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퍼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구찌 컬렉션을 참고하세요
한 트렌드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정반대의 미학을 머금은 트렌드가 싹을 틔우기 마련입니다. 프라다의 청키 로퍼가 유행한 뒤, 모두가 얄따란 로퍼를 찾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진 이유죠. 이후 차분한 매력의 로퍼가 주요 브랜드의 런웨이에 등장하며, 이 예상은 현실이 되는 듯했습니다. 적어도 사바토 데 사르노의 구찌 데뷔 컬렉션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랬죠.
구찌는 ‘로퍼’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하우스입니다. 1953년 홀스빗 로퍼가 탄생한 이래 쭉 그래왔죠.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블로퍼를 유행시킨 것처럼, 사바토 데 사르노가 선보일 로퍼에도 자연스럽게 많은 이목이 쏠렸습니다. 그리고 첫 룩이 등장하자, 모든 것이 분명해졌죠. CEO까지 바꿔가며 쇄신을 천명한 ‘뉴 구찌’를 상징하게 될 아이템이 바로 아찔한 높이의 플랫폼 로퍼라는 사실이요.
구찌의 2024 S/S 컬렉션에는 다양한 컬러의 플랫폼 로퍼가 등장했습니다. 엄청난 굽의 두께에 반해, 어퍼의 셰이프는 날렵해 전혀 둔탁해 보이지 않았죠. 세심한 스타일링 역시 모던한 무드를 연출하는 데 큰 몫을 해냈습니다. 모든 룩에 마이크로 쇼츠 또는 짧은 길이의 미니 드레스를 매치했죠. 플랫폼 슈즈의 높은 굽만큼 다리를 드러내며 최대한 길쭉한 실루엣을 완성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블랙과 화이트, 그레이 등 차분한 컬러를 활용한 덕에 미니멀한 무드마저 느껴졌고요.
지난달 있었던 2024 F/W 컬렉션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힐 형태의 플랫폼 로퍼는 물론 스타일링도 훨씬 다채로웠죠. 톰 포드의 디자인을 연상케 하는 슬립 드레스와 매치한 룩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은은한 레이스 디테일 덕에, 과하지 않게 느껴질 정도의 관능미가 느껴졌고요. 사바토가 제안하는 것처럼 코트를 더하거나 밑에 티셔츠를 레이어드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지난 컬렉션의 마이크로 쇼츠 스타일링이 다소 비현실적이라고 느낀 걸까요? 애매한 길이의 재킷을 활용한 ‘따라 하기 좋은’ 룩이 연달아 캣워크에 등장했습니다. 로퍼의 강렬한 존재감을 의식한 듯, 모든 아이템의 컬러를 통일한 점도 눈에 띄었고요.
유행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홀스빗 플랫폼 로퍼를 신고 구찌 2024 F/W 컬렉션에 참석한 많은 셀럽만 봐도 알 수 있죠. 모두가 각기 다른 무드의 룩을 선보였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플랫폼 로퍼에 한계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는 것 같았거든요. 데본 리 칼슨은 화려한 미니 드레스를, 카롤리네 다우어는 반짝이는 브라 톱을 활용해 섹시한 무드를 자아냈죠. 주얼리 브랜드 레포시의 디자이너, 가이아 레포시는 슬립 드레스 위에 워크 재킷을 걸치며 위트 넘치는 믹스 매치를 선보였습니다.
- 사진
- GoRunway, Getty Images,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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