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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잘 샀다고 스스로를 칭찬할, 투자가치 높은 백 16

2023.10.31

10년 뒤 잘 샀다고 스스로를 칭찬할, 투자가치 높은 백 16

2000년, 캐리 브래드쇼는 오늘날 가장 상징적인 백 중 하나인 펜디의 보라색 바게트 백을 들고 소호를 정처 없이 거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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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년 후, <섹스 앤 더 시티>의 리부트작 <앤 저스트 라이크 댓(And Just Like That)>에서도 이 백은 여전히 캐리의 손에 들려 있더군요(시즌 3 17화에 도난당한 모습이 나오긴 하지만, 이건 또 다른 이야기니 패스하도록 하죠). 펜디의 1999 F/W 컬렉션의 일부인 이 백은 아마도 <섹스 앤 더 시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액세서리 중 하나일 겁니다.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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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핸드백으로 아이코닉한 순간을 남긴 캐릭터는 또 있습니다. 영화 <로열 테넌바움(The Royal Tenenbaums)>에서 카멜 컬러의 버킨 백을 들고 있던 마고 테넌마움(Margot Tenenbaum), 루이 비통과 무라카미 다카시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벚꽃 포셰트를 들고 고등학교 복도를 어슬렁대던 <퀸카로 살아남는 법(Mean Girls)>의 레지나도 떠오르는군요. 이처럼 한 시대와 문화를 정의했던 디자이너 백이 시간이 지날수록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펜디의 바게트 백을 예로 설명해보겠습니다. 1997년, 펜디는 10만 개 이상의 바게트 백을 판매했습니다. 이후 바게트 백은 25년 동안 성실하게 진화해왔습니다.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었죠. 자수 데님, 패치워크, 새틴 등 매번 새로운 버전의 디자인을 내놓았거든요. 수집용으로 완벽했죠.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계에서 가치가 높아질 백을 선택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럽고 현명한 일입니다.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인 더 리얼리얼(The RealReal)의 수석 머천다이징 매니저 켈리 맥스위니(Kelly McSweeney)는 “가방의 리셀 가치를 결정할 땐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요”라고 말하며 “백에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요소가 반영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모노그램이나 로고도 해당되죠. 하우스의 DNA라 할 만한 ‘명백한’ 시그니처가 있는지도 살펴보고요”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집품으로 간주될 만한 가능성을 보는 거예요. 백의 생산이 한정적이었다면 더욱 매력적이죠. 에르메스의 버킨 백이나 텔파의 백이 좋은 예입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캐리 브래드쇼의 바게트 백은 여기에 완벽히 부합하죠.

더 리얼리얼의 전문가들에게 현재 가장 높은 리셀 가치를 지닌 백을 물었습니다. 오래된 클래식부터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신제품까지, 다양했죠.

로에베 – 파세오 백

더 리얼리얼 팀은 “현재 로에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하우스 중 하나예요. 리셀 가치도 상승 중이죠. 평균 판매 가격은 작년보다 16% 상승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디올, 샤넬, 셀린느 등 다수의 메이저 하우스가 얌전한 직사각형 백을 내세우고 있지만 선두를 달리는 건 로에베의 백이라고 하죠.

Courtesy of Loewe
Courtesy of Loewe

생 로랑 – LE 5 À 7 호보 백

소프트 호보 백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매년 가치가 15%씩 상승 중이죠. 실용성을 중시한 백이 인기를 끌면서 단숨에 핫한 아이템으로 떠올랐습니다.

Courtesy of Saint Laurent
Courtesy of Saint Laurent

구찌 – 홀스빗 체인 숄더백

더 리얼리얼 팀은 “구찌 홀스빗 백의 검색량은 작년에 비해 64%나 증가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재출시 이후 늘어난 선택지가 한몫했죠.

Courtesy of Gucci
Courtesy of Gucci

셀린느 – 트리옹프 백

셀린느는 조용한 럭셔리의 선두 주자와도 같은 하우스입니다. 게다가 피비 파일로가 돌아왔습니다. 셀린느 백의 가치가 상승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더 리얼리얼 팀은 “셀린느 백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검색량은 25% 늘어났죠”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피비 파일로의 클래식 박스 백이 연상되는 트리옹프 백의 리셀가는 평균적으로 소매가의 85%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Courtesy of Celine
Courtesy of Celine

프라다 – 테수토 리에디션 2005 숄더백

SNS에서 한 번쯤은 보지 않았나요? 프라다의 리에디션 2005 백은 지난 몇 시즌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죠. 더 리얼리얼 팀은 이 인기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거라 말합니다. 프라다 역시 크리스털, 레더, 새틴 등 다양한 버전으로 재해석하며 오리지널에 대한 헌사를 끊임없이 표하는 중이고요.

