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루 스커트의 조용한 유혹
올해 패션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시스루입니다. 많은 하우스가 보디라인이 훤히 비치는 실루엣으로 때로는 관능미를, 때로는 우아함을 표현해왔죠. 지난 11일 뉴욕에서 2024 S/S 컬렉션을 선보인 알투자라도 이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조금 더 신비롭고 고상하게요.
로만 폴란스키의 <악마의 씨>에서 (2015 컬렉션에 이어 또 한 번) 영감을 받은 이번 컬렉션은 음울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가득했습니다. 새틴, 오간자, 튤 같은 소재로 이뤄진 세련된 테일러링은 컬렉션 무드에 걸맞은 위태로운 매력을 풍겼지요. 특히 시스루 스커트의 활약이 도드라졌습니다. 속이 비친다고 해서 다 같은 시스루가 아니라는 걸, 소재와 스타일링을 통해 보여주었지요. 그중 쇼핑과 단장에 영감이 될 만한 룩을 골라보았습니다.
가장 잦은 빈도로 등장한 오간자 소재의 시스루 스커트는 텍스처의 감칠맛이 제대로 돋보이는 피스였습니다. 은은하게 빛나는 자수 디테일과 구겨진 듯 자글자글한 질감이 차분하면서도 수수한 멋을 풍겼죠. 아우터로 매치한 짧은 코트와 스커트 안에 겹쳐 입은 새틴 미니스커트는 실루엣을 더 깊이 있게 만들었고요.
중요한 건 무작정 투명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노출보다 소재 자체의 매력에 집중했음을 알 수 있었죠. 펜슬 스커트가 떠오르는 정직한 셰이프와 적당한 미디 길이 덕에 클래식함마저 묻어났고요. 톡톡한 두께의 니트는 스커트 못지않게 몸에 꼭 맞는 핏이었습니다. 대조적인 소재와 매끈하게 이어지는 실루엣으로 룩의 재미와 기품을 모두 챙겼죠.
시스루 셋업은 이제 런웨이에서 익숙한 그림입니다. 하지만 알투자라는 여타 하우스처럼 과감함이나 드레시함을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반투명 소재는 비침의 부담을 덜어주었고 앞서 말한 바스러질 듯 구겨진 질감에서는 연약하면서도 날것 그대로의 매력이 느껴졌죠.
미끈한 표면의 스커트도 충분히 ‘오묘’했습니다. 모델의 살결과 구분이 가지 않는 누드 톤이었기에 가능한 매력이었죠. 함께한 구성은 페플럼 디테일의 블라우스 한 벌뿐. 미니멀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실루엣을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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