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선 ‘보그 리더: 2024 우먼 나우’ 전시의 작가
〈보그 코리아〉는 1996년 창간 이래 동시대 여성을 지지하고 찬양하며 그들과 함께 걸어왔다. 3월 28일부터 30일까지 ‘보그 리더: 2024 우먼 나우(VOGUE LEADERS: 2024 WOMAN NOW)’라는 행사를 개최하며 그 역사를 이어간다. 2024년 그 첫 번째 주제는 ‘WOMAN NOW’로, 전통적인 한옥에서 우리가 신뢰하는 여성들이 연사로 나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주목받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1930년대생부터 1980년대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들이 조각, 회화, 사진, 설치미술, 가구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참여한다. 이들이 만든 작품, 작가들의 삶에 동지애를 느끼고, 삶의 방향성에 힌트를 얻길 꿈꾼다. 전시작 중 일부만 지면에 담았다. 전시 기획자인 독립 큐레이터 전수연과 참여 작가 윤석남, 차승언, 표영실, 정희승, 황수연, 한상아, 소목장세미, 전현선, 구정아가 〈보그〉 페이지를 빌려 연대의 말을 건넨다.
전현선(1989) 작가의 그림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는 그림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경험한 일을 기록하는 데서 작업이 시작된다. 그는 장면을 재현하기보다는 상황의 분위기, 기류를 묘사한다. 장면 위에 겹쳐진 기하학적 도형은 이미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작가의 감정이나 상황의 분위기다. 그림에 등장하는 도형은 작가가 경험하고 이해한 인간관계, 사물, 상황을 상징하는 추상적 형태이자 작업의 원동력이다. IBK기업은행, 갤러리2, P21, 대안공간 루프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대학교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하이트컬렉션 등 주요 미술 기관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2017년 종근당 예술지상, 2019년 송은미술대상, 2022년 리움미술관 아트스펙트럼 작가로 선정됐다.
전시 참여 계기
대학 시절 여성학과 여성주의의 역사에 대한 강의를 많이 들었다. 오랫동안 차별에 맞서는 용감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배우고는 여자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그렇기에 동시대 여성을 지지하는 좋은 전시를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나의 삶 혹은 예술
미술계에는 정말 다양한 역할이 있다. 그중에서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가 존중받고 빛이 나야 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그런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직접 겪기도 했다. 어느 분야에서든 자신의 역할이나 맡은 일을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나는 아주 용감하지는 못해서 그런 상황이 있을 때 소신대로 발언하거나 싸우지 못했다. 대신 작업을 할 때 더더욱 자유롭기 위해 노력하고 나만의 믿음과 논리로 이끌어가려고 한다. 그런 태도가 점점 쌓이면 언젠가 다른 사람이 받는 제약과 편견을 같이 이겨내줄 수 있지 않을까.
공감하고 위로받는 것
지금 두 가지가 떠오른다. 먼저, 동료 작가들과 그들의 전시. 직접적으로 힘을 주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고군분투하며 만들어낸 멋진 전시를 볼 때, 맛있는 한 잔의 커피를 마시고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다. 그리고 내가 키우는 강아지 ‘아놀드’에게 위로받는다. 아놀드는 내가 작업할 때 항상 옆에서 쉬거나 잠을 잔다. 분주한 아침 시간이 지나고 작업을 시작할 때 나와 아놀드 둘 다 기다렸던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지고 원래 우리의 모습을 되찾은 듯하다.
이 작품을 선보이는 이유
곡선 형태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내 작업 앞에 관람객이 섰을 때, 눈은 바쁘지만 마음과 머리는 편안했으면 한다. 작업 속에는 다양한 요소가 등장하는데 그것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서로 어떤 관계일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상상하고, 그리고 각자의 어떤 기억을 불러내는 요소가 있는지 스스로에게 집중했으면 한다. 내가 자세히 묘사한 대상은 가까이 다가가 보고, 또 멀찍이 떨어진 풍경은 먼 산을 응시하듯이 그림으로부터 뒷걸음쳐서 몸을 움직이면서 감상하길 바란다.
기대하는 부분
한옥이라는 공간에서 하는 전시는 처음이어서 그 부분이 가장 기대된다. 한옥은 창문과 문, 서까래 등이 있어서 선이 많이 강조되는데 그런 건축의 특징이 작업과 잘 조화를 이루기를.
소망하는 WOMAN NOW
18개월 아기와 지내고 있다. 작업과 육아를 병행하다 보면 엄마인 나와 작가인 내 모습이 상충한다고 느껴 힘겨울 때가 있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작업과 육아가 서로 부딪치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게 균형을 유지하고 싶다. 그리고 나를 잃지 않고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 아이도 행복한 일임을 잊지 않고 일상을 살아갔으면 한다.
동시대 여성에게
우리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망각할 정도로 자유롭게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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