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은 어느 때보다 컬러풀할 겁니다.

조용한 럭셔리로 인해 베이식한 컬러가 주를 이루던 지난해를 지나왔으니, 이제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때죠. 2024 S/S 런웨이에서부터 티가 났습니다. 꾹 참았던 컬러를 향한 마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듯했어요. 영국 <보그>가 그중 일상에서 시도해봄직한 매치를 골라냈습니다. 현실적이지만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뻔한 조합은 아니에요. 어쩌면 새 옷보다 더 신선한 느낌을 낼 수 있을 테죠.

코발트 블루 + 블랙

의외로 안 어울리는 컬러가 없는 코발트 블루! 산뜻한 동시에 깊이감이 느껴지죠. 블랙을 추천하고픈 이유입니다. 두 컬러가 지닌 차분하고 고요한 매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거든요. 선명한 대비 효과와 함께요. 계절의 들뜬 마음을 감추고 싶을 때 활용하기 좋습니다. 그 뚜렷함이 부담스럽다면 더 로우처럼 파스텔 톤 액세서리를 곁들여 중화하세요.

크림 + 화이트

Proenza Schouler S/S 2024 RTW

Proenza Schouler S/S 2024 RTW

올봄 가장 부드럽고 화사한 조합입니다. 올 화이트 룩의 진부함은 덜되 절제미는 유지할 수 있죠. 상의와 하의를 사이좋게 나누어 입어도, 이너 웨어를 화이트 톤으로 잡고 가도 좋습니다. 이때에는 액세서리도 포인트보다는 조화를 고려해서 선택하세요. 두 컬러의 맑은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관건이니까요.

오렌지 + 네이비

오렌지, 봄의 활기를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컬러가 있을까요! 만인의 색, 네이비를 베이스로 한다면 두려울 것도 없습니다(당연히 데님과도 잘 어울리겠죠). 드리스 반 노튼처럼 패턴 스커트로 우아함을 강조해도 좋지만요. 이왕 입을 거라면 미우미우처럼 쨍한 컬러감으로 상큼함을 마구 뽐내보라고 말하고 싶군요.

버건디 + 그레이

고전미를 원한다면 이 매치입니다. 두 컬러의 진득하고 차분한 기운이 성숙한 매력을 더해주지요. 단, 아이템과 스타일링까지 얌전할 필요는 없어요. 자칫하다간 너무 지루해 보일 수 있거든요. 프라다와 구찌는 각각 메탈릭한 프린지와 광택이 도는 가죽 스커트로 포인트를 주었군요. 캐주얼한 니트 집업으로 무드까지 뒤섞은 구찌의 룩은 특히 유용해 보이죠.

레드 + 화이트

두 컬러가 동시에 돋보일 수 있죠. 흰 티셔츠에 레드 팬츠 같은 단순한 매치가 수월하겠지만요. 레드 컬러의 전성기를 지나온 지금, 조금 더 응용력을 발휘해도 좋겠죠. 페라가모처럼 레드를 주인공 삼아 레이어드 스타일링을 시도해보는 겁니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애초에 레드와 화이트가 어우러진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