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원피스는 뽀얗고, 꼼꼼하고, 요염하고, 로맨틱합니다
보헤미안 스타일이 심상치 않습니다. 러플, 레이스, 패턴 등 지금 패션계는 자유롭고 로맨틱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끌어오고 있죠. 나머지 틈새는 코케트 미학이 야무지게 채우고 있고요.
그리고 올여름 그 매력을 극대화할 아이템이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낭만적이고 앤티크한 분위기를 풍기는 아이템이죠. 바로 촘촘하고 정교한 자수 패턴이 돋보이는, 새하얀 레이스 드레스입니다. 의아해하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화이트 레이스 드레스는 일상보다는 웨딩드레스의 세계에서 더 친숙한 아이템이니까요. 걱정 마세요. 실루엣은 여름 신부 못지않게 로맨틱할지 몰라도, 그 방식은 가볍고 쉽습니다. 런웨이만 슬쩍 들여다봐도 알 수 있죠.
마이클 코어스는 2024 S/S 컬렉션에서 해변가에 어울릴 법한 화이트 레이스 드레스를 오프닝 룩으로 올렸습니다. 고상한 기운이 묻어나는 레이스 드레스를 가벼운 플랫 샌들과 바스켓 백에 매치했죠. 여유로웠습니다.
슬슬 수면 위로 올라오던 보헤미안 스타일에 부스터 역할을 한 건 끌로에 2024 F/W 컬렉션입니다. 묵직한 싸이하이 부츠와 대비되는 투명하고 가벼운 레이스 드레스, 흠잡을 데 없이 세련된 모습이었죠. 시크함과 로맨틱함이 공존했고요.
유행은 레드 카펫 위에서 빠르게 번졌습니다. 시에나 밀러, 제니퍼 로렌스, 아이리스 로 등 모두 패션에 일가견 있는 셀럽들이었기에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어요. 화이트 레이스 드레스가 제법 다양한 스타일을 아우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기도 했죠.
벨라 하디드도 슬그머니 합류했습니다. 지난 5월 록의 레이스 코르셋과 레이스 스커트를 착용해 드레스 못지않은 효과를 봤죠. 주얼리는 금빛으로 통일했군요. 뽀얀 레이스와 반짝이는 금빛의 조화에서 그윽한 고전미가 느껴집니다.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는 지난해부터 레이스 드레스를 즐겨 입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모습에 포착된 건 두 번, 컬러는 라임과 화이트였는데요. 슈즈 선택에 차이를 두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연두색 드레스는 시원한 끈 샌들로 마무리해 싱그러운 느낌을 연출했어요. 반면 새하얀 레이스 드레스는 두툼한 블랙 부츠를 매치해 대비 효과를 냈습니다. 끌로에가 보여준 아름다움과 같은 결이죠.
레이스 드레스의 아름다움은 공예미와 투명함에 있습니다. 얄브스름한 소재에 세밀한 패턴, 그 사이로 비치는 살결과 보디라인이요(물론 안감이 내장된 드레스도 있지만요). 매끈한 화이트 드레스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낼 수밖에 없죠. 슬립 드레스를 받쳐 입어도 부담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레이스가 디테일로 자리한 디자인을 선택하세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좀 더 걸리시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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