뎀나의 세 번째 꾸뛰르 컬렉션을 향한 시선
<보그> 패션 평론가 사라 무어가 전하는 뎀나의 세 번째 발렌시아가 꾸뛰르 컬렉션.
“옷을 만드는 일이 나의 무기입니다.”
지난 7월 6일 발렌시아가 오뜨 꾸뛰르 쇼가 끝날 무렵, 3D 프린팅으로 만든 빛나는 크롬 도금 벨 스커트를 입고 걸어가는 엘리자 더글러스를 보며 뎀나는 잔 다르크와 자기 자신을 생각했다. “만약 잔다르크가 저걸 입었더라면, 남성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화형당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저도 제 옷차림 때문에 평생을 고통받았거든요.” 그가 말했다.
쇼가 끝나고 즉석에서 기자들에게 이런 생각을 전한 뎀나는 우울해 보이지 않았다. 그의 말에 순간적으로 전투태세, 자기 보호, 정신적 회복력 등에 대한 암시가 스쳤을 수 있지만, 어쨌든 그의 요점은 몰두해서 옷을 만들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저에게 꾸뛰르는 특별히 옷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어떻게든 일어날 일이었죠. 꾸뛰르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일종의 가교가 되었고, 그로 인해 처음부터 오뜨 꾸뛰르 쇼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가교’의 시작으로 돌아가보자. 뎀나는 레플리카 블랙 벨벳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의 오뜨 꾸뛰르 드레스로 쇼를 개최했다.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시절 원래 이 드레스의 모델이었던 다니엘 슬라빅이 그 드레스를 착용했다. 그레이스 켈리가 40세 생일을 맞아 이 드레스와 부속 액세서리인 진주 목걸이를 함께 주문했고, 슬라빅은 뎀나에게 이 드레스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드레스라고 말했다.
전통과 혁신을 오가는 그의 여정은 테일러링에 대한 관심과 함께 시작되었다. 우선 그는 시간을 들여 테일러링 체계를 탐구했다. 재킷 숄더를 거대하게 만들어 패션계에서 명성을 얻었던 그는 이제 와이드 퍼넬 네크라인을 폭이 좁은 여성 코트와 재킷에 적용하면서 어깨를 모두 없애버렸다. 그는 재킷 위아래를 거꾸로 뒤집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어떤 면에서 그것은 그가 레디 투 웨어에서 시작한 파격의 꾸뛰르 버전으로 볼 수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고객 얼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드레스 디자인에 대한 창립자 특유의 집착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남성복은 컬렉션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다. 아주 엄격한 턱시도 복식과 평범해 보이는 비즈니스 정장을 포함해, 맨 처음 뎀나가 이름을 알리게 된 모든 캐주얼 의류의 꾸뛰르화로 이어졌다. 전통적으로 오뜨 꾸뛰르에 남성복이 차지하는 비중이 없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바지와 청바지 밖으로 긴 신발 앞코가 삐져나오는 실루엣은 모두 뎀나의 시그니처 레디 투 웨어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에 따르면, 사실 트롱프뢰유 기법은 유화에서 털을 표현하거나, 일본 데님에 프린스 오브 웨일스 체크를 흉내 내거나, 폭풍우를 만난 것처럼 레인 코트와 머플러의 형태를 잡는 데 많이 사용되었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꾸뛰르와 보이지 않는 꾸뛰르를 모두 좋아해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기법’이죠. ‘기법’은 저라는 사람과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라는 인물을 정의하는 큰 부분이고, 그래서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고 싶었습니다. 꾸뛰르는 ‘화려한 드레스’처럼 항상 분명하게 눈에 보이는 것이어서는 안 되죠.”
하지만 화려한 드레스도 존재한다. 이자벨 위페르가 고스족 왕녀처럼 스팽글이 가득한 검은색 풀 스커트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을 때, 유행에 따라 옷을 입은 인물들도 있었다. 그들은 네크라인이 한쪽으로 치우치고, 매끄러운 블랙 태피터가 나선형으로 몸을 감싸는 듯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컬렉션의 일부는 첨단 기술과 인간의 손이 함께 만든 합작품이기도 하다. 빳빳한 종 모양 세공이 들어간 빨간색 레이스 드레스, 빛나는 은색 갑옷, 이 모든 건 전통적으로 ‘오뜨 꾸뛰르’에 들어가는 만큼의 비용이 들지만, 그 이상으로 매스컴의 관심은 어마어마하다. 물론 뎀나만 해도 마찬가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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