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인 얼굴, 사랑스러운 입술과 단단한 눈빛 그리고 알 수 없는 표정. 민지의 옆모습은 어딘지 시적이다.
샤넬 2024/25 가을/겨울 프리 컬렉션의 키워드 중 하나는 가장 일상적인 아이템으로 마법 같은 순간을 만드는 방법이다. 가죽 재킷에 하얀 니트 톱, 실버 목걸이 같은 가장 기본적인 스타일의 민지가 유독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사랑스러울 정도로 당돌한 민지의 표정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칼라 없는 심플한 데님 재킷과 까멜리아 패턴 청바지에서 샤넬 특유의 무심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가 은은하게 풍긴다.
샤넬의 터프한 매혹과 관능. 드레스로 입어도 좋을 넉넉한 사이즈의 가죽 코트와 간결한 실루엣의 롱부츠를 신고 타이어 위에 발을 툭 올린 민지의 태도 그리고 자신감으로 가득 찬 눈빛이 이 독특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지금을 대표하는 아이콘, 민지의 더없이 강렬한 순간. 리본 디테일 초커와 커다란 로고 귀고리로 글래머러스한 분위기를 더했다.
버건디 컬러의 클래식 11.12 가방을 든 채 가브리엘 샤넬이 좋아했던 저지 소재 맥시 드레스를 입고 차에서 내리는 민지를 포착했다. 배우, 화려한 스타의 삶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컬렉션을 함축한 장면.
컬렉션 곳곳에서 화려하고 당당한 젊은 여성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지금의 민지처럼.
가장 투명한 색, 민지의 블루. 시릴 만큼 푸른 배경 앞에서 하늘 같은 데님 재킷을 입은 민지가 청아한 눈으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커다란 펜던트가 달린 굵은 진주 목걸이를 두르고, 은은하게 반짝이는 캐시미어 드레스에 펄이 들어간 로고 스타킹 차림을 한 비밀스러운 표정의 민지. 그 모습에서 과거 할리우드 배우의 우아함이 연상된다.
코트의 오버사이즈 실루엣에서는 모던함, 체인 벨트에선 화려함, 스웨이드로 만든 라운드 토 부츠에서는 시간을 초월한 고전미가 느껴진다. 꽃 한 다발을 툭 내미는 민지의 덤덤한 포즈가 그 매력을 완성했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샤넬(Chanel).
서늘한 푸른빛으로 물든 8월의 민지. 그 새로운 차원으로 익숙하게 스며들다.
어딜 가든 뉴진스 소식이 들려와요. 일본 데뷔, 새 노래 ‘Supernatural’, 한국 관광 명예 홍보대사 임명까지, 그 안에서 어떤 화두에 집중하며 살고 있나요?
정말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오늘의 점심 메뉴?(웃음) 바쁘거나 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너무 당연한 것들을 놓치고 실수하게 되더라고요. 사소한 것부터 잘 챙기자는 마음이 있어요.
도쿄 돔 공연에서 보여준 개인 무대에 대한 반응이 정말 뜨거웠어요. 너무 아끼는 곡이라 주저했던 바운디(Vaundy)의 ‘무희(Odoriko)’를 부르며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무대를 선보였죠. 좋아하는 노래와 함께 그 넓은 무대를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채운 느낌이 어땠나요?
정말 행복했죠! 당일 리허설할 때까지만 해도 어떤 식으로 무대를 연출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가니 몸이 알아서 움직이더라고요. 그 순간 제가 느끼는 감정과 팬들과 주고받는 에너지에 집중하다 보니 몸이 가벼워졌어요.
무대의상으로 교복을 택한 것도 본인의 아이디어였나요?
사실 처음엔 다른 의상을 떠올렸는데 스타일링 팀에서 먼저 제안해주셨어요. 그렇다면 저는 이왕이면 제 교복을 입고 싶었고요. 첫날 공연에서 실제 교복을 입고 노래를 부르는데 고등학교 다닐 때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어요. 여러 곳에서 말한 것처럼 곡의 가사도 너무너무 좋고, 여러 가지로 잘 맞아떨어진 무대였어요.
일본 데뷔와 동시에 도쿄 돔에 입성했어요. 새로운 무대와 일본의 ‘버니즈’에게서는 어떤 신선한 영감을 얻었나요? 롤라팔루자 시카고, 서머소닉, 대학 축제와 경복궁에서의 무대 등 이제껏 정말 다채로운 무대에 섰는데 그때마다 임하는 마음이나 태도가 달라지나요?
무대를 즐기자는 마음은 변함없어요. 퍼포먼스와 상황에 따라 ‘텐션’은 약간 달라질 수 있지만요. 이번 도쿄 돔 무대에서는 마음이 간질간질하고 내내 행복한 느낌이 들었어요. 현장에 있는 모두가 같은 마음이라는 게 느껴지는 순간 (조금 웃긴 표현이지만) 몸이 ‘붕’ 떠오르는 기분이었죠.
