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로퍼 대신 ‘이 신발’을 신으세요
어느 때보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옷장을 들여다볼 일이 많은 요즘입니다. 올드하다고 생각했던 아이템이 새로워 보이는가 하면, 블레이저에 브로치를 달거나 ‘제인 버킨 스타일’로 가방을 꾸미는 등 스타일링 영감을 얻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제 우리 아버지들이 활약할 시간입니다. ‘요상한 할아버지’ 스타일은 물론이고, 2024 S/S 컬렉션에도 아버지 옷장에서 훔쳐 온 듯한 아이템이 여럿 등장했죠. 그중 하나가 바로 미우미우의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띈 보트 슈즈입니다. 클래식하면서도 차분한 매력을 지녀, 로퍼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보트 슈즈의 유래
최초의 보트 슈즈를 만든 이는 폴 스페리입니다. 조선업자 할아버지를 둔 그는 어릴 때부터 항해와 세일링을 즐겼죠. 그러다 1930년대에 물기가 가득한 바닥에서도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 슈즈를 선보이는데요. 가죽으로 만든 모카신에 흰 고무 밑창을 덧댄 이것이 바로 보트 슈즈의 원형입니다. 세일링을 즐기던 상류층은 곧 보트 슈즈와 사랑에 빠졌고, 미 해군 역시 이를 공식 군화로 채택하죠.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유럽에 퍼진 보트 슈즈는 프레피 룩을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팀버랜드 보트 슈즈
1979년, 팀버랜드가 보트 슈즈를 배 위에서만 신을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이들이 흰 스티치와 러그 솔을 더한 캐주얼 보트 슈즈를 선보였거든요. 이후 1980년대에 전성기를 맞이한 보트 슈즈는 지적인 무드를 머금은 클래식으로 거듭났습니다. 팀버랜드 역시 지금도 디자인과 컬러를 바꿔가며 꾸준히 보트 슈즈를 출시하고 있고요.
2024년에는 보트 슈즈를 어떻게 소화하면 좋을까?
긴 역사를 자랑하는 아이템인 만큼, 다양한 무드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보트 슈즈만의 특징입니다. 데님이나 치노처럼 클래식에 기반을 둔 팬츠는 물론, 언더웨어와도 더없이 좋은 궁합을 자랑하죠. 끝을 모르고 이어지는 팬츠리스 트렌드에 안전하게 올라탈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고 있었다면, 보트 슈즈로 룩에 무게감을 더해보세요. 회색 스타킹이나, 속이 살짝 비쳐 보이는 레이스 스타킹을 활용해도 좋고요!
드레스나 스커트 역시 훌륭한 선택지입니다. 페미닌한 무드의 드레스를 입으며 오묘한 믹스 매치를 완성한 블랑카 미로처럼요. 진주 목걸이와 두툼한 양말 덕에 요상한 할아버지 스타일이 연상되기도 하죠.
꼭 미니스커트를 고집할 필요 없이, 긴 데님 스커트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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