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션 맥기르(Seán McGirr)가 정의하는 맥퀸은 시적이면서도 원초적이다. 과감하게 부풀린 칼라의 시어링 코트를 입은 고민시의 오묘한 표정이 눈길을 끈다.
“열려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하나의 시선이 아니라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람이요. 뒤집어도 보고 밑에서도 보고 이런 다양한 시선이 합쳐지면 또 다른 시선을 가질 수 있겠죠. 그러기 위해 매사를 연구하고 늘 배우려고 해요.” 고민시의 말간 얼굴은 다채로운 연기를 위한 도화지가 된다.
션 맥기르는 알렉산더 리 맥퀸의 1995년 봄 컬렉션 ‘The Bird’에서 2024 F/W 컬렉션의 힌트를 얻었다. “일종의 장난입니다. 맥퀸에 어느 정도의 가벼움을 더하고 싶었어요.” 과장된 형태가 돋보이는 파라슈트 앵클 부츠를 신은 고민시.
런던의 거친 면모를 컬렉션으로 구현한 션 맥기르. 블랙 실크 필 쿠페 소재의 프린지 스커트를 나일론 메시로 감싼 스커트에서 런던의 아웃사이더적 면모가 드러난다. 칠흑 같은 검정 우레탄 레진으로 완성한 작품은 고요손 작가의 신작 ‘Odd-Bod6’. 불규칙적으로 뻗어나오는 형태에서 즉흥성이 느껴진다.
맥퀸 2024 F/W 컬렉션에서 처음 선보인 ‘슬링’ 백은 카프스킨 레더 패널을 비대칭적으로 접어서 만들었다. 스트랩의 T-바 버클을 활용해 몸에 꼭 맞게 크로스 보디 백으로 연출할 수 있다
둥글지만 단단한 어깨 라인이 특징인 더블 브레스트 코트는 강인한 여성성을 드러낸다. 테이블 위에 놓인 고요손 작가의 조각 작품 ‘바람2’. 서울을 횡단하며 마주한 바람의 움직임과 마찰, 흔적에 대한 작가의 감상을 담았다.
검은색 가죽 소재의 패딩 트렌치 코트를 입은 고민시의 강렬한 얼굴.
부드러운 검은색 가죽으로 만든 패딩 트렌치 코트를 얇은 가죽 스트링으로 허리를 감싸서 연출했다. 몸을 가로질러 멘 가방은 스트랩의 T-바가 매력적인 ‘슬링’ 백.
“몸을 보호막처럼 감싸며 단단하게 조인 룩은 인간의 깊은 곳에 내재된 본능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거대한 시어링의 감각적 쾌락과 현대 생활의 단단한 파편이 서로 충돌하는 느낌을 줘요. 예측 불가능한 런던을 위한 저만의 표현 방식이죠.” 션 맥기르는 맥퀸 고유의 개성, 전복적인 힘을 통해 런던이 지닌 원초적 매력을 다시 한번 조명했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맥퀸 바이 션 맥기르(McQueen by Seán McGi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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