갖고 방문했죠. 덕분에 머무는 동안 인연의 신기함과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FAVORITE 앞서 제가 꼽은 숙소 선택 이유를 하나씩 만끽해보는 시간이 참 행복했어요. 이곳을 방문한다면 숙소 바로 앞에 자리한 야외 주방에서 풀리아의 신선한 식재료로 요리를 해보길 추천해요. 부라타 치즈가 풀리아 지역의 전통 치즈라는 사실을 이곳에 도착해서 알았는데요. 어디를 가도 신선한 부라타를 정말 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서 식사할 때마다 부라타를 꼭 먹었어요. 풀리아의 특산물이라 할 수 있는 올리브도 잊지 마세요! 이탈리아의 올리브를 책임지는 만큼 맛있는 올리브와 올리브유를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편안하고 여유롭게 식사를 즐긴 시간이 기억에 남아요. 뒷마당을 따라 나가면 등장하는 수영장에선 시간대별로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어요. 아침부터 정오, 저녁까지 즐긴 수영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었습니다.
MEMORY 온화하고 따사로운 날씨를 자랑하는 풀리아에선 거리에 보이는 대부분의 나무가 올리브 나무예요. 숙소에서 앞으로 조금만 나가도 올리브밭이 쭉 펼쳐져 있죠. 매일 아침 수영장 앞 커다란 올리브 나무 아래 등받이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곤 했어요. 따뜻한 햇살 아래, 지저귀는 새소리를 배경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물결을 감상하며 ‘물멍’을 즐긴 순간은 이곳이 바로 천국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행복 그 자체였어요. 평생 잊지 못할 평화롭고 아름다운 순간이었습니다.
NEXT 기회가 된다면 풀리아랑 끝까지 고민했던 토스카나를 방문해보고 싶어요. 여행을 떠난 시점엔 토스카나가 많이 추울 때라 풀리아로 떠나게 됐는데요. 다음엔 날씨에 맞춰 토스카나에서 휴가를 보내고 싶어요. 토스카나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아름다운 미루나무가 끝없이 펼쳐진 풍경이 보고 싶습니다.
#StayInDream
‘이 숙소’에 머물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근사한 무언가에 이끌려 마음속 ‘드림 스테이’로 그리던 곳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이들이 있습니다. 오직 <보그>에만 전해온 그 생생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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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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