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에서 열린 토미오카 아이의 깜짝 버스킹
최근 한 일본 아티스트가 한국의 젊은 세대를 술렁이게 했다. 틱톡 영상 때문이었다. 느낌으로는 이 영상을 보지 않은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 같았다. 바로 토미오카 아이(冨岡 愛)의 새 싱글 ‘グッバイバイ(Good bye-bye)’의 스튜디오 라이브 영상이었다. 현재 이 영상은 틱톡에서 조회 수 230만 회를 기록했고, 인스타그램 릴스에서는 550만 회를 돌파했다. 반응에 힘입어 제작한 뮤직비디오는 얼마 전 유튜브 조회 수 100만 회를 넘겼다.
토미오카 아이는 이 영상에서 특유의 분위기와 눈빛, 맑은 목소리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노래의 사운드와 멜로디가 어필했음은 물론이다. ‘グッバイバイ(Good bye-bye)’는 차트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재팬 바이럴 50’, 빌보드 재팬의 ‘틱톡 위클리 톱 20’ 등에 이름을 올렸고, 스포티파이의 플레이리스트 ‘도쿄 슈퍼 히트!’에서도 이 노래를 발견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도쿄에서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노래’로 당당히 존재감을 드러낸 셈이다.
앞서 말했듯 이 노래는 한국에서 유독 반응이 좋았다. 한국 팬이 급속도로 늘었고, 서울에 와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그리고 토미오카 아이는 정말로 서울에 왔다. 지난 11월 11일 강남역 부근에서 진행된 그녀의 버스킹에는 어림잡아도 200명이 훌쩍 넘는 사람이 몰렸다. 생각 이상의 반응이었다. 버스킹이 끝난 후 토미오카 아이와 만났다.
오늘 서울에서 버스킹을 했어요. 어땠나요?
한국에는 가족 여행으로 한 번 와봤어요. 그래서 조금 불안한 마음이 있었죠.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이 와주셔서 기뻤어요. 그동안 SNS에서 소통해온 한국 분들이 눈앞에 서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어요. 사실 일본에서는 관객이 공연을 조용히 즐기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한국 분들은 박수로 환영해주시고 목소리를 직접 내시면서 반응하시는 게 인상 깊었어요. 팬이라기보다 같은 팀원 같은 느낌이랄까요. 정말 좋은 추억이에요. 이제부터 한국에서도 열심히 활동하고 싶어요.
한국에서는 토미오카 아이를 ‘グッバイバイ(Good bye-bye)’로 알게 된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그 전부터 계속 활동해왔잖아요. 자기소개를 부탁할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토미오카 아이라고 합니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작곡하는 것도 좋아해요. 작사하는 건 특히 더 좋아하고요. 제 노래가 누군가의 추억으로 간직된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고 있어요.
‘グッバイバイ(Good bye-bye)’는 어떤 마음을 담아 만든 곡인가요?
‘グッバイバイ(Good bye-bye)’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노래였어요. 이 노래 전에 발표한 노래는 대체로 다른 분들이 저라는 아티스트를 위해 만들어주셨어요. 하지만 이 노래는 작사, 멜로디 메이킹 등 제가 스스로 많은 부분을 만들었어요. 제 생각이 그대로 담긴 노래죠. 그런 노래가 해외 분들의 마음에도 전달되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요.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기분도 들고요.
‘グッバイバイ(Good bye-bye)’가 틱톡에서 이렇게 큰 반응을 얻을 거라고 예상했나요?
아니요. 예상 못했어요. 저를 그대로 담은 노래다 보니, 그래서 자신 있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그래서 더 자신이 없기도 했어요. 하지만 틱톡에서의 반응을 보고 근거 없이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더 자신감을 갖게 됐고, 스스로를 더 믿게 됐죠.
데모 버전은 편곡이 다르던데요.
맞아요. 인스타그램에 데모 버전을 올린 적 있어요. 그걸 다시 편곡해서 올렸는데 반응이 좋아서 정식으로 발매하게 됐어요.
평소에는 어떤 음악을 즐겨 들어요?
성장기를 호주에서 보냈어요. 그래서 서양음악을 많이 들었죠. 에이브릴 라빈도 좋아했고, 테일러 스위프트는 기타를 시작한 계기가 된 아티스트예요. 영국 록 음악도 많이 들었고요. 고등학교 때 일본에 돌아왔는데 그 후부터는 일본 밴드의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엘리펀트 카시마시(Elephant Kashimashi)는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알게 되어 많이 들었고, 자드(Zard)의 영향도 받았어요. 부모님이 소장한 음악 CD를 통해서도 일본 음악을 많이 접했죠. 그 덕분에 일본 음악 특유의 가사에 매력을 느꼈어요. 돌려 말하는 방식처럼 비유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 좋았죠.
성장기를 호주에서 보내면서 얻은 것은?
정신적으로 더 강해졌어요. 예를 들어 호주에는 많은 인종이 있는데 그중 ‘아시아인’이라는 한 카테고리로 저라는 사람이 자주 규정되곤 했어요. 그런 경험을 하면서 자기중심을 더 잘 잡아야 한다고 느꼈죠. 그래서 일본에 돌아와서 버스킹을 할 때 간혹 힘든 일이 생겨도 사소한 걸로는 마음이 꺾이지 않았어요. 11년간 호주에서 살았으니 섬세하고 꼼꼼한 일본인에 비하면 아무래도 좀 더 루스한 성격을 갖게 되었달까요. 무엇이든 크게 보는 경향이 생긴 것 같아요.
일본에서 버스킹 하는 영상을 봤어요. 꾸준히, 열심히 하면서 차근차근 올라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예전 활동도 봐주셔서 감사해요. 맞아요. 사실 틱톡도 15~16세 때부터 꾸준히 해왔거든요. 또 지난해 여름에는 ‘전국 버스킹 팁 챌린지’를 했어요. 일본 남쪽의 규슈에서 버스킹을 시작해 점점 북쪽으로 올라가는 시도였어요. 관람객이 주는 팁만으로 교통비를 감당하며 이동하는 도전이었죠. 챌린지 전에는 공연 중간에 멘트를 하는 거나 처음 만난 사람과 속마음을 나누는 게 어려웠어요. 그런데 챌린지를 하면서 한 번도 안 가본 곳에 가서 공연도 하고 시골에도 찾아가서 노래를 불렀거든요. 오로지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워야 한다는 생각으로요. 그러다 보니 지금은 공연 중간에 멘트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됐고, 초면인 사람들과도 친근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됐죠.
‘グッバイバイ(Good bye-bye)’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궁금해요.
“그때 보고 있었던 건 분명히 / 내가 아니고 / 내 등 뒤에 있던 / 그 사람이었겠지(あの時、見ていたのはきっと / わたしじゃなくてさ / わたしの背中越しにいた、 / あの人だったでしょ).”
인스타그램에서 한국 아티스트를 몇 명 팔로우하고 있잖아요. 그중 스키니 브라운(Skinny Brown)이 특히 눈에 띄었어요.
맞아요. 원래 K-팝을 많이 들어요. 그리고 제 노래가 한국에서 반응이 있기도 해서 한국 아티스트를 많이 찾아봤어요. 그러다 스키니 브라운을 발견했는데 모든 게 제 스타일이었어요. 직관적으로 멋있다고 느꼈죠.
곧 새 싱글을 발매하죠?
11월 29일에 ‘愛 need your love’라는 노래를 발표해요. 앞으로 좋은 음악을 만드는 데 더 집중하고 싶고, 한국 분들에게도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싶어요. 언제든 한국을 찾고 싶어요. 저는 준비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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