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보는 안목을 높여줄, 더 로우 베스트 백 7
카메라에 포착된 셀럽들의 일상 사진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손에는 커피가 들려 있고 주변에는 경호원이 항시 대기 중이죠. 파파라치를 피하기 위한 선글라스와 모자도 필수고요. 그리고 그들의 어깨엔 늘 더 로우의 백이 있습니다.
요즘 잇 백은 옛날과 다릅니다. 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로고 없는 디자인이 대부분이죠. 더 로우는 로고를 과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타일리시해 보이고 싶은 셀럽들이 애용하는 하우스입니다. 브랜드는 2006년,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흰 티셔츠를 만들겠다는 올슨 자매의 포부로 탄생했습니다. 그들은 영국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옷은 로고의 힘 없이도 팔리는 건지 궁금했어요. 오직 질 좋은 원단과 아름다운 핏만으로 말이에요”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해보니 정말 그렇더군요”라고 덧붙였습니다.
더 로우 백은 세련된 취향의 대명사로 통합니다. 버킨 백이나 여타 클러치 백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녔죠. 올슨 자매는 일상을 거의 공개하지 않는 셀럽으로 유명한데요. 파파라치 카메라에 (드물게) 포착될 때면 항상 한 손에는 더 로우 백을, 나머지 손에는 커피나 담배를 들고 있죠. 그렇게 마고 백을 비롯한 더 로우 백은 올슨 자매 특유의 감성을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필수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조 크라비츠와 제니퍼 로렌스는 더 로우 백 없이는 문밖을 나서지 않습니다. 럭셔리 백 애호가인 헤일리 비버는 최근 보테가 베네타의 조디 백보다 더 로우의 아이다호 토트백을 자주 들죠.
이 정도 인기를 얻은 백이라면 그다음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입소문이 퍼지며 모두가 구매합니다. 그리고 거리에서 같은 백을 든 사람을 심심찮게 발견할 때쯤이면 유행은 끝이 나죠. 지금껏 사랑받은 잇 백은 대체로 이 수순을 밟았습니다. 하지만 더 로우는 예외입니다. 피로감이 덜하죠. 오히려 미래의 가보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유행 타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가격대가 만만치 않거든요. 정교한 장인 정신에 온 신경을 쏟아부은 덕분입니다. 800만 원이 훌쩍 넘는 토트백을 눈 하나 깜짝 않고 살 수 있는 타깃 고객층에게는 이 정도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요.
더 로우 백 열풍의 시작은 애스콧(Ascot) 이브닝 백이었습니다. 새틴 소재에 매듭 손잡이가 달린 핸드백인데요. 2018년, 조 크라비츠가 줄기차게 들며 관심을 받았습니다(애스콧 백은 현재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후 아이다호, 슬라우치 바나나, 마고 백 등이 바통을 이어받았죠.
네타포르테의 신상품 섹션을 자주 둘러보는 독자라면 슬라우치 백 정도는 금세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더 로우의 미학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좀 더 훈련된 안목이 필요합니다. 스크롤을 내려보세요. 더 로우의 베스트 백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아이다호
아이다호 백은 헤일리 비버, 켄달 제너 등이 즐겨 드는 가방입니다. 사다리꼴이 특징인데요. 수납공간이 워낙 넉넉해 여행용 토트백으로도 자주 꼽힙니다. 특히 가죽 소재의 진한 초콜릿 브라운 컬러 제품이 가장 인기입니다. 낡은 캔버스 토트백보다 훨씬 더 멋스럽고 중후한 분위기를 자아내죠.
마고
마고 백은 현재 더 로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입니다. 매 시즌 다양한 소재와 색상, 사이즈로 재해석되며 하우스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네타포르테의 마케팅 디렉터 리비 페이지(Libby Page)는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마고 백은 남들과는 다른 데일리 백을 찾는 고객들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켰어요. 정말 엄청난 성공을 이루었죠”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브라운스의 수석 바잉 책임자 헤더 그램스턴(Heather Gramston)은 마고 백 재고를 확보하는 게 가장 힘들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글로벌 패션 검색 플랫폼 리스트는 2023년 4분기 마고 백 검색량이 전년 대비 198%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켄달 제너, 조 크라비츠, 제니퍼 로렌스 등 마고 백을 애용하는 셀럽들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죠.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마고 백을 ‘제2의 버킨 백’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N/S 파크
N/S 파크 토트백은 2021 S/S 컬렉션에 처음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길고 납작한 손잡이와 깔끔한 라인, 매끄러운 셰이프! 어떤 스타일로 입었든 실루엣을 전혀 방해하지 않죠. 조 크라비츠, 제니퍼 로렌스, 지지 하디드 등의 어깨에서 자주 발견되는 백이기도 한데요. 더 로우가 창립 이래로 가장 신중하게 손보고 다듬어온, 조용한 럭셔리의 전형과도 같은 모델입니다. 페이지는 “더 로우는 심플하지만 고급스럽고 독특합니다. 조용한 럭셔리의 기준과도 같죠. 매 시즌 하우스의 DNA에 한결같이 충실한 모습을 보면 경외심이 들 정도입니다. 지적이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제격이죠”라고 설명합니다.
슬라우치 바나나
더 로우식 범백은 이렇습니다. 2019 S/S 컬렉션에 처음 등장한 이후 주력 아이템으로 등극한 크로스 백입니다. 몸통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초승달 모양이 매력적이죠. 무엇보다 두 손이 자유롭습니다. 시티 백으로 활용하기 좋아요.
소피아
소피아 백은 2023 리조트 컬렉션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뉴욕에서 파리 패션 위크로 자리를 옮긴 후 선보인 첫 런웨이였죠. 파리에 잘 어울리는 우아함과 세련미였습니다. 톱 핸들과 잠금장치, 구조적인 실루엣이 참 고풍스럽죠. 셀럽들 사이에서는 톱 핸들 버전이 인기가 좋지만요. 크로스 보디와 숄더 스타일도 실용적이고 아름답습니다.
달리아
클래식한 바게트 백 스타일입니다. 더 로우의 미니멀리즘 미학을 대표하는 아이템이에요. 섬세한 스트랩과 금빛 지퍼, 기하학적 실루엣이 특징인데요. 광택감이 도는 가죽으로 만든 블랙과 화이트 컬러 버전은 분명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겁니다. 딥 레드 컬러는 우아하고요.
하프 문
하프 문 백은 1990년대식 숄더백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인체 공학적인 곡선형 실루엣과 어깨 아래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라인, 스웨이드 안감 등 혹할 만한 포인트가 많은 모델입니다.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 헤일리 비버, 소피 터너, 켄달 제너 등 옷 좀 입는다는 셀럽들의 애착 백이기도 해요. 패션 소싱 앱인 소스웨어(Sourcewhere)를 운영하는 에리카 라이트(Erica Wright)는 이전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더 로우는 소장 가치가 가장 높은 브랜드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그러고는 “특히 하프 문 백은 직접 들어보지 않고 보기만 해도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될 거라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 로고, 패턴, 컬러 뭐 하나 거슬리는 부분이 없어요. 한마디로 위험 부담이 없습니다. 요즘 고객들은 ‘신선한’ 백보다 유행 타지 않고 오래 들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니까요”라고 설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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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Emma Spedding
- 사진
- Getty Images, Courtesy Photos, Instagram, Splash News, GoRu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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