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 이상 칼로 무 자르듯 계절에 따라 옷차림을 구분 짓지 않습니다.

런웨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S/S 컬렉션에서 코트를, F/W 컬렉션에서 탱크 톱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죠. 클래식한 무드가 주를 이루었던 2023 F/W 컬렉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내일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룩과 스타일링 팁으로 가득했죠. 조용한 럭셔리와 올드 머니 스타일이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요즘 분위기와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고요.

그중 지금부터 익혀두면 좋을 트렌드 매치 다섯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보디수트 + 테일러드 팬츠

정교한 테일러링에 곁들인 라운드 디테일로 기품을 더한 막시밀리언 데이비스! 특히 도발적인 보디수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명치 부근까지 깊이 파인 부드러운 라인이 오묘한 관능미를 자아냈죠. 포인트는 그와 정반대 무드를 지닌 테일러드 팬츠를 매치했다는 겁니다. 보디수트의 섹시함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차분하게 눌러주기도 하며 환상의 시너지 효과를 냈습니다.

크루넥 니트 + 미니스커트

단정한 크루넥 니트와 아찔한 미니스커트의 조합입니다. 마무리 아이템으로는 뾰족한 포인티드 토 슈즈를 추천해요. 모난 구석 없는 베이식한 매치를 한층 날렵하게 만들어줄 겁니다. 얌전한 컬러 팔레트도 익혀두시고요. 박시한 블레이저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이상적이겠습니다.

트렌치 코트 + 버튼다운 셔츠 + 와이드 데님

구찌는 가을에 특히 멋스러운 슬라우치 요소를 곳곳에 배치했습니다. 트렌치 코트부터 버튼다운 셔츠, 데님, 심지어 벨트까지 큼직하고 묵직한 실루엣을 자아냈죠. 대신 소재와 컬러감만큼은 경쾌하고 가벼웠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마침 트렌치 코트는 올여름 의외의 트렌드 아이템 중 하나니 염두에 두시고요.

탱크 톱 + 데님

보테가 베네타의 피날레를 장식한 룩입니다. 룩을 이루는 아이템은 놀랍게도 모두 가죽 소재지만 스타일 원칙은 동일하니 안심하세요. 주목해야 할 건 베이식한 두 아이템의 조합이 아닙니다. 허리에 둘러맨 컬러풀한 셔츠, 볼드한 주얼리, 팔 아래 끼운 두툼한 백까지, 이 매치를 더욱 패셔너블하게 만든 액세서리죠.

가을 컬러 드레스

무리하지 않고 가을의 고혹미를 끌어오고 싶다면 컬러 팔레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그윽한 커피색으로 물든 토브의 미디 드레스가 가장 적절한 예시입니다. 여름 내내 단독으로 착용하다가 쌀쌀해질 때쯤 블레이저와 부츠 정도만 곁들여주면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