뵈브 클리코가 창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아주 낭만적인 방법
뵈브 클리코와 함께 떠나는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에 승차 완료! 다행히 살인 사건은 없었다.
최고급 샴페인 브랜드가 직접 생일을 기념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당연히 샴페인을 마실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게다가 더 특별한 생일이라면 추가 이벤트를 벌일 것이다. 지난해 6월 뵈브 클리코(Veuve Clicquot)가 250주년을 맞았다. 그리하여 호화로운 파티를 기획했다.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Venice Simplon-Orient-Express)에 올라 이 브랜드의 본사가 있는 랭스(Reims)를 출발해 밤사이 베니스에 도착하고, 치프리아니 호텔에서 샴페인 한두 잔을 더 즐기며 평정을 되찾는 일정이었다.
뵈브 클리코와 벨몬드(Belmond,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기업)가 LVMH와 한 가족이라는 사실은 자칫 복잡할 뻔한 그 파티 계획을 수월하게 했다. 그렇다고 여행 일정을 아무렇게나 짠 것은 아니었다. 뵈브 클리코가 처음 수출한 샴페인이 1772년 랭스에서 베니스로 선적되던 당시 여정을 따라간 것이다. 플라자 아테네 호텔 주방에서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의 뒤를 이은 요리계의 신동 장 앵베르(Jean Imbert)가 마침 한 달 전쯤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의 총괄 주방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이 특별한 여정을 위한 특별 메뉴를 선보였고, 이에 곁들일 와인을 뵈브 클리코의 와인 제조 책임자 디디에 마리오티(Didier Mariotti)가 선정했다.
저녁 식사는 벨벳과 거울로 장식한 식당 칸만큼 호화로웠다. 스파이더 크랩과 도미, 랍스터 아 라 파리지엔(Lobster à la Parisienne), 훌륭한 볼라유 알뷔페라(Volaille Albuféra)가 메인 메뉴였다. 각 코스에는 적절한 빈티지의 라 그랑 담(La Grande Dame)이 함께했다. 120명의 승객 대부분은 식사를 마친 후 라이브 밴드, 3인조 댄서, 그리고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곡예를 잘하는 웨이터들과 함께 바 객차로 이동했다. 그 상황은 전화 박스 크기 공간에 모두가 겹쳐 쌓이고 그루초 막스(Groucho Marx)가 “단지 내 상상인가, 아니면 여기에 사람들이 몰려든 것인가?”라고 꽥꽥거리며 결말을 맺는 막스 브라더스(Marx Brothers)의 <오페라의 밤(A Night at the Opera)>에 나온 유명한 접견실 장면과 닮았다.
승객들은 다음 날 새벽 가뿐히 일어나 식당 칸으로 갔다. 스위스 알프스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 감상을 추천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새벽 5시 조금 넘어 그곳에 갔지만 그 아름다움을 다 담기엔 실로 능력이 부족했다. 그곳의 승객 몇몇은 파자마를 그대로 걸치고 있었다. 어쩐지 그들의 파자마가 전날 저녁의 화려한 파티 드레스를 합한 것보다 더 그 행사의 축제 분위기를 띄우는 것 같았다.
장 앵베르가 기차 주방 세 곳 중 한 곳을 보여주었다. 둘러보는 데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각 주방은 욕조와 비슷한 너비로 정말 협소해서 놀랐다. 그런 환경에서 일하는 요리사 12명이 승객 120명을 위한 미슐랭급 음식을 재빠르게 만든다는 사실은 기적이다. 앵베르는 그런 시스템의 장단점을 익히 알고 있다. “난관을 싫어하지 않아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는 움직이는 기차에서 완벽한 수플레를 만드는 특별한 도전을 이야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속도의 변화는 오븐 온도에 영향을 주고, 끊임없는 덜컹거림과 충격은 수플레가 제대로 부풀어 오르는 데 방해가 된다. 그가 얼굴을 찌푸리며 잠시 먼 산을 바라보았다. 그의 뇌 속 톱니바퀴들이 윙윙거리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를 타고 다시 여행하는 행운을 누린다면, 완벽한 수플레를 발견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날 오후 앵베르는 ‘스트리트 푸드’로 구성된 점심 메뉴를 굉장히 능숙하게 해냈다. 메인 메뉴는 뵈브 클리코 상표가 찍힌 기름종이로 포장된 버거였다. 반응이 흥미로웠다. 대체로 미국인은 그것을 좋아했지만, 프랑스인의 반응은 그다지 뜨겁지 않았다. 나는 미국인 편을 들었다. 그것은 환상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상급 리저브 와인으로 구성된 최고급 멀티 빈티지 블렌드 ‘엑스트라 브뤼 & 엑스트라 올드’ 뵈브 클리코와 함께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산타루치아(Santa Lucia) 역으로 천천히 들어서면서 기차와 함께 이 모든 화려한 판타지가 와장창 깨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베니스를 과소평가했다. 베니스가 지닌 몽환적인 매력은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가 지닌 몽환성에 필적하고도 남는다. 치프리아니 호텔에 재스민 향기로 물든 길고 긴 밤이 부드럽게 안착해, 실크로 만든 낙하산을 타고 지상으로 미끄러지듯 내려앉았고, 마지막 순간 샴페인의 고운 거품으로 덮어주었다. VL
- 포토그래퍼
- Boby Allin
- 글
- Steve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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