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LTIPLE CREATE
럭셔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공유하는 몽클레르와 살레헤 벰버리의 만남이 소중한 이유.
“이 캠페인은 인간적인 요소를 더한 럭셔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 목표는 몽클레르의 DNA와 아웃도어 헤리티지를 조화롭게 만드는 거예요. 컬렉션은 그 어떤 환경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철학적인 대조를 담고 있습니다. 몽클레르 에퀴프먼트는 컬러 팔레트, 형태와 실용성에 대한 탐구를 통해 야생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과 그에 수반되는 요소가 얼마나 소중한지 깊이 깨닫게 하죠.” 뉴발란스(New Balance), 반스(Vans), 안타(Anta), 클락스(Clarks), 크록스(Crocs)와의 협업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팬들을 양산한 살레헤 벰버리는 몽클레르와의 협업 컬렉션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의 디자인 미학은 늘 혁신적이고 브랜드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아웃도어 헤리티지에 대한 공통된 감상을 바탕으로 탄생한 몽클레르×살레헤 벰버리 컬렉션 역시 그의 시그니처 아이덴티티인 지문으로 강조한 컬러 팔레트, 형태, 실용성을 담아냈고, 이번 콜라보레이션 역시 그의 시선이 확고하고 탁월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칼라가 없는 패딩 재킷에는 실용적인 유틸리티 포켓을 더하고, 고어텍스 인피니움(GORE-TEX INFINIUM™) 파카에는 테디 플리스와 레깅스를 매치해 캡과 비니로 스타일을 완성했다. 벰버리의 시그니처 그레인 지문을 몽클레르의 상징적인 퀼팅과 결합한 패딩 베스트에는 지니어스 공동 창조 코드에 따라 완성한 풍부한 이중적 관점이 돋보이는 가벼운 레이어드를 더해 컬렉션 전반에 흥미를 불어넣는다. 몽클레르의 시그니처 스니커즈인 트레일그립은 새로운 세대의 아웃도어 탐험가와 애호가를 위해 새롭게 디자인해 풋웨어의 장르를 정의하는 관점을 담아냈다. 그레인 지문 퀼팅이 돋보이는 살레헤 벰버리의 트레일그립 그레인은 오가닉 그린 오렌지와 파스텔 토프 컬러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에퀴프먼트를 담은 캠페인은 영화감독 할라 마타르(Hala Matar)가 영상을 촬영하고 로렌 킴(Lauren Kim)이 사진을 맡아 캘리포니아에서 영감을 받은 숲길에서 자연과 교감하는 하이커들의 모습을 포착했다. 빗방울과 바람, 태양의 이음표가 되어 푸른 잔디를 밟는 발소리는 지퍼를 여닫는 소리와 옷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어우러져 완벽한 조화를 낳는다. 몽클레르와 살레헤 벰버리가 창조해낸 독특한 해석은 스타일, 음악, 아웃도어 세계에서 유토피아의 만남을 통해 한 걸음 완벽에 가까워진다.
뉴욕에서 자라며 예술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어요. 디자이너 살레헤가 될 수 있게 영향을 준 어린 시절 얘기가 궁금해요.
뉴욕의 트라이베카에서 자랐습니다. 특히 유년기와 청소년기에는 스니커즈와 관련된 시트콤 등의 대중문화, 예술, 힙합이 큰 인기를 끌었죠. 주변의 매장 진열대에 올려놓은 스니커즈를 보면서 그 집착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니커즈는 삶의 일부이자 매일 마주하는 환경의 일부였어요. 뉴욕은 다양한 문화의 용광로이기에 패션 중에서도 신발 쪽에 이런 다양성이 두드러지죠. 뉴욕에서 자란 저는 시시각각 다른 강도로 다가오는 예술적 영감에 늘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스니커즈 전문 디자이너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어린 시절 내내 이렇다 할 전환점이 없었기 때문에 스니커즈에 더 몰입하게 되었죠. 대중문화와 생활환경이 촉매제가 되어 온통 신발과 스니커즈에만 빠져 있었어요. 과거에는 스니커즈 동호회의 규모가 매우 작았지만 이제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는 취미가 되었습니다. 스니커즈의 매력은 비밀스러운 활동과도 같아서 파면 팔수록 더욱 빠져들죠.
스타일링에서 신발이 갖는 특별함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10여 년 전 패트리샤 필드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 있었죠. 그 당시 그녀가 미니어처 조각품과 같은 스니커즈만의 특별함에 대해 언급했어요. 의류의 형태가 드러나기 위해서는 신체가 필요한 반면, 스니커즈는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입어야만 최종 형태가 완성되는 원피스나 바지와 달리 스니커즈는 착용자 없이도 독립적인 정체성을 지니니까요. 스니커즈는 효용성과 심미성의 완벽한 균형을 구현합니다. 모든 브랜드가 이 두 가지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 가지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룰 때 멋진 신발이 탄생하죠.
평소 스타일도 굉장히 멋져요. 자신만의 스니커즈 스타일링 팁을 알려주세요.
모든 것은 결국 일관성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컬러와 자신에게 어울리는 브랜드에 익숙해지는 시기가 오기 마련이죠.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포용하고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제 스타일이 이를 반영한다고 믿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어요. 디자이너 살레헤 벰버리에게 콜라보레이션은 어떤 의미인가요?
