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어울리고 유행 타지 않는 옷을 입은 두아 리파
샤넬이 대중화한 원단은 200년 역사를 거쳤지만 여전히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원단 자체가 특정 브랜드와 연관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샤넬과 트위드 외에는 예를 찾기 힘들죠. 트위드는 19세기 초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원단입니다. ‘트위드’라는 이름은 순전히 오해에서 비롯되었는데요. 그곳에 방문한 잉글랜드 사람들이 원단을 가리켜 ‘트윌(Twill)’이라고 부르는 것을 스코틀랜드의 강, ‘트위드(Tweed)’로 착각했기 때문이죠.
가브리엘 샤넬은 착용감이 편안한 트위드를 접하고 곧 사랑에 빠졌습니다. 1954년에는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트위드 재킷을 만들었죠. 이 재킷에는 무려 ‘샤넬 재킷’이라는 이름까지 붙는데요. 샤넬의 트위드 재킷은 복식사를 통틀어 가장 의미 있는 의복입니다.
1950년대의 트위드는 남성을 위한 원단이었습니다. 지금보다 두껍고 무게가 더 나갔죠. 마드모아젤 가브리엘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벼운 트위드’를 만드는데요. 이 원단을 활용해 여성을 위한 수트를 제작하죠. 당시 여성복은 상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종류도 많지 않았거니와 대부분 불편하고 답답했죠. 이에 불만을 가진 가브리엘은 활동하기 편하면서 여성성을 강조한 트위드 재킷을 고안했습니다. 그 전까지 여성복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에, 샤넬의 트위드 수트와 생 로랑의 르 스모킹은 여성복의 해방을 상징하게 됐죠.
1954년에 탄생해 지금까지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샤넬의 트위드 재킷. 두아 리파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진행한 <바비> 특별 상영회 Q&A 행사에 방문하기 위해 트위드 코트를 선택했습니다. 샤넬의 2023 F/W 꾸뛰르 컬렉션에 등장한 제품으로, 샤넬의 트위드 재킷을 아주 긴 버전으로 변형했죠. 바닥까지 내려오는 길이와 주얼리 같은 단추가 돋보이는데요. 그녀는 여기에 빈티지한 스타킹과 힐, 코트의 단추와 비슷한 반지를 매치했죠.
두아 리파가 트위드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녀는 평소 보여주는 화려한 패션이 아니라 조금 단정한 룩을 연출할 때 트위드를 선택하죠. 올해 열린 멧 갈라 레드 카펫이 대표적입니다. 그녀는 칼 라거펠트가 사랑했던 샤넬의 트위드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는데요.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다이아몬드’의 조연으로 완벽한 옷이었죠. 두아 리파의 트위드 코트와 드레스는 가브리엘 샤넬의 제작 의도에 완벽하게 부합합니다. 기능적이고 편안하면서 우아하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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