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워크 옆 영화관> 9일 상영관
9월 9일 <캣워크 옆 영화관>에서는 기네스 팰트로와 맷 데이먼, 주드 로의 ‘리플리’, 생 로랑의 삶 ‘라무르’, 우디 앨런과 다이앤 키튼의 ‘애니 홀’이 상영중입니다.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
패션 영화로 규정할 순 없지만, 주인공들이 더없이 아름다운 데다 그들의 옷차림이 재미있는 스토리만큼 더 기억에 남기에 나는 <리플리>를 추천한다. 특히 영화를 보는 내내 기네스 팰트로가 다음 장면에서 또 어떤 옷을 입을까 궁금할 정도였다. 나에게 다시 태어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리플리>에서 기네스 팰트로가 어울리는 여자를 원한다. — 박세준(스타일리스트)
라무르
<L’AMOUR FOU>
사실 패션 영화가 많지 않다. 그래서 최근 개봉한 <생 로랑>과 <이브 생 로랑> 등 이브 생 로랑 전기 영화가 많이 떠오를 것 같다. 나는 여러 생 로랑 영화 중에서도 단연 <라무르>다(지금은 작고한 사진가 보리가 수입해 한국에 배급한 이브 생 로랑의 다큐멘터리 영화라 더 기억에 남는다). 영화에서는 생 로랑 평생의 연인이었던 피에르 베르제가 조용히 내레이션하던 대목이 가장 진하게 기억에 남는다. 이브 생 로랑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에도 패션쇼 피날레에 나서던 순간만 웃었고 단 한 번도 웃은 적이 없었노라고. 그리고 늘 괴로워했노라고. — 요니(‘스티브 J & 요니 P’ 패션 디자이너)
애니 홀
<ANNIE HALL>
우디 앨런이 감독하고 다이앤 키튼과 함께 주연을 맡은 1977년 작 <애니 홀>을 엄격하게 ‘패션 필름’에 넣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 속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극 중 애니 홀 역할을 맡은 이 전설적인 여배우의 옷차림(흰 셔츠와 몸에 꼭 맞은 남성용 정장 조끼, 큼지막한 타이와 헐렁한 베이지색 면바지, 그리고 중절모)을 여전히 수많은 패션 블로그와 잡지들이 헌정할 정도로 영향을 끼친 건 사실이다. 둘의 첫 만남과 데이트에서 나오는 ‘애니 홀’ 스타일은 모든 신에서 빛나지만, 가장 마음에 든 장면은 영화 가장 마지막이었다. 현실적인 연인의 만남과 헤어짐을 이야기하는 영화 끝 무렵, 덤덤하게 대화를 나누다 악수하고 떠나는 연인들 뒤에서 홀로 깜박이는 신호등과 무신경하게 연속되는 일상은 지금까지도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 홍석우(패션 저널리스트, 〈The NAVY Magazine〉 에디터)
- 에디터
- 신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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