진정한 협업이란 두 브랜드가 한곳에서 만나 독립적으로 도달할 수 없던 목표를 향해 떠나는 것입니다.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진행할 때 이런 정신을 따르기 위해 노력합니다. 저의 모든 개인 프로젝트와 콜라보레이션은 진정성에서 비롯되죠. 진정성이 충족된다면, 호기심과 어우러져 성공적인 협업을 위한 길이 열립니다. 저와 몽클레르의 우선순위가 일치했기 때문에 협업은 놀랍도록 수월하게 이루어졌습니다.
크록스와의 콜라보레이션에서는 기존 ‘클래식 클로그’의 틀을 깬 디자인에 편안함을 살린 착용감으로 세계적 완판을 기록했어요. 몽클레르와의 협업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소비자가 무엇을 주목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제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의 첫 기성복 컬렉션을 선보이는 만큼 어떤 반응을 얻을지 기대됩니다. 저는 주로 열정적이고 호기심 많은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의 가치관과 미학은 제 브랜드의 정체성과 밀접하게 일치합니다. 무엇에 집중할 가치가 있는지, 어디에 모멘텀을 두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룩스의 성공은 스토리텔링, 브랜드의 역사적 가치와 혁신성을 존중한 결과였습니다. 몽클레르와의 프로젝트에서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디자인을 풀어나갔어요. 그 핵심에는 ‘통찰력’이 깃들었죠.
몽클레르와의 협업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몽클레르 컬렉션을 디자인하는 동안 직원 한 분이 제가 브랜드를 인격화하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 말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럭셔리의 세계는 오랫동안 하나의 렌즈를 통해 존재해왔고, 이런 집중적 관찰이 해당 분야의 성장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죠. 이번 협업이 차별화되는 까닭은 제 전문 분야가 신발이라는 점, 몽클레르가 이런 배경을 가진 디자이너와 첫 협업이라는 점입니다.
몽클레르와의 컬렉션을 통해 전하고 싶은 스토리가 있다면요?
이전 프로젝트에서는 주로 발목과 그 아래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전개했다면, 이번 협업에서는 기성복 컬렉션 전체를 관통하는 브랜드 내러티브를 전달할 수 있었어요. 그뿐 아니라 그 일환으로 소비자를 초대해 함께 스토리를 완성할 수 있었죠. 이전에는 스크린을 통한 스토리텔링에 국한했지만, 이제 관객이 직접 제 세계로 들어올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런 환경 덕분에 소비자의 역동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한 플랫폼이 제공되었고, 협업에 담긴 메시지를 다각도로 살펴보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할 때 브랜드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요?
언젠가 친한 지인이 협업을 선택할 때 충족해야 하는 세 가지 F는 Fun(재미), Funds(자금), Folio(포트폴리오)라고 말해준 적이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즐거움을 주고,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며, 포트폴리오에 도움이 된다면 참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이 진정성이 결여된 저의 프로젝트를 보는 일은 결코 없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스니커즈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풀어가야 한다고 굳게 믿습니다. 저에게 모든 신발 디자인 프로젝트는 먼저 문제를 파악하고, 통찰력을 발휘해 적절한 솔루션을 찾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전부 동일하죠. ‘트레일그립 그레인’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저는 몽클레르가 적극적으로 구축 중인 스니커즈 사업에 기여하는 동시에 몽클레르의 풋웨어 디자이너 네이선 밴훅(Nathan Vanhook)의 조합이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탐험해보고 싶었습니다.
기존 브랜드가 가진 틀을 깨고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할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나요?
현재 ‘새로움’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쌓아가는 중입니다. 새로움은 브랜드가 지닌 기존 틀을 위협하고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아갈 수도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에는 매출 감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때때로 부담스러울 수 있죠. 하지만 새로움을 구현하는 시도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최근 저의 실적 덕분에 브랜드에서 저에게 권한을 일임하기도 합니다. 함께 작업한 다양한 브랜드와의 교류를 통해 누구나 새로움을 원하지만 결국 그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고위험 고보상이라고는 하지만, 모든 브랜드가 이런 도전에 응하지는 않습니다. 다행히 몽클레르는 도전을 받아들였고, 함께 멋진 제품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스니커즈 디자인을 통해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예를 들면, 레인부츠를 새롭게 재해석한다든지 스니커즈와 전혀 접점이 없는 브랜드와 협업을 한다든지. 앞으로의 살레헤가 궁금합니다.
계속 새로움에 착안하고자 합니다. 요즘의 슈즈 카테고리를 살펴보면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거나 서로 비슷비슷한 스니커즈만 내놓고 있죠. 저는 앞으로도 항상 혁신을 수용하고 리스크를 감수하는 쪽을 택할 것입니다. 제 작업의 미래는 바로 이런 새로움이라는 영역에서 크게 좌우될 것입니다. 아울러, 제가 협력하기로 선택한 사업 파트너도 저와 공통의 가치를 추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최대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다목적성을 연구하고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덕분에 영화 <테이큰>의 리암 니슨처럼 아주 특별한 기술을 보유하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디자이너 살레헤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한국 팬들이 굉장히 많아요.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커리어의 이정표가 되는 많은 순간 중에서도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을 꼽으라고 한다면, 국적을 불문하고 애정을 베풀어주시는 팬들과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팬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이렇게 안목 높은 소비자가 즐비한 곳에서 제 노력이 인정받는다는 사실은 더없는 영광이니까요. 더욱이 개인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제 작업을 이토록 높이 평가해주시는 것을 보니 공헌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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