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F/W 파리 패션 위크 DAY 6
창의성, 블랙, 쇼맨십. 발렌시아가, 발렌티노, 뮈글러가 각기 다른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2024 F/W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파리 패션 위크 6일 차, 오늘의 쇼를 소개합니다.
발렌시아가(@balenciaga)
“럭셔리라는 개념은 유한함에서 비롯합니다. 그리고 지금 가장 귀하고 한정적인 자원은 바로 창의성이죠. 창의성이 곧 새로운 형태의 럭셔리가 된 겁니다.” 쇼를 시작하기 직전, 뎀나가 <보그>에 보낸 음성 메시지의 내용입니다. 디자이너로 데뷔한 지 꼬박 10년이 지났지만, 뎀나는 여전히 창의성에 목말라 있습니다.
뎀나가 생각하는 창의성이란 다른 시선을 갖는 것입니다. 같은 사물을 다른 시선으로 보면, 새로운 의의와 용도가 탄생하기 마련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발렌시아가의 2024 F/W 컬렉션은 ‘럭셔리’ 그 자체였습니다. 용도가 완전히 뒤바뀐 사물과 옷이 반복적으로 등장했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예가 바로 태그와 팬츠입니다. 품질을 보증하기 위한 제품 태그는 하나의 액세서리가 되었고, 쇼 중반부에는 데님 팬츠를 톱처럼 활용했죠. 쇼의 마지막을 장식한 룩은 브래지어로 만든 드레스였습니다. 컬렉션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이베이였습니다. 쇼에 참석하는 모든 게스트에게 이베이에서 구매한 물품과 함께 인비테이션을 발송했거든요. 이베이는 중고 거래가 활발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중 하나입니다. 중고 거래로 오래된 물건이 새로운 의의를 얻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베이 로고가 그려진 톱과 후디를 마냥 ‘위트’로 치부할 수는 없는 이유죠.
발렌티노(@maisonvalentino)
블랙, 블랙, 블랙 그리고 또 블랙. 발렌티노의 2024 F/W 컬렉션은 블랙으로 가득했습니다. 옷과 액세서리는 물론 모델들의 립까지 전부 블랙이었죠. 쇼가 끝나고 모습을 드러낸 피엘파올로 피촐리 역시 올 블랙 차림이었습니다(흰 스니커즈를 제외하면). 발렌티노가 블랙에 집중한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하우스의 코드를 재정립하고, 전통적으로 ‘남성을 위한 컬러’에 가깝던 블랙을 더 여성스럽게 만들기 위해서였죠.
피엘파올로 피촐리는 발렌티노 2024 F/W 남성복 컬렉션을 선보이며 유해한 남성성을 해체했습니다. 코트와 싱글 브레스트 블레이저처럼 전형적인 ‘남성용’ 의류를 유려하게 풀어냈죠. 여성 컬렉션에서도 전체적인 실루엣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쇼의 시작을 알린 것도 군복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튜닉 톱이었지만,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실루엣 덕에 전혀 남성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죠. 첫 번째 룩 이후에도 블랙을 향한 피엘파올로 피촐리의 실험은 계속됐습니다. 얇은 소재를 활용한 시스루 드레스, 레더 재킷, 모피 코트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옷을 검은색으로 선보였죠. “여성스러움과 강력함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 피엘파올로 피촐리는 본인의 목표를 완벽하게 이뤘습니다.
뮈글러(@muglerofficial)
케이시 캐드월라더는 조용한 걸 견디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사람들이 뮈글러의 쇼를 보며 미소 짓고, 흥분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 캐드월라더는 뮈글러 2024 F/W 컬렉션을 위해 쇼맨십을 발휘했습니다. 쇼장에는 아주 큰 볼륨으로 웅장하고 비장한 음악이 흘러나왔고, 길게 뻗은 베뉴는 거대한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죠. 모델들은 커튼 뒤에서 포즈를 취하거나 커튼 밖으로 나와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이어갔습니다.
컬렉션에 등장한 룩 역시 무대장치와 조명 못지않게 강렬했습니다. 쇼 초반부에는 옷을 벗은 듯한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룩이 연달아 등장했습니다. 다양한 소재로 비대칭 실루엣을 연출한 덕분이죠. 하우스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레더와 코르셋을 활용한 룩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갑옷을 연상시키는 코르셋 톱에 매끈한 레더 코트를 매치한 룩은 꼭 살을 드러내지 않아도 섹시할 수 있다는 메시지처럼 느껴졌죠. 피날레를 장식한 건 다양한 형태의 메탈 프레임을 활용한 드레스였습니다. 젠데이아와 같은 셀럽이 드레스를 입고 레드 카펫을 걷는 모습이 벌써부터 그려지는군요.
#2024 F/W PARIS FASHION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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