Courtesy of Prada
Courtesy of Prada

루이 비통 – 네버풀

루이 비통의 아이코닉한 토트백이죠. 최근 <보그 US>의 필자, 리아나 사텐스타인(Liana Satenstein)이 사무실용 백으로 극찬하기도 했고요. 리셀 가치도 실용성만큼이나 안정적입니다.

Courtesy of Louis Vuitton
Courtesy of Louis Vuitton

미우미우 – 마테라쎄 완더 백

켈리 맥스위니는 “미니 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좋은 예가 있습니다. 2022년 4분기, 미우미우 미니 백에 대한 수요는 2021년 4분기에 비해 3배나 증가했어요. 그중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나파 가죽으로 만든 마테라쎄 완더 백이고요”라고 덧붙였죠.

Courtesy of Miu Miu
Courtesy of Miu Miu

루아르 – 아나 백

1980~1990년대 서류 가방에서 영감받아 탄생한 백이죠. 지난가을 런웨이에 오르며 패션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기 시작했는데요. 맥스위니는 “‘잇 백’에 등극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이미 더 리얼리얼에서도 수요가 많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Courtesy of Luar
Courtesy of Luar

코페르니 – 스와이프 백

아이코닉 백 중 가장 현대적이라 할 수 있는 코페르니의 스와이프 백. 두아 리파, 도자 캣, 카일리 제너 등 영향력 있는 드레서들이 선택하며 더욱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하우스의 2019 F/W 컬렉션에 소개된 후 여러 색상과 사이즈로 재탄생되었는데요. 덕분에 지금은 중고 시장에서 안정적인 투자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Courtesy of Coperni
Courtesy of Coperni

보테가 베네타 – 사르딘 백

클로이 세비니와 켄달 제너가 가장 좋아하는 백이기도 하죠. 마티유 블라지의 보테가 베네타 2022 F/W 컬렉션 이후 ‘잇 백’의 지위에서 내려올 줄 모르고 있습니다. 수요를 미루어볼 때 앞으로도 그 위상은 변치 않을 듯싶고요.

Courtesy of Bottega Veneta
Courtesy of Bottega Veneta

프라다 – 리에디션 1995 토트백

더 리얼리얼 팀은 팬데믹이 가방 트렌드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이야기합니다. 가방이 따로 필요 없던 재택근무가 끝나고 다시 출퇴근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토트백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더 리얼리얼 팀은 “한마디로 말하면 ‘백 투 비즈니스(Back to Business)’ 스타일이 주목받기 시작한 겁니다. 2021년과 2022년을 비교했을 때 토트백에 대한 수요는 30% 증가했죠”라고 설명했습니다. 프라다의 1995 토트백도 이 흐름과 함께 떠오른 아이템 중 하나고요.

Courtesy of Prada
Courtesy of Prada

더 로우 – 90’S 레더 백

더 리얼리얼 팀은 “2022년 하반기, 실린더 백에 대한 검색은 상반기에 비해 35%나 증가했어요. 더 로우의 90’S 레더 백처럼 원통형 핸드백을 찾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죠”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90’S 백처럼 (중고 시장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모델은 소장하는 것만으로 가치가 충분하다는 귀띔과 함께요.

Courtesy of The Row
Courtesy of The Row

포레 르 빠쥬 – 데일리 배틀 27

포레 르 빠쥬의 토트백은 고야드나 모이드에 비해 덜 알려졌을 겁니다. 하지만 중고 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르죠. 맥스위니에 따르면 해당 브랜드의 토트백은 소매가의 평균 88% 가격에 재판매되고 있거든요.

Courtesy of Fauré Le Page
Courtesy of Fauré Le Page

텔파 – 쇼핑백

텔파의 쇼핑백은 지난 5년 동안 리셀 가치가 가파르게, 그리고 꾸준히 상승해온 전무후무한 백입니다. 인기가 너무 좋아 중고 시장에서도 찾기 힘든 아이템으로 명성이 높다고 하죠.

Courtesy of Telfar

펜디 – 바게트 백

바게트 백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가격은 1,000~1,500달러였습니다. 지금은? 2,950~3,750달러를 오가죠. 더 리얼리얼에 따르면 검색량이 날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Courtesy of Fendi
Courtesy of Fendi

에르메스 – 켈리 28

설명이 필요 없는 백이자 에르메스 백의 본격적인 서막을 연 모델이죠. 1930년대, 에밀 에르메스(Emile Hermès)의 사위이자 에르메스를 이어받은 로베르 뒤마(Robert Duma)가 디자인한 켈리 백입니다. 버킨과 함께 진정한 컬렉터 아이템으로 묶이는 모델이죠.

Courtesy of Hermès
Courtesy of Hermès
Megan O'Sullivan
사진
Splash News, IMDb, Courtesy Photos
출처
www.vog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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