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의 조우, ‘보그 코리아’와 나오미 캠벨
늘 화제를 몰고 다니는 강렬한 매력과 카리스마로 모델이라는 단어 앞에 슈퍼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데 일조한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l). 사업가, 남매의 엄마, 곧 시작될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 전시까지, 런웨이를 떠난 후 또 다른 의미에서 완벽할 정도로 흥미로운 삶을 살고 있는 그녀가 세 번째 <보그 코리아> 커버를 위해 포즈를 취했다.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l)과 그녀의 소장품 컬렉션이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에 전시된다.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은 15세에 코번트 가든에서 처음 스카우트되어 40년 가까이 활동한 영국의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에게 다음 패션 전시를 헌정한다고 발표했다. 심플하게 ‘Naomi’라고 이름 붙인 전시는 현재 진행 중인 가브리엘 코코 샤넬 헌정 회고전이 끝난 후 개최되며, 디자이너들로부터 대여한 과거 런웨이 룩과 함께 캠벨의 광대한 옷장에서 꺼내온 소장품을 선보인다.
큐레이터 소네트 스탠필(Sonnet Stanfill)은 <보그>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패션 역사학자로서 가장 매력적이라 느끼는 건, 그녀의 40년 경력과 하이패션의 정점이 교차하는 부분이에요. 우리는 옷, 그러니까 아주 특별한 옷을 통해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죠.” 영국 <보그> 편집장 에드워드 에닌풀의 큐레이팅을 통해 중요한 패션 사진 작품도 설치되며, 그녀와 사진가들 사이의 특별한 케미로 완성된 종이 위의 마법을 담는다.
모델이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 전시의 주제가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캠벨의 개인적인 참여 역시 이번 전시에 특별함을 더한다. 스탠필은 이렇게 말한다. “캠벨의 목소리와 관점을 강조하기 위해, 그녀와 함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건, 이 전시가 딱히 회고전은 아니란 거예요. 지난 40년을 돌아보는 건 맞지만, 그녀는 아직도 대단히 활동적이에요. 광고에도 출연하고, 패션쇼 맨 앞줄을 빛내는 존재이며, 주기적으로 런웨이를 걷기도 하죠.”
2024년 6월 22일부터 2025년 4월 6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아제딘 알라이아(또는 캠벨이 불렀듯이 ‘Papa’)와 이브 생 로랑, 지아니 베르사체처럼 그녀의 초기 커리어 형성을 도운 디자이너들에 대한 중요성뿐 아니라 비교적 최근 활약한 캠벨의 런웨이 룩에 대한 탐구까지, 말하자면 과거와 현재에 대한 폭넓은 조명이 될 것이다. 또한 샤넬, 돌체앤가바나, 알렉산더 맥퀸, 장 폴 고티에, 버질 아블로 등 총 100개 룩도 전시된다. 전시가 확정되었다고 스탠필이 확인해준 유일한 가운 드레스는 발렌티노의 피엘파올로 피촐리가 2019 멧 갈라에 참석하는 캠벨을 위해 디자인한 핑크색 깃털과 레이스로 된 가운 드레스다.
뮤지엄은 나오미와 긴밀히 협력해 전시를 기획 중이다. “그녀는 확실하게 자신만의 관점을 갖고 있고, 그녀가 그걸 표현하고 싶어 한다는 점은 우리에게 정말 행운이에요.” 스탠필은 이렇게 말한다.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를 대신 전한다는 건 주제넘은 일이에요. 그 대상이 현대 문화에서 가장 많은 옷을 입은 인물 중 하나라면 말할 것도 없죠. 그래서 우리는 진심으로 그녀의 관점과 목소리를 강조하고 싶어요.” <나오미>전의 주제는 단순히 가장 아름다운 옷이 아니라 런던에서 시작된 경력과 삶에 대한 다층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작품들이다.
분명 고를 수 있는 옷이 수천 벌쯤 있지만,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게 살펴봐야 할 옷의 양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전시를 마무리하기까지 피할 수 없는 마감일이다. 여전히 인기 많은 이 모델이 2024 F/W 쇼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스탠필과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 팀은 전시 바로 전날까지 작품을 추가하게 될 수도 있다.
전시가 나오미의 삶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그녀의 경력에 관한 것인지 스탠필에게 물었다. 그녀는 ‘둘 다’라고 대답했다. “아제딘 알라이아에 대한 캠벨의 이야기가 업무적, 직업적 커리어 기반의 관계 이상이라는 사실에는 아무도 놀라지 않을 거예요. 그는 그녀에게 가족과 같았으니까요.” 스탠필이 전시의 가슴 아프고 개인적인 측면을 언급하며 설명했다. “그러니까 그녀에게는 더 옛날 생각이 나고 감정적인 순간들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그녀가 전시의 그런 부분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캠벨의 모델 경력 초기에 그녀와 함께 파리에서 살았고, 지금은 고인이 된 디자이너 아제딘 알라이아는 사랑받는 아버지상이 되었다.
이 전시는 패션계 내 그녀의 개인적인 인간관계를 기념할 뿐 아니라 다양성을 옹호하려는 노력과 자선가 활동도 조명한다. 구체적으로는 1989년 ‘Black Girls Coalition’ 가입, 패션쇼에서 더 많은 다양성을 촉구하는 ‘Diversity Coalition’ 캠페인 등이 포함된다. “캠벨은 모금 활동과 자선 활동을 위해 자신이 가진 기회를 활용하면서, 그녀에게 활력을 불어넣은 넬슨 만델라의 역할을 이야기해왔어요.” 스탠필은 말한다. “전시에서는 그런 요소가 확실하게 드러날 거예요.”
올가을에는 신디 크로포드, 크리스티 털링턴, 린다 에반젤리스타 그리고 나오미까지 1세대 슈퍼모델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들 4인조는 <보그> 9월호 표지를 위해 재회했고, ‘보그 월드: 런던’에서 애니 레녹스가 명곡 ‘Sweet Dream’을 부르는 동안 서로 손을 맞잡고 무대에 들어서며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또 이 슈퍼모델들은 현재 Apple TV+의 다큐멘터리 <슈퍼 모델: 런웨이 위의 레전드>를 통해 1990년대 그들의 엄청난 성공과 그들이 패션 산업과 더 넓은 문화 영역에 끼친 지울 수 없는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나오미는 사라 버튼의 마지막 알렉산더 맥퀸 쇼 피날레에서 화려한 메탈 코르셋 드레스를 입고, 또 하나의 중요한 패션 행사를 마무리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전시로 2024년 역시 기억에 남는 한 해가 될 것이다. (VK)
- 포토그래퍼
- 조기석
- 패션 에디터
- 손은영
- 글
- 엠마 스페딩(Emma Spedding)
- 모델
-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l@Perspective)
- 헤어
- 유진 슐레이만(Eugene Souleiman@Streeters)
- 브레이더
- 뮤리엘 콜(Muriel Cole)
- 메이크업
- 에스더 에어뎀에어(Esther Edeme)
- 네일
- 미셸 클래스(Michelle Class@LMC Worldwide)
- 프롭
- 리디아 챈(Lydia Chan@New School)
- 캐스팅
- 버트 마트로시안(Bert Martirosyan)
- 총괄 프로덕션
- 배우리(Woori Bae), 박인영(Inyoung Park@Visual Park)
- 로컬 프로덕션
- 샤이니 프로젝트(Shiny 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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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uis Vui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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