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도 넘은 나이키 슈즈의 귀환
1964년 1월, 오리건주에서 ‘블루 리본 스포츠’라는 회사가 창립됩니다. 7년 뒤 이들은 ‘나이키’로 사명을 변경하고, 1972년에는 브랜드의 첫 스니커즈를 출시하죠. 나이키의 코르테즈 이야기입니다. 본래 아즈텍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지만, 아디다스에 이름이 비슷한 슈즈가 있어 스페인 출신의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Hernán Cortés)의 이름을 따왔죠. 지금도 브랜드를 상징하는 신발이자, 700개도 넘는 버전이 출시된 아이콘입니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스니커즈답게, 비하인드 스토리 역시 풍부합니다. 포레스트 검프는 코르테즈를 신고 미국을 다섯 번이나 횡단했으며, <미녀 삼총사>에 출연한 파라 포셋 역시 코르테즈를 신고 스케이트보드를 탔죠. 벨라 하디드는 코르테즈 탄생 45주년을 기념하는 캠페인에서 파라 포셋의 아이코닉한 이미지를 재현하기도 했습니다.
코르테즈는 다양한 문화권의 선택을 받기도 했습니다. 1972년 올림픽에서 미국 선수단이 코르테즈를 신고 있는 모습을 본 미국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코르테즈를 구매했죠. 커트 코베인 역시 어린 시절 코르테즈를 신고 있는 사진이 남아 있고, 켄드릭 라마는 아예 나이키와 협업해 자신만의 모델을 출시했죠. 멕시코계 미국인인 치카노에게 디키즈 874와 흰 코르테즈는 유니폼과 같았고요. 치카노 스타일을 대표하는 브랜드, 윌리 차바리아도 종종 코르테즈를 활용한 룩북을 선보이곤 합니다.
사실 코르테즈처럼 ‘아이코닉’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슈즈의 인기가 요동치는 경우는 무척 드문데요. 최근 이 슈즈의 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모든 상황이 코르테즈를 향해 웃어주고 있거든요. 일단, 그칠 줄 모르는 ‘삼바 열풍’ 덕에 레트로한 무드의 스니커즈가 각광받고 있다는 점. 얄상한 삼바와 달리 앞코가 짧고 뭉툭하다는 점 역시 색다른 매력 포인트고요.
코르테즈를 꾸준히 데일리 슈즈로 신어온 셀럽들의 지원사격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알렉사 청이죠. 코르테즈를 스트레이트 데님에 매치한 뒤, 클래식한 아우터를 얹은 룩이 그녀의 시그니처입니다. 언제나 적당히 캐주얼한 룩을 선보이는 알렉사다운 선택이죠.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 역시 코르테즈를 신은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된 바 있습니다. 2020년에는 블랙과 화이트, 그리고 카멜처럼 기본적인 컬러에 코르테즈를 매치했죠. 그녀를 참고해 미니멀한 느낌의 룩을 완성한 뒤, 코르테즈를 얹어 약간의 위트를 더해도 좋겠습니다.
그녀가 사랑하는 또 다른 아이템, 모피 코트를 입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때는 코르테즈의 상징과도 같은 ‘포레스트 검프’ 모델을 선택했네요.
그렇다고 코르테즈가 스포티하거나 깔끔한 느낌의 룩에만 어울리는 것은 아닙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런웨이에서나 볼 법한, 화려한 느낌의 드레스를 코르테즈와 매치했거든요. 믹스 매치의 표본과도 같은 룩이었습니다.
코르테즈만의 장점 또 하나. 다양한 모델이 존재하는 만큼, 컬러 플레이에 용이하죠. 벨라 하디드는 바로 이 점을 활용해 ‘올 화이트’ 룩을 완성했습니다. 올해는 코르테즈 한 켤레만 있어도 거뜬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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