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에서 만난 발렌시아가 그리고 노윤서
칸, 발렌시아가 그리고 노윤서의 환상적 랑데부.
2023년만큼 패션과 영화의 연결 고리가 견고한 적이 또 있을까. 팬데믹으로 인해 그동안 참아온 열망을 분출하듯 럭셔리 패션 하우스는 칸국제영화제를 또 하나의 패션쇼장으로 활용했다. 사실 패션 브랜드에 영화제는 패션 이상의 문화적 자본을 채굴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다. 생 로랑은 ‘생 로랑 프로덕션’을 설립해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제작한 <스트레인지 웨이 오브 라이프>를 공개했으며, 레드 카펫에 생 로랑 앰배서더인 블랙핑크 로제를 등장시켰다. <디 아이돌>로 배우로 데뷔한 제니는 샤넬 앰배서더로서 ‘인간 샤넬’의 모습으로 시사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가 하면 베르사체는 두아 리파와 함께 런웨이를 개최했으며, 쇼파드는 에스파를 초청하며 첫 꾸뛰르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렇듯 ‘별들의 전쟁’이라는 진부한 수식어도 제76회 칸국제영화제에서는 제 빛을 발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인물은 발렌시아가의 초청을 받아 영화 <파이어브랜드> 레드 카펫을 밟은 배우 노윤서였다. 발렌시아가의 51번째 꾸뛰르 컬렉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노윤서는 어깨를 강조한 엠브로이더리 장식 블랙 캐시미어 니트 드레스로 기존의 청초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혹적이고 당당한 매력을 선보였다. 플라스 드 라 카스트르(Place de la Castre)에서 열린 케어링 그룹의 ‘위민 인 모션’ 만찬에서는 발렌시아가의 2023 여름 컬렉션 드레스를 선택해 또 한 번 시선을 사로잡았다. 노윤서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 레드 카펫의 꾸뛰르 드레스와 색다른 간결한 디자인의 블랙 스트레치 스판덱스 소재 오픈 백 드레스에 과감한 형태의 앤티크 실버 클립 이어링과 롱 글러브를 더해 압도적인 아우라를 뽐냈다. 올해 ‘위민 인 모션 어워즈’ 수상자인 양자경을 비 롯해 나오미 캠벨, 카를라 브루니, 브리 라슨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칸의 낮과 밤을 빛낸 발렌시아가와 노윤서의 결정적 순간을 <보그> 뷰파인더로 포착했다. (VK)
- 사진
- COURTESY OF BALENCIAG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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