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분위기가 느껴지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영화 23편
다사다난하던 12개월을 보낸 후 맞이하는 2023년의 겨울입니다. 연말 축제 분위기를 가장 안전하고 아늑하게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와인 한잔과 함께 크리스마스 영화를 감상하는 것 아닐까요? ‘크리스마스 영화’ 특유의 감성을 그리 좋아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각색한 <멋진 인생>(1946) 같은 할리우드 고전 영화도 좋지만 크리스틴 스튜어트 주연의 <크리스마스에는 행복이>나 에밀리아 클라크의 ‘반전’ 있는 로맨틱 코미디 <라스트 크리스마스> 같은 비교적 최신작도 준비했으니, 취향에 맞게 골라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While You Were Sleeping)>
199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교본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죠. 영화는 크리스마스에 시카고 철도국에서 일하는 루시(산드라 블록)가 피터(피터 갤러거)를 기차 사고에서 구하며 시작됩니다. 루시는 늘 같은 시간에 기차를 타는 그를 남몰래 짝사랑하고 있었죠. 피터는 이 사고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그의 가족은 루시를 피터의 약혼녀라고 착각하게 되고요. 루시는 이를 바로잡으려 노력하지만 계속 실패하죠. 그리고 매력적인 피터의 동생 잭(빌 풀만)과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져갑니다.
<탠저린(Tangerine)>
베이커(Sean Baker) 감독이 아이폰 5로 촬영했다는 사실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트랜스젠더 신디(키타나 키키 로드리게즈)와 친구 알렉산드라(마이아 테일러)의 이야기입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두 사람은 신디가 감옥에 있던 사이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운 그녀의 남자 친구 체스터(제임스 랜슨)를 찾아나섭니다.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전날 밤’을 그려낸 영화는 아니지만 놀랍도록 마음이 따뜻해지는, ‘정말 멋진’ 영화입니다.
<나쁜 산타(Bad Santa)>
크리스마스의 마냥 훈훈한 분위기가 너무 싫다면 빌리 밥 손튼과 함께하는 건 어떨까요. 늘 술에 절어 있는 쇼핑몰 직원 윌리로 분한 그는 산타클로스 알바를 하면서 자신의 절도 행각을 숨깁니다. 그러다 그는 서먼 멀맨이라는 소년을 만납니다. 심각할 정도로 천진하고 크리스마스에 집착하는 아이죠. 윌리는 여자 친구와 조수의 도움을 받아 서먼에게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훈훈하지만 냉소주의자도 즐거워할 만한 블랙코미디가 가득합니다.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The Family Stone)>
가장 ‘중산층의’ 크리스마스 영화일지 모르지만 여전히 볼 때마다 흥미진진합니다. 내용은 단순합니다. 사라 제시카 파커가 맡은 주인공 메레디스는 주말에 남자 친구 에버렛(더모트 멀로니)의 집에 함께 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가족은 메레디스를 별로 반기지 않죠. 엄마 시빌(다이안 키튼)과 여동생 에이미(레이첼 맥아담스)는 특히 차갑습니다. 메디스는 결국 참다못해 동생 줄리(클레어 데인즈)에게 지원 요청을 하는데요. 여기서부터 운명이 완전히 엇갈립니다. 에버렛은 줄리와 눈이 맞아버리고, 메레디스는 술에 취해 에버렛의 남동생에게 안기게 되거든요.
<작은 아씨들(Little Women)>
루이자 메이 올컷(Louisa May Alcott)의 19세기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수십 편 가운데 엄밀히 말해 크리스마스 영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 영화로도 손색없죠. 그 이유는 그레타 거윅의 영화를 보기에 나쁜 시기란 없으며, 조의 크리스마스 판토마임 공연부터 마미(Marmee)가 험멜 가족에게 아침 식사를 양보하기로 하는 등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모두 12월 말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에는 행복이(Happiest Season)>
기존 <홈 포 더 할리데이(Home for the Holidays)>와 같은 멋진 퀴어 크리스마스 영화 리스트에 새롭게 추가된 작품입니다. 이 영화에는 시트 크릭(Schitt’s Creek) 시리즈의 댄 레비가 주인공 애비(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절친인 동성애자로 등장하는데요. 그의 커밍아웃 장면을 눈물 없이 볼 수 있는 이는… 로봇입니다.
<로맨틱 홀리데이(The Holiday)>
짝사랑, 새로운 로맨스, 아늑한 펍과 잘생긴 낯선 남자, (배달 음식은 꿈도 못 꿀 것 같은) 눈 덮인 마을 등. 싫든 좋든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모든 요소를 다 담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용 ‘길티 플레저’를 찾고 있다면 이만한 영화도 없죠.
<스크루지(Scrooge)>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각색한 작품은 무수히 많지만, 그중 단연 최고는 알라스테어 심이 에비니저 스크루지로 출연한 1951년 버전입니다. 마이클 케인이 출연한 <머펫의 크리스마스 캐롤(The Muppet Christmas Carol)>(1992)이 그 뒤를 잇고요.
