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올겨울 멋을 결정지을 패턴 트렌드

2023.11.15

올겨울 멋을 결정지을 패턴 트렌드

반복이 채워내는 힘, 겨울 스타일의 한 끗은 패턴으로 나뉩니다.

2023 F/W 컬렉션은 패턴 풍년이었습니다. 1960년대가 떠오르는 폴카 도트부터 사계절이 거뜬할 꽃무늬, 그런지 무드를 더할 체크 패턴까지. 올겨울만큼은 조금의 단조로움도 허하지 않겠다고 작정한 듯하죠. 동시에 효율적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주렁주렁 액세서리를 곁들이거나 겹겹이 옷가지를 쌓아 올리지 않아도 충만한 실루엣이었거든요. 별다른 기교 없이 룩을 채워내고 싶은 이들에게 영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죠.

도트

Miu Miu F/W 2023 RTW
Marni F/W 2023 RTW
Marni F/W 2023 RTW
Alaïa F/W 2023 RTW

입는 즉시 복고적인 매력을 선사하는 도트 패턴! 미우미우는 패턴이 지닌 무드를 충실히 담아낸 동시에 얄브스름한 소재로 섹시함까지 챙겼습니다. 반면 마르니는 좀 더 대담했어요. 미니멀한 셰이프에 큼직한 도트 패턴을 또렷이 새겼지요. 동화적이었습니다. 똑 떨어지는 라인과 참 잘 어울리는 패턴이라는 걸 알 수 있었고요. 알라이아는 타이트한 핏의 보디수트를 아일릿 디테일로 장식했군요. 알알이 입체성을 얻은 패턴이 한층 감각적이고 관능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플라워

Bottega Veneta F/W 2023 RTW
Balenciaga F/W 2023 RTW
Chanel F/W 2023 RTW

F/W 시즌이 무색하게 꽃밭이 펼쳐졌습니다. 담아내려는 아름다움도 제각각이었죠. 고전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보테가 베네타의 섬세한 자수 패턴에서는 낭만이 읽혔습니다. 발렌시아가의 어둑한 꽃무늬는 솟은 어깨 밑으로 흘러내리는 드레스의 모양새와 함께 더 흐드러져 보였고요. 트위드와 뒤엉킨 샤넬의 동백꽃은 더할 나위 없이 품위 있었습니다.

체크

Andreas Kronthaler for Vivienne Westwood F/W 2023 RTW
Givenchy F/W 2023 RTW
Egonlab F/W 2023 RTW
Zimmermann F/W 2023 RTW
Akris F/W 2023 RTW

Y2K의 다음 타자로 주목받는 그런지 패션도 런웨이에 차근히 스며드는 중입니다. 체크 패턴의 등장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지요. 앞장선 건 (당연하게도) 안드레아스 크론탈러 포 비비안 웨스트우드. 그 행렬은 지방시와 에곤랩까지 이어졌습니다. 팬츠부터 블레이저에 이르까지, 각종 아이템에 선연히 찍혀 있었죠. 체크 패턴의 드넓은 사회성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습니다. 짐머만, 아크리스 등의 하우스는 코트로 풀어내며 패턴의 클래식한 면모를 끌어올렸고요.

애니멀 프린트

Bluemarble F/W 2023 RTW
Roberto Cavalli F/W 2023 RTW
Dior F/W 2023 RTW

겨울 클래식으로 자리 잡은 애니멀 프린트. 예의 고전적인 멋을 내는 건 누가 뭐래도 모피 코트일 겁니다. 하지만 부피가 작은 액세서리부터 시작해도 충분해요. 스카프나 백으로 포인트를 준다면 룩도, 액세서리도 사이좋게 돋보일 겁니다. 드레시한 스커트처럼 원단이 휘날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아이템이라면 더 생동감 넘치는 실루엣이 완성될 테고요. 로베르토 카발리의 핑크 슬립처럼 가벼운 컬러감을 선택하는 것도 부담을 더는 방법입니다.

체커보드

Valentino F/W 2023 RTW
Valentino F/W 2023 RTW
Jil Sander F/W 2023 RTW
Undercover F/W 2023 RTW

스트리트 무드에 치중하고 싶다면 체커보드를 염두에 두세요. 단조로워 보이지만 컬러와 비율에 따라 완전히 다른 멋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이번 컬렉션에서 재미있는 점은 코트, 블레이저 같은 포멀한 아이템으로 등장했다는 것인데요. 체커보드 특유의 펑키한 무드와 아이템의 단정한 자태가 오묘한 매력을 풍겼죠.

그래픽

Rabanne F/W 2023 RTW
Coperni F/W 2023 RTW
Conner Ives F/W 2023 RTW
Stella McCartney F/W 2023 RTW

반복되는 패턴 대신 아름다운 그림을 새겨 넣은 하우스도 많았습니다. 입지 않아도 갖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켰죠. 아이템의 윤곽도 오히려 더 선명히 보였고요. 하우스와 컬렉션, 디자이너의 미감을 가장 직접적으로 맛볼 수 있는 선택지기도 합니다. 라반은 아예 파코 라반과 생전 절친한 사이였던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을 끌어왔습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꾸준히 확대 중인 스텔라 맥카트니는 말 프린트로 동물에 대한 애정을 표했고요.

포토
Courtesy Photos
디자인
한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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