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X
X의 이름이 ‘트위터’였던 시절, 화면 속 세상은 자유로웠습니다. 사용자들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로 타임라인을 장식할 수 있었죠. “배가 고프다”며 혼잣말을 해도 되고, 좋아하는 스타의 사진을 올리며 ‘주접’을 떨어도 되고, 남몰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쳐도 되는 작은 세계였어요.
누군가는 은밀하게, 또 다른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즐길 수 있었던 트위터가 바뀌기 시작한 건 2022년이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부터였죠. 트위터라는 이름 대신 ‘X’가 되었고, 파랑새 로고도 ‘X’로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재잘대는 게 기본 기능이었던 X는 전자상거래와 금융 업무 기능까지 탑재한 ‘슈퍼 앱’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변화가 시작된 지 아직 2년이 채 되지 않은 현재, X는 새로운 방침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합의된 형태의 성인 콘텐츠 게시를 공식적으로 허용합니다. X는 “합의하에 생산·배포되는 한 성적인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제작·배포·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시각적인 것이든 글이든 성적인 표현은 합법적인 형태의 예술적 표현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X의 이런 결정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한 결과인데요, X는 새로운 방침을 제시하면서도 불법적인 콘텐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X는 “착취, 비동의, 대상화,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대상화 또는 피해, 음란 행동을 조장하는 콘텐츠에 대해선 금지한다”고 밝혔고요. 이용자의 프로필이나 배너 등 눈에 잘 띄는 부분에 성인용 콘텐츠를 게시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유튜브 등 다른 소셜 미디어는 성인 콘텐츠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내놓았는데요, X는 오히려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역시 일론 머스크의 거침없는 차별화 전략의 일부겠죠. X의 이번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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