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에는 레더 재킷의 약진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클래식한 바이커 재킷부터 빈티지까지, 다양한 레더 재킷이 거리에 등장했죠. 이제는 레더 팬츠가 활약할 차례입니다. 데님은 물론 울보다도 따뜻할뿐더러, 멋스러운 겨울 룩을 연출하기에 제격이거든요. 런웨이부터 셀럽까지, 다양한 레더 팬츠 룩을 둘러보며 영감을 얻어보자고요!

럭셔리 하우스 중에서도 독보적인 품질의 가죽을 생산하기로 유명한 보테가 베네타를 빼놓아서는 안 되겠죠. 레더 팬츠에 프린팅을 더하거나, 인트레치아토 기법을 적용하기도 했던 마티유 블라지의 실험은 2024 S/S 컬렉션에도 이어졌습니다. 랩 스커트를 레이어드한 것처럼 연출할 수 있는 레더 팬츠를 선보였거든요. 위에는 회사원이 입을 법한 스트라이프 셔츠와 타이를 조합해 균형 잡힌 룩을 완성했습니다.

이어 등장한 룩에서는 스타일링이 돋보였습니다. 흔히 레더 팬츠와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니트 톱을 매치했거든요. 앞선 룩보다는 매트한 질감의 레더를 활용한 덕에 화려한 패턴의 톱이 과하게 느껴지지도 않았고요.

샤넬 역시 보테가 베네타와 비슷한 선택을 했습니다. 깊이 파인 네크라인 덕에 페미닌한 무드가 느껴지는 마리니에르 톱을 매치했죠. “레더가 울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건 편견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미의 선택은 보다 정석에 가까웠습니다. 탱크 톱과 더블 브레스트 코트를 활용해 매니시한 무드를 자아냈죠. 보테가 베네타와 샤넬의 룩에서 영감을 얻어, 탱크 톱을 흰색 니트로 교체해주기만 한다면 한겨울 추위에도 거뜬한 룩을 완성할 수 있겠네요.

Courtesy of Ami

Courtesy of Ami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레더 팬츠를 소화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레더 온 레더’입니다. 소재 본연의 섹시하면서도 반항적인 무드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스타일링이기도 하고요. 레더 온 레더가 과하다는 인식과 달리, 미니멀한 셔츠 재킷을 매치한 아미의 룩에서는 정갈한 분위기까지 느껴졌습니다.

퍼렐의 루이 비통 데뷔 컬렉션에서도 다무플라주 패턴의 레더 팬츠가 등장했는데요. 화려한 레더 팬츠를 입은 만큼 디테일을 최소화한 톱을 더한 것이 눈에 들어오네요.

레더 팬츠를 가장 사랑하는 셀럽을 한 명만 꼽는다면, 정답은 티모시 샬라메입니다. 특유의 중성적인 스타일 덕에 남자는 물론, 여자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곤 하죠. 티모시가 가장 선호하는 것 역시 ‘올 레더’ 룩인데요. 지난 4월에는 헬무트 랭의 레더 슬리브리스 톱을 입고 시네마 콘을 찾았습니다. 최근 영화 <웡카> 홍보를 위해 LA를 찾았을 때는 톰 포드의 레더 셋업을 입고 있었고요. 차분한 레더 재킷이 어딘가 뻔하게 느껴진다면, 티모시처럼 소재나 디자인에 차이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며칠 전 <굿모닝 아메리카> 촬영을 마치고 돌아가는 티모시의 모습인데요. 클래식한 터틀넥과 체크 코트를 활용한 덕에 그 어느 때보다 리얼웨이에 가까운 룩이 완성됐습니다. 두툼한 플랫폼 부츠만 얄상한 구두로 바꿔준다면, 지금 당장 입고 나가더라도 무리가 없을 정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