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확실한 시계 트렌드_1 #보그 워치스 앤 원더스 2024
놀랍도록 아름답거나, 현실을 초월한 정교함을 담거나, 혹은 현재를 뛰어넘는 최첨단 기술을 장착하거나.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워치스 앤 원더스 2024’에서 발견한 시계의 면면에는 표면적 아름다움 그 이상의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었다. 4일간 채집한 2024년 시계의 모든 것.
Bulgari ‘워치스 앤 원더스’가 열리는 컨벤션 센터를 벗어나 제네바 시내의 호텔 스위트룸에서 불가리 시계를 만났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건 안도 다다오와 함께한 세르펜티 투보가스 컬렉션이다. 사계절을 시계 속에 담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한 건 그린 어벤츄린, 타이거아이, 화이트와 핑크 컬러 자개였다. 동양적이고 구조적인 건축의 대가는 불가리의 뱀을 만나 사계를 섬세하게 상감 세공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오묘하게 빛나는 다이얼을 벗어나면 새로운 놀라움이 기다린다. 2024년 버전의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COSC’는 하이엔드 기계식 워치메이킹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1.70mm의 두께는 종잇장을 팔목에 올린 듯 자연스러운 동시에 감탄을 자아내는데, 이 얇은 시계에 수많은 부품이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정확한 시간을 알린다는 건 불가리의 자긍심이 될 만하다.
Hermès 초현실적인 분위기의 에르메스의 공간에 들어서는 건 하나의 색다른 경험이다. 뉴욕의 예술가 에린 오키프(Erin O’Keefe)가 디자인한 공간에서 처음 만나는 건 시간을 자르듯 선명한 커팅이 돋보이는 에르메스 컷 컬렉션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필립 델로탈(Philippe Delhotal)이 완성한 워치의 특징은 새틴 및 폴리싱 마감 케이스의 측면을 칼로 잘라낸 듯한 디자인이다. 독특한 형태를 살리기 위해 1시 30분 방향으로 옮긴 크라운과 빛 반사 효과를 담은 다이얼도 인상적이다. 컷 컬렉션이 현대적인 일상을 위한다면, 에르메스 하우스의 예술성을 자랑하는 시계도 빼놓을 수 없다. 3축 투르비용과 미닛 리피터를 담은 ‘아쏘 뒥 아뜰레’와 실크 스카프에서 디자인을 담아온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의 오묘한 아름다움은 지금 에르메스가 어떤 시간을 가리키는지 짐작할 수 있는 증거가 된다.
Hublot 2주 동안 이어지는 에너지의 시계. 위블로의 ‘빅뱅 MP-11 워터 블루 사파이어’는 7개 배럴로 2주의 파워 리저브를 과시한다. 6년 전 처음 선보인 MP-11 모델이 남다른 생명력을 자랑하는 건 그 속에 숨은 수많은 기술 덕분이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컬러는 위블로의 팬을 만족시킬 만하다. 강렬한 오렌지 컬러도 인상적이다. ‘빅뱅 유니코 오렌지 세라믹’은 우리가 바라는 위블로 워치의 모든 걸 갖췄다. 완벽한 폴리싱의 세라믹 소재는 충격과 스크래치 앞에서도 움츠러들지 않는다.
Rolex 롤렉스의 장점이라면 큰 소리를 내지 않아도 누구나 귀를 기울인다는 점이다. 그들의 시계도 그런 개성과 닮았다. 획기적인 변화는 없다. 대신 모두가 좋아하는 모델은 새로운 변신을 거듭한다. 그 시작은 ‘오이스터 퍼페츄얼 GMT-마스터 Ⅱ’다. 그레이와 블랙이 균형을 이루는 이 컬러에서 특히 돋보이는 건 ‘쥬빌레 브레이슬릿’ 모델이다. 새로운 버전의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데이트’ 역시 소란스럽지 않다. 에버로즈 골드도 옐로 골드도 모두 꼭 자기 자리를 찾은 듯 자연스럽다. 만약 롤렉스 마니아 카페에 가입할 정도의 애호가라면 ‘오이스터 퍼페츄얼 롤렉스 딥씨’에는 열광할 만하다. 옐로 골드와 블루의 만남은 대담하고도 모던하다.
Tag Heuer 태그호이어 ‘까레라 데이트 36mm’는 까레라 애호가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963년 탄생한 호이어 까레라의 비율을 그대로 반영해 오리지널 디자인에 대한 찬사를 그대로 담은 것은 물론 세 가지 컬러의 다이얼과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젠더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Panerai 파네라이는 이탈리아 최초로 아메리카 컵 디펜더에 도전하는 루나 로사 프라다 피렐리 팀의 공식 후원사다. 올해 ‘워치스 앤 원더스’를 통해 공개된 ‘섭머저블 GMT 루나 로사 티타니오 PAM01507’은 아메리카 컵에서 사용하는 기술과 소재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인덱스와 아워 핸드에 새로운 슈퍼-루미노바® X2를 적용해 칠흑 같은 어둠도 두렵지 않다.
Jaeger-LeCoultre ‘듀오미터 헬리오투르비옹 퍼페추얼’은 극한의 창의성을 상징한다. 3개 축으로 회전하는 투르비용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운동학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매뉴얼 칼리버 388은 그랑 데이트 인디케이터와 퍼페추얼 캘린더까지 갖췄다. 연도 인디케이터와 문페이즈 인디케이터 역시 주목할 만하다. 연도 인디케이터는 윤년의 마지막 숫자를 레드 컬러로 표시할 정도로 기민하고, 문페이즈 인디케이터는 122년간 오차 없이 정확하다. 볼록한 크리스털과 원형 베젤을 갖춘 새로운 듀오미터 케이스는 메종 아카이브에서 ‘사보네트 포켓 워치’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Piaget 피아제는 다시 한번 워치메이킹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2mm 두께에 플라잉 투르비용을 탑재한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컨셉 뚜르비옹’ 150주년 기념 모델이 그것이다. 종이처럼 얇은 케이스에 들어가는 초소형 부품을 고안하는 것부터 투르비용을 삽입하는 것까지, 이 시계를 제작하는 모든 과정은 치열한 도전이었다. 우아한 블루와 골드 컬러는 메종의 DNA인 ‘품격’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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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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