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 패션 아이콘에서 디자이너까지: 퍼렐의 첫 루이 비통 컬렉션
2024 S/S 남성복 컬렉션이 한창인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받은, 아니 어쩌면 2023년의 ‘패션 캘린더’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 퍼렐 윌리엄스의 루이 비통 데뷔 컬렉션에 얽힌 이야깃거리 네 가지를 선정했습니다.
“퐁네프의” 연인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퐁네프. 아이러니하게도 퐁네프, ‘Pont Neuf’는 프랑스어로 ‘새로운 다리’를 뜻합니다. 17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하우스에서 디자이너로서 첫걸음을 내딛는 퍼렐에게, 퐁네프만큼 데뷔 컬렉션을 선보이기 적합한 장소는 없었죠. 마침 루이 비통의 파리 본사가 퐁네프 바로 앞이기도 하고요!
쇼 전날 공개된 <보그> 인터뷰에서 퍼렐은 버지니아주의 슬로건 ‘연인을 위한 버지니아’에서 큰 영감을 받아 컬렉션을 구상했다고 밝혔는데요. 런웨이로 변한 퐁네프는 파리와 버지니아 사이의 가교 같았습니다. 컬렉션의 인비테이션에 ‘버지니아에서 파리까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기도 했죠.
퐁네프의 “연인들“
이번 컬렉션의 주된 주제가 ‘사랑’이 될 것이라 밝힌 퍼렐. 자신이 루이 비통 하우스로부터 받은 지지, 지난 30년간 그가 받은 사랑을 ‘패션쇼’라는 수단으로 모두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했죠. 그리고 그 말 그대로 퐁네프를 다양한 종류의 사랑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따스한 조명 아래 랑랑의 피아노 선율이 울려 퍼진 뒤, 퍼렐과 절친한 래퍼 푸샤 티(Pusha T)가 그의 형 노 맬리스(No Malice)와 나란히 서서 런웨이를 걸었죠. 쇼는 가스펠 합창단 ‘보이스 오브 파이어(Voices of Fire)’가 “네가 원하는 건 뭐든 가질 수 있어. 네가 필요한 건 뭐든 가질 수 있어”라는 가사를 외치며 끝이 났습니다.
패턴, 패턴, 패턴
무려 76개 룩을 선보인 퍼렐의 첫 컬렉션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픽셀과 카무플라주 패턴이었습니다. 퍼렐은 하우스의 시그니처와 같은 체커보드 패턴 ‘다미에’에 카무플라주를 더해 ‘다무플라주(Damouflage)’라는 이름의 독특한 패턴을 탄생시켰는데요. 스트리트 스타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카무플라주 패턴을 활용하며 버질 아블로가 루이 비통에 남긴 ‘럭셔리 하우스의 스트리트화’를 충실히 이어간 것이죠. 체커보드의 크기가 다른 셔츠와 파카를 레이어드한 룩에서는 퍼렐만의 센스를 느낄 수 있었고요.
퍼렐 스타일
1990년대에 프로듀서로 커리어를 시작해 30년 동안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해온 퍼렐. ‘패션 아이콘’답게 이번 컬렉션에서도 이스터 에그처럼 과거 그의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룩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쇼 초반부에 그가 선보인 ‘올 카무플라주’ 룩 역시 퍼렐이 과거에 몇 번이고 소화한 적 있었죠. 66번 룩으로 등장한 ‘PA’라는 문구가 수놓인 바시티 재킷은 퍼렐이 2004년에 즐겨 입은 재킷을 그대로 본뜬 듯했고요!
그뿐인가요? 퍼렐은 그의 상징과도 같은 티파니의 커스텀 선글라스에서 영감을 받아, 프레임에 펄 장식이 가득한 선글라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생 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스테파노 필라티가 소화한 화이트 크롭트 재킷은 퍼렐이 2016년에 입은 샤넬 재킷의 실루엣을 연상시켰고요. 칼 라거펠트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힌 그가 패션의 카이저에게 경의와 사랑을 담아 보내는 메시지라고 봐도 되겠죠?
- 사진
- Getty Images, Instagram,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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