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어떤 집에 살까? 근사한 홈 스타일링이란 이런 것 #마이월드
노출 콘크리트의 미학을 실현한 갤러리 같은 집!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 피터 포일렌(Pieter Peulen)의 벨기에 하우스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감각 좋은 이들이 <보그>에 보내온 랜선 집들이 #마이월드, 그 두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MYSELF 안녕하세요. 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사진작가, 아트 디렉터와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피터(@pieterpeulen)입니다. 현재 벨기에에서 거주 중이며 도심을 벗어나 교외에서 남편, 반려견과 함께 지내고 있어요. 남편과 저는 학생 시절 앤트워프에서 만났습니다. 하지만 앤트워프에선 풀 하우스 타입의 집을 짓기엔 힘들다고 판단했고, 고민 끝에 우리 부부는 고향으로 돌아왔어요.
저는 집에 머무는 걸 정말 좋아하는 자타공인 ‘홈보디(Homebody)’예요. 이곳에서 남편, 반려견과 평온하고 고즈넉한 시간을 즐길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디지털 시대이기 때문에 교외에서 살더라도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숨 가쁘게 돌아가는 도시의 트렌드나 빅 이슈를 다룰 수 있죠.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하는 제게 최근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로웠던 작업은 전자책을 발간한 것입니다. 12월에 발간되었는데, 소셜 계정을 통해 받은 많은 질문이 이 책의 시작이 됐죠. 자주 문의받는 대부분의 소장 가구가 빈티지와 세컨드 핸드라 이에 대해 쉽게 말하기 어려웠는데요. 그래서 이런 가구를 구입하고 좋은 오브제를 발견하는 제 노하우를 모두 책에 담았습니다. 책은 제 웹사이트를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MY HOME 저희 집은 지하는 콘크리트로, 1층은 콘크리트 패널로 쌓아 올린 철골 구조 형태입니다. 집의 절반은 지하에 위치하도록 설계해 침실과 욕실처럼 개인적인 공간은 최대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하죠. 집 모양은 크게 보자면 U자형인데 중심이 남쪽으로 향하고 있어요. 덕분에 아침에 해가 뜰 때부터 저물 때까지 채광이 아주 좋아 지하 공간까지 볕이 들죠. 때론 포근하게, 때론 강렬하게 다채로운 결로 빛이 존재하고 이로 인해 만들어지는 풍경을 무척 좋아합니다.
처음 집을 구상할 때 무엇이든 덧칠할 수 있는, 순수하고 깨끗한 갤러리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가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예술 작품이라 생각해요. 따뜻한 무드를 지닌 소재와 색상의 가구를 선택해 배치하고 있습니다. 모든 오브제가 콘크리트 벽,우드 프레임 창문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도록 하죠.
INSPIRATION 제 홈 스타일링은 하나의 오브제에서 시작해 이를 바탕으로 확장해나가는 것입니다. 완성형으로 존재하거나 고정된 모습이 아니라 끊임없이 유기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려고 해요. 중요한 것은 하나를 들여오면 다른 하나는 내보낸다는 점입니다. 마음에 든다고 무작정 구입해 물건을 늘리는 게 아니라 공간과 가구, 오브제가 만들어내는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죠. 그래서 책상도 여러 번 바꿨고, 식탁이나 램프에도 변주를 줍니다. 물론 램프는 취급에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바꿀 때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요. 알뜰하게, 또 물건의 쓰임과 순환을 생각하며 스타일링합니다. 그래서 빈티지나 세컨드 핸드 제품을 탐색하고 이를 가지고 다양한 스타일로 배치하는 걸 즐겨요.
FAVORITE PLACE 단연코 TV 룸! 집에서 가장 아담한 공간으로 언제나 아늑하고 포근한 공기가 감돌아요. 바쁘고 고된 하루를 보낸 후 영화를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기에 완벽한 장소죠. TV는 프로젝터를 통해 감상하는데, 벽을 스크린처럼 활용하곤 합니다.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그 자체로 아트워크처럼 사용할 수도 있어 아주 만족합니다.
COLORS OF HOME 그레이와 브라운 사이 모든 컬러! 회색을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제 대답은 ‘No’예요. 제가 좋아하는 건 콘크리트의 회색입니다. 노출 콘크리트의 대가라 할 수 있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그 영향을 받아 완성한 저희 집 역시 콘크리트가 주재료이고, 키 컬러는 그레이라 할 수 있어요.
여기에 온화하고 부드러운 매력을 지닌 우드와 브라운 컬러를 더했습니다. 우드 프레임 창문이나 빈티지 브라운 레더 소파가 그 예죠. 또 티토 아뇰리(Tito Agnoli)의 빈티지 우든 체어를 시작으로 조형미가 느껴지는 리스팔(Rispal)의 ‘파리 라 망트 를리지외즈(Paris la Mante Religieuse)’ 플로어 램프, 듀오 디자이너 마시모 & 렐라 비넬리가 디자인한 빈티지 메타포라(Metafora) 커피 테이블, 링클 디테일이 인상적인 리네로제 토고 소파 등. 그레이 컬러의 콘크리트와 우드 & 브라운 톤의 오브제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경에서 큰 행복을 느껴요.
MUSIC FOR HOME 주방에서 요리를 하거나 저녁을 먹을 때 음악을 듣곤 합니다. 다이닝에는 빈티지 숍에서 구입한, 대리석의 일종으로 크림과 레드 브라운 컬러가 믹스된 트래버틴 테이블과 마르셀 브로이어의 블랙 레더 체어를 배치했고요. 이곳에 음악을 더하면 요리 혹은 식사가 좀 더 흥겹고 즐거워지죠. 강렬한 음악보다는 리드미컬하면서 편안한 노래를 즐겨 들어요. 제 플레이리스트에는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이나 디 엑스엑스(The XX) 혹은 서브트랙트(SBTRKT), 시저(SZA)의 음악이 담겨 있습니다.
Frank Ocean – Sweet Life
The xx – Intro
SBTRKT – Hold On
SZA – Snooze
SCENT WITH HOME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의 ‘위스퍼스 인 더 라이브러리’. 영국 옥스퍼드의 도서관, 나무 책상에서 책을 읽으며 보내는 순간을 컨셉으로 한 향이에요. 스파이시한 페퍼 향으로 시작하지만 반전 매력처럼 베이스 노트의 시더우드와 바닐라가 만들어내는 잔향이 포근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남편 선물로 구입했는데, 친구나 가족이 오기 전 뿌릴 때마다 아주 마음에 들어요. 우리 집에 잘 어울리는 향이라고 생각해요.
PERFECT DAY AT HOME 집에서 보내는 완벽한 하루라니! 제일 먼저 집의 모든 공간을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욕실에서 목욕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홈 오피스로 꾸민 공간에서 업무를 보고 싶습니다. 날씨가 화창하다면 정원에 있는 풀에서 수영을 즐기고, 주방에서 정성껏 식사를 만들어 한 끼를 든든하게 먹고 싶어요. TV 룸에서 시리즈 쇼를 감상하며 마무리한다면 완벽한 하루가 될 듯해요.
MEANING OF HOME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제게 집은 ‘구조와 시간’을 의미합니다. 저는 재택근무를 많이 해 외부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죠. 하루를 체계적으로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요. 그렇게 최선을 다하다 보면 각 공간에서 보내는 순간이 모여 하루라는 전체를 이룹니다. 이 모든 것의 배경이 바로 집이죠.
#마이월드는 정성과 애정을 담아 ‘집’이란 공간을 가꾸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이들의 명료하고 오롯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인터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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