<엘프(Elf)>
2003년 개봉 이후 크리스마스 클래식으로 당당히 자리 잡은 작품입니다. 우연히 산타의 엘프로 키워진, 성인 남자 버디(윌 페렐)가 자신이 인간이라는 ‘진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죠. 페렐표 코미디는 딱히 보고 싶지 않다고요? 주이 디샤넬이 ‘Baby, It’s Cold Outside’를 부른 장면만이라도 찾아볼 것을 추천해요. 이 장면을 보고도 크리스마스 무드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어떤 걸 봐도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
좋은 크리스마스 영화의 기준이 ‘얼마나 당신을 울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면, 이 영화는 최고의 선택입니다. 크리스마스이브, 지치고 우울한 가장 조지 베일리(제임스 스튜어트)가 수호천사의 방문을 받게 됩니다. 오프닝 크레딧이 다 올라가기도 전에 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2003년 이후 이 영화가 없는 크리스마스는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필수 조건’처럼 따라오는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러브 액츄얼리>죠. 젋은 키이라 나이틀리와 더없이 멋진 휴 그랜트, 고인이 된 앨런 릭먼까지. 영국의 로맨틱 코미디 장인들이 총출동한 작품입니다. 이 말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죠.
<그린치(How the Grinch Stole Christmas)>
크리스마스를 싫어하는 초록 머리 배불뚝이를 맡은 짐 캐리의 연기는 감히 말하건대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오리지널 <그린치(The Grinch)>를 하도 많이 봐서 이미 모든 대사를 외울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더 좋은 영화입니다. 어린이 영화를 꼭 봐야 하는 크리스마스라면 이 작품을 선택하세요.
<나 홀로 집에(Home Alone)> 1·2편
크리스마스에 가족이 집을 떠나거나 호텔 방에 홀로 남겨진다는 생각은 어린 시절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슬프고 무서운 일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가장 간절히 꿈꾸는 크리스마스 풍경 중 하나입니다(도둑이 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요).
<산타클로스(The Santa Clause)>
영화의 크리스마스이브는 너무나도 평범하게 시작됩니다. 평범한 가장 스캇(팀 알렌)이 주인공인데요. 밖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은 스캇은 도둑이 들었을 거라 확신하지만 정체는 산타였습니다. 지붕에서 떨어지고 만 거죠. 하지만 누군가는 산타 대신 크리스마스 선물을 배달해야 하는 상황. 스캇은 마지못해 산타 옷에 썰매 고삐를 잡고 배달을 떠납니다.
<라스트 크리스마스(Last Christmas)>
연말 우울증을 날리고 싶다면 선택하세요. 엠마 톰슨이 각본을 맡고, 에밀리아 클라크와 헨리 골딩이 주연한 <라스트 크리스마스>입니다. 조지 마이클의 노래를 중심으로 만들었죠. 전형적인 영국식 유머가 도드라진 작품으로, 플레이하는 즉시 연말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34번가의 기적(Miracle on 34th Street)>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뉴욕 거리에는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사람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그중 하나가 진짜 산타클로스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1947년 작품을 1994년에 리메이크한 이 영화에서 주인공 수잔은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의심하는 여섯 살 소녀입니다. 하지만 백화점에서 ‘산타’로 일하는 크리스 크링글(리처드 아텐보로)을 만나며 바뀌게 되죠.
<머펫의 크리스마스 캐롤(The Muppet Christmas Carol)>
찰스 디킨스가 그려낸 크리스마스 무드는 인형들이 한데 모여 노래할 때 더욱 고조됩니다. 스크루지를 맡은 마이클 케인부터 개구리로 분한 가슴 아픈 캐릭터, 타이니 팀, 여기에 더해진 코미디까지 알차게 채워졌죠. 보고 있노라면 모든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머펫 버전으로 감상하고 싶어집니다.
<모퉁이 가게(The Shop Around the Corner)>
감미롭고 잔잔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흑백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요. 티격태격하는 동료 사이인 알프레드(제임스 스튜어트)와 클라라(마가렛 설리반). 둘 다 본 적 없는 이성과 익명으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워갑니다. 그게 서로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요. 특히 크리스마스이브를 배경으로 하는 엔딩 장면은 보는 이를 설레게 합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
노래와 춤, 흩날리는 반짝이, 화려함 하나 없는 크리스마스가 상상이 되나요? 빙 크로스비와 로즈마리 클루니를 필두로 크리스마스 축제가 시작됩니다. 인상적인 세트와 눈을 뗄 수 없는 의상, 활기 넘치는 무대까지… 볼거리로 넘쳐나죠.
<캐롤(Carol)>
1952년 겨울, 내성적인 성격의 백화점 판매원 테레즈(루니 마라)는 딸 선물을 사기 위해 찾아온 손님 캐롤(케이트 블란쳇)에게 장난감 기차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잔잔한 조명의 찻집, 눈 덮인 크리스마스트리 농장 등을 오가며 금지된 사랑이 시작됩니다.
<세인트 루이스에서 만나요(Meet Me in St. Louis)>
주디 갈랜드가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걸 듣는 것만으로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빈센트 미넬리 감독은 만국박람회를 향해 달려가는 스미스 가족의 일화를 화려하고 풍성한 장면으로 채웠습니다. 약간의 울적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요.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The Apartment)>
한 해의 끝을 매듭짓기 좋은 빌리 와일더식 클래식 코미디입니다. 야심 찬 보험사 직원 버드와 그가 마음에 두고 있는 히스테릭한 엘리베이터 걸 프랜의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외로움을 달래줄 감성 영화입니다.
<화니와 알렉산더(Fanny And Alexander)>
눈 덮인 스웨덴의 한 마을에서 지내는 두 남매. 잉마르 베리만의 시대극만큼 크리스마스의 마법을 매혹적으로 그려낸 영화도 없을 겁니다. 시끌벅적한 크리스마스 파티 장면부터 정교한 성탄극까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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