산책을 좋아하죠. 일본 투어 일정 중에도 여유로운 산책을 즐겼나요?
다행히 중간에 쉴 수 있는 날이 조금 있었어요!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산책을 즐길 땐 만화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상쾌함을 느꼈죠.
레트로의 열기가 결코 식지 않는 데는 뉴진스가 미치는 영향도 큰 것 같아요. 레트로한 패션과 음악에서는 어떤 영감을 얻나요? 어떤 세대에겐 지난날의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과 춤, 아이템 등을 그저 새롭고 ‘쿨’한 것으로 여기나요?
누군가에겐 익숙한 무언가일 수 있겠지만 제게는 뉴진스로 선보이는 모든 것들이 새롭게 느껴지거든요. 늘 신선하고 재미있어요.
뉴진스 멤버 모두 특정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죠. 그 가운데 파워풀한 춤 선과 매력적인 중저음의 목소리로 사랑받고 있어요.데뷔 2주년, 음악적으로는 어떤 욕심이 커지는 것을 느끼나요?
아직 못 보여드린 모습이 너무 많다고 느껴요. 단체로도, 개인으로도 더 많은 무대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선보이고 싶어요.
최근 라이브 방송에서 민낯에 대한 소신을 밝혔어요. “부끄러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다 보여주겠다”고 얘기하는 것을 보며 마음이 단단하다는 인상을 받았죠.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주변에서 뭐라고 해도 결코 잃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자연스러움은?
민낯에 대한 말이긴 했지만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숨김없이, 부끄럼 없이 그냥 ‘나’답게 일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말이었는데 민낯에 상당히 자신 있는 것처럼 들려서 오해가 생긴 것 같기도 해요.(웃음) 앞으로도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가 들리겠지만 그냥 ‘나’라는 사람에 집중하고 싶어요.
언젠가 가장 듣기 좋은 말이 ‘똑똑하다’라고 했어요. 학구열도 대단하죠. 만약 앞으로 5년 동안 시간이 멈춘다면 무엇을 새롭게 배우거나 공부하며 시간을 보낼래요?
그때는 제가 그 말에 빠져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칭찬이면 뭐든 좋은 것 같아요. 지금 당장은 악기를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베이스, 드럼, 기타, 건반, 다 상관없어요.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5년이라는 시간은 꽤 기니까 직접 도전해볼 만하겠죠!
다양한 스타일에 대한 관심과 모험 정신이 커질 시기에 샤넬과 패션 여정을 함께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샤넬과 함께하며 특히 패션과 관련해 업그레이드된 지점은?
평소 주의 깊게 들여다보지 않았던 저의 매력을 많이 찾았어요. 심플하고 베이식한 스타일을 주로 입었는데 샤넬 덕분에 다양한 디테일이 있는 스타일을 경험해볼 수 있어서 늘 새롭고 즐거워요.
취향은 계속 변하기 마련이죠. 전에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다가 요즘 들어 눈에 띄는 샤넬 아이템이 있나요?
클래식 백이요. 매 시즌 다양한 컬러와 소재로 재해석해서 나오는데 새로운 스타일링과 함께 매치해 저만의 방식대로 소화해보고 싶어요.
샤넬 2024 봄/여름 오뜨 꾸뛰르 컬렉션으로 파리 패션쇼에 데뷔했고, 이후 샤넬의 첫 번째 꾸뛰르 하우스가 오픈한 비아리츠에도 다녀왔죠. 멤버들 없이, 오롯이 홀로 누벼야 하는 순간이었어요. 혼자 스케줄을 소화할 땐 어떤 마음으로 임하나요?
무대와는 확실히 다른 결의 일정이에요. 그래서 스타일이든 마음가짐이든 또 다른 세팅이 필요하죠. 아직 깊이 알지 못하는 분야인 만큼 더 집중하고 배운다는 마음으로 현장에 가는데 언제나 많이 배우고 경험할 수 있어서 또 다른 희열을 느껴요.
수학적이고,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민지적 사고’가 소소한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이런 사고방식에도 불구하고 고민에 휩싸일 때가 있나요?
고민하는 것 자체는 결코 나쁜 일이 아니잖아요. 실은 고민이 많은 편이고 주저할 때도 많아요. 그렇지만 굳이 그 걱정을 키워서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고민은 고민이고, 할 일은 해야 하니까요. 그럼에도 나는 변하지 않으니까 다 괜찮아요.
뉴진스 채널에 업로드되는 브이로그에서 항상 꽃과 노을, 바람과 나무 향기 등 사소한 아름다움에 집중하더군요. 바쁜 와중에도 최근 꾹꾹 눈에 담은 아름다운 순간 혹은 풍경은?
눈앞의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주변의 예쁘고 아름다운 것을 놓치기 마련이죠. 어떤 것에 집중하면 주변을 잘 못 보던 제가 그래도 멤버들 덕분에 그 짐을 덜고, 익숙하게 주변을 눈에 담을 수 있게 됐어요. 최근에는 도쿄 돔 무대에서 본 팬들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어요.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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