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축구 유니폼과 함께할 팬츠와 스커트
요즘 들어 아빠가 옷장에 고이 모셔둔 축구 유니폼이 자꾸만 탐납니다.
2022년 이후 스트리트 패션은 과거의 멋을 지치지도 않고 발굴해내는 중입니다. 이런 흐름을 반기는 건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향수를 자극하는 패션은 언제나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니까요.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건 애슬레저 스타일입니다. 럭비 셔츠부터 테니스 스커트까지, 스포츠에 뿌리를 둔 아이템이 트렌드의 주도권을 잡고 있죠. 축구 유니폼도 마찬가지입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브릿팝 가수들은 청바지에 축구팀 셔츠를 입었습니다. 밴드 오아시스의 팬들은 전면에 밴드 로고를 새긴 스포츠 저지를 입기도 했죠. 당시 제가 가장 좋아했던 아티스트 중 한 명인 퍼기(Fergie)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녀에게서 스포츠웨어를 패션 아이템으로 소화해내는 방법을 배웠죠.
지금 이 흐름은 발렌시아가 2020 F/W 컬렉션의 공이 큽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블록코어에 불을 붙였고요. 이후 축구 유니폼은 너도나도 입는 패션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유니폼 저지의 스포티하고 쿨한 무드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들었죠. 스타일링도 가지각색입니다. 저는 플리츠스커트와 놈코어 스니커즈로 로맨틱한 매력을 더하곤 해요. 얼마 전에는 우븐 미디스커트와 포인티드 토 부츠를 매치해봤죠. 꽤 잘 어울리더군요. 스크롤을 내려보세요. 축구 유니폼과 함께하면 좋을 만한 아이템을 꼽아봤습니다.
와이드 팬츠
가장 쉽게 시도해봄직한 아이템은 와이드/플레어 팬츠입니다. 유니폼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거든요. 슈즈로는 밑창이 두툼한 플립플롭이나 날카로운 스틸레토 힐을 추천합니다. 스니커즈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마무리가 되어줄 거예요.
데님 스커트
데님은 언제나 옳습니다. 뻔한 느낌이 싫다면 청바지 대신 청치마가 제격이에요. 키튼 힐, 핸드백 같은 페미닌한 액세서리는 레트로한 분위기를 완성해줍니다. 물론 트랙 샌들이나 테니스 스니커즈도 잘 어울립니다. 유니폼 본연의 캐주얼 무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안전한 선택이죠.
테일러드 팬츠
클래식한 수트 팬츠는 어떨까요? 우아함과 무심함을 오가며 미묘한 멋을 자아내는 조합입니다. 하이 웨이스트 스타일에 넉넉한 사이즈라면 더욱 좋겠습니다. 길쭉해진 라인과 함께 유니폼의 실루엣을 한층 더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어주죠.
퀼로트 팬츠
통이 너무 넓어 치마를 입은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퀼로트 팬츠입니다. 밑단까지 퍼지는 풍성한 실루엣은 보기에도 입기에도 편안하죠. 어떤 톱이든 돋보이게 해주고요. 그게 축구 유니폼이라면 효과는 배가됩니다.
파라슈트 팬츠
주말에 입고픈 매치입니다. 편하고 도회적이죠. 중성적인 매력도 묻어나고요. 색 조합하는 재미도 쏠쏠할 겁니다. 신발은 스니커즈가 제일 잘 어울리는데요. 이렇게 메인 아이템이 모두 스포티할 때는 액세서리에 신경 써줍시다. 볼드한 이어링이나 네크리스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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