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말에는 카디건을 필두로 ‘할머니 스타일’이 크게 유행했죠. 할머니 스타일링을 참고한 듯한 룩도 눈에 띄었고요. 이제 우리 할아버지들이 활약할 차례입니다.

최근 ‘요상한 할아버지(Eclectic Grandpa)’ 스타일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랜파코어’, 역시 뜨거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고요. 이 스타일의 핵심은 몇 가지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니트웨어, 패턴, 볼캡이나 타이처럼 위트를 더할 수 있는 액세서리죠. 얼핏 들어서는 간단하지만, 수십 년간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스타일을 완성한 할아버지 룩을 하루아침에 베끼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인데요. 이때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예전부터 ‘할아버지 스타일’을 즐겨오던 스타들입니다.

@feliciathegoat

@feliciathegoat

브랜드 ‘골프 왕’ 디자이너이기도 한 아티스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할아버지 스타일’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셀럽입니다. 팝한 컬러와 시선을 사로잡는 패턴을 활용하는 룩을 보면 영락없이 멋쟁이 할아버지가 연상되거든요. 그런 타일러가 가장 자주 선보이는 조합은 쨍한 컬러의 니트웨어, 브라운 계열의 치노, 흰 양말과 단정한 태슬 로퍼입니다. 화려한 컬러가 들어간 만큼 나머지 아이템은 차분하게 유지하죠.

@feliciathegoat

@feliciathegoat

모자 스타일링 방식 또한 눈여겨볼 만합니다. 종종 헌팅캡과 모피 소재 트루퍼 햇을 쓰고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죠. 타일러는 ‘꽈배기 니트’를 활용한 룩에 포인트를 주기도 하고, 니트 패턴과 컬러 매치를 즐기기도 합니다. 올드한 느낌의 아이템만 활용하니 되레 멋스럽게 느껴지죠.

깔끔한 글렌 체크 패턴을 활용해 품격이 느껴지는 룩을 연출하는 데도 능하고요.

지지 하디드 역시 과거 ‘할아버지처럼’ 차려입고 모습을 드러낸 적 있습니다. 타이는 물론 컬러와 패턴을 적재적소에 활용한 덕에 따분하게 느껴지지 않았죠.

타일러와 지지의 룩을 보고 지금 당장이라도 ‘요상한 할아버지’ 트렌드에 탑승하고 싶어졌다면? 지금 같은 날씨에 시도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스타일링은 바로 니트와 셔츠를 겹쳐 입는 겁니다. 지나치게 드레시하거나 실키한 텍스처의 셔츠를 피하기만 하면 되죠. 스위스 출신 모델 비비안 로너는 데님 셔츠를 이너로, 니트에 예스러운 체크 블레이저까지 걸쳤군요.

어르신들 스타일이 우리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다가올 설날 할아버지와 할머니 집을 방문하게 된다면 그들의 옷장을 슬쩍 들여다봐도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