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다한 줄 알았던 ‘이 슈즈’가 돌아왔다
논슈즈 열풍은 올해도 여전합니다. 최근에는 젠데이아가 보테가 베네타 논슈즈를 신고 모습을 드러냈고, 알라이아의 피시넷 슈즈 역시 그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죠.
논슈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메시나 망사 소재지만, 사실 이 트렌드의 원조 격이라 부를 만한 아이템은 따로 있습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큰 인기를 끈 삭스 슈즈가 바로 그것이죠. 지금도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을, 발렌시아가 스피드 트레이너가 불러온 흐름이었습니다. 마르지엘라, 베트멍, 이지(Yeezy) 등 여러 브랜드가 부츠와 양말을 결합한 형태의 슈즈를 선보였죠. 당시 ‘논슈즈’라는 용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삭스 슈즈는 그 정의에 완벽하게 부합합니다. 신발을 신지 않은 것 같은 착시 효과를 일으킨다는 점은 같으니까요.
이런 거대한 트렌드가 으레 그렇듯, 삭스 슈즈 역시 완전히 잊히는 듯했습니다. 2020년 이후 런웨이는 물론 거리에서도 그 자취를 찾아보기 힘들었죠. 하지만 삭스 슈즈가 복귀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보테가 베네타의 2023 F/W 컬렉션에 삭스 슈즈가 등장했거든요. 복숭아뼈를 완전히 덮는 긴 목과 얇은 밑창까지,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슈즈였습니다.
지난 18일 리한나가 바로 이 삭스 슈즈를 신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보테가 베네타의 ‘차분한’ 스타일링과 달리 스트리트 브랜드 어웨이크 뉴욕의 스웨트 셋업을 매치했죠. 양말 안에 팬츠 밑단을 마구잡이로 욱여넣으며, 스포티한 무드를 한껏 살린 스타일링이었습니다. 트랙 팬츠를 활용한 다양한 아이템의 믹스 매치가 유행하는 지금, 더 귀감이 되는 룩이었죠.
리한나의 룩을 보며 자세히 알아보니, 그간 알게 모르게 삭스 슈즈를 신어온 셀럽이 눈에 띄더군요. 지난겨울 보테가 베네타 캠페인 이미지로 변신한 파파라치 샷 속 그녀가 신은 것이 바로 삭스 슈즈였고요. 오버사이즈 톱을 걸치며 우아한 팬츠리스 룩을 소화할 때도 충분히 논슈즈를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금 보테가 베네타 의상을 가장 멋스럽게 소화하는 스타, 에이셉 라키가 빠질 수 없죠. 그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카디건과 헐렁한 데님 팬츠에 삭스 부츠를 신었습니다. 올 초부터 이어지는 ‘요상한 할아버지’ 트렌드를 연상케 했죠. 삭스 슈즈가 예전과는 사뭇 다른 범용성을 자랑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2010년대 중후반에는 조거 팬츠나 프린트 후디 등을 활용해 스트리트 룩을 연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니까요.
질다 암브로시오의 룩을 보니 올여름 샌들을 대신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짧은 길이의 레깅스에 삭스 슈즈를 신은 모습이 더없이 시원해 보였습니다. 다리가 훤히 드러나며, 착시 효과를 더 강화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고요!
끊임없는 논란에도 부정할 수 없는 스타일 아이콘 카니예 웨스트 역시 삭스 슈즈 트렌드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카니예는 최근 고샤 루브친스키(그 역시 2010년대 중반 삭스 스니커즈를 선보였습니다)를 디자인 책임자로 선임하며 이지 브랜드의 부활을 알렸는데요. 이지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팟(Pods)’이라는 심플한 디자인의 삭스 슈즈를 20달러라는 놀라운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 사진
- GoRunway,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Backgrid,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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