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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아 찬가: 막스마라 2024 리조트 컬렉션

2023.06.14

스칸디나비아 찬가: 막스마라 2024 리조트 컬렉션

1년 중 북반구에서 해가 가장 긴 날을 기념하는 스웨덴의 축제, 미드소마(Midsommar)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지금. 막스마라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2024 리조트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한 편의 컬트 영화부터 양성애의 아이콘이었던 17세기 스웨덴의 여왕까지, 다양한 레퍼런스에서 영감받은 막스마라의 컬렉션을 3개 키워드로 정리했습니다.

해가 지지 않는 축제, 미드소마

미드소마 축제를 주제로 한, 아리 에스터 제작, 플로렌스 퓨 주연의 컬트 영화, <미드소마>. 30년째 막스마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군림해온 이안 그리피스 역시 <미드소마>를 매우 인상 깊게 봤다고 밝혔는데요. 영화가 드넓은 풀밭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만큼, 막스마라의 컬렉션에서도 플로럴 프린팅 톱과 드레스가 반복적으로 등장했습니다. 모델들이 쓴 화관 역시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축제 기간 중 화관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고요.

스웨덴 찬가

Getty Images

7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는 막스마라의 2024 리조트 컬렉션은 이들이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선보인 첫 컬렉션이었는데요. 이안 그리피스는 쇼가 열리기 전부터 스칸디나비아의 역사, 예술, 문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1923년 완공된 역사적인 스톡홀름 시청에서 열린 쇼는 그의 ‘팬심’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증명했죠.

스톡홀름 시청은 1930년 이래로 매년 노벨상 기념 만찬이 열리는 곳이기도 한데요. 막스마라는 스웨덴 태생의 소설가 셀마 라겔뢰프(Selma Lagerlöf)에게 이번 리조트 컬렉션을 헌정했습니다.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동성애자였던 셀마 라겔뢰프는 지금도 스웨덴을 상징하는 여성운동가로 남아 있는데요. 그리피스는 셀마 라겔뢰프의 스타일보다 그녀의 급진적인 사상과 그녀가 상징하는 자유, 평등 같은 가치에서 영감받아 컬렉션을 구상했다고 밝혔죠. 그의 말처럼 이번 리조트 컬렉션에서 그간 막스마라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페미닌하면서도 강인함이 느껴지는 시스루 룩이 여럿 등장했습니다.

이안 그리피스에게 영감을 준 또 한 명의 스웨덴 출신 여성은 바로 1632년 스웨덴의 왕위에 오른 크리스티나 여왕. 그녀는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이 탄생하기도 전에 등장한 여성 아이콘인데요. 그녀는 1654년 종교적 이유로 왕위를 포기한 뒤 로마로 이주해, 남성 의복을 입으며 남자 행세를 합니다. 왕성한 학구열의 소유자였던 그녀는 남은 삶의 대부분을 철학, 문학, 예술 등을 탐구하는 데 할애하죠. 이안 그리피스는 크리스티나 여왕에 대한 수식어 중 ‘문제적 레즈비언’이라는 문구가 특히 마음에 든다며 웃으면서도, 선구자였던 그녀 덕에 스웨덴과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일찍이 남녀평등이 뿌리내릴 수 있었다고 했죠.

스칸디 쿨

유럽의 국가와 지역 중, 가장 확고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는 곳은? ‘프렌치 시크’의 본고장인 프랑스, 그리고 ‘스칸디 쿨’이라는 스타일을 만들어낸 스칸디나비아반도입니다. 이안 그리피스는 스칸디나비아 여성들의 스타일에 대해 ‘쿨함과 무심함에서 오는 아름다움’이라 설명했는데요. 생전 막스마라의 코트를 즐겨 입었던 (그리고 딸 이사벨라 로셀리니에게 코트를 물려준) 스웨덴 출신의 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의 스타일을 예로 들기도 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번 리조트 컬렉션은 ‘무심한 멋’이 느껴지는 룩으로 가득했는데요. 우아한 노르딕 패턴의 숄, 소매와 네크라인에 페미닌한 디테일을 더한 올 블랙 룩, 그리고 무심하게 스타일링한 보타이 모두 잉그리드 버그만의 마음에 쏙 들었을 테죠.

사진
Courtesy Photos,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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