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하게 떠오르는, 로퍼를 대신할 ‘이 신발’
올가을에도 로퍼의 인기는 여전할 겁니다. 패션 피플은 트랙 팬츠에 로퍼를 매치하고, 최근에는 켄달 제너가 청바지와 로퍼 조합의 매력을 입증했죠. ‘가장 클래식한 신발’로 꼽기에도 손색없지만, 로퍼의 문제는 흔해도 너무 흔하다는 점과 그 유구한 역사에 있죠. 파격적인 변주가 불가능해 대부분 비슷비슷하게 생겼거든요. 이 로퍼를 대신할 신발을 찾고 있다고요? ‘보트 슈즈’가 정답입니다.
보트 슈즈 역시 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세일링을 즐기던 폴 스페리가 1930년 고무 밑창을 덧대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개발한 것이 보트 슈즈의 시작이었죠. 이후 팀버랜드, 스페리 같은 브랜드 덕에 프레피 스타일을 상징하는 신발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었고요. 아는 사람만 아는, 그리고 신는 사람만 신는 느낌이 강했던 보트 슈즈가 다시 주목받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난 1월 펜디의 2024 F/W 남성복 컬렉션에 보트 슈즈가 등장했거든요. 미우미우의 2024 S/S 컬렉션에도 이미 모습을 드러냈고요.
보트 슈즈를 로퍼의 ‘완벽한 대안’으로 꼽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로퍼처럼 캐주얼과 프레피, 클래식을 적절히 혼합해놓은 듯한 무드를 자아내거든요. 범용성 역시 뛰어납니다. 데님과의 궁합부터 살펴볼까요? 가장 정석에 가까운 선택은 1990년대풍 스트레이트 핏 데님과 갈색 보트 슈즈를 매치하는 겁니다. 프린지가 달린 스웨이드 재킷이나 물 빠진 더블 라이더 재킷처럼, 다소 과해 보일 수 있는 아이템도 무난하게 소화하는 조합이죠.
꼭 연청을 고집할 필요도 없습니다. 겨울과 딱 어울리는 블랙 진은 물론 지금 같은 날씨에 입기 좋은 화이트 데님과의 조합도 근사합니다.
패션 피플은 이미 보트 슈즈에 푹 빠져 있습니다. 리넨 팬츠, 테일러드 팬츠, 버뮤다 팬츠 등 다양한 바지에 보트 슈즈를 신으며 가지각색의 무드를 연출하고 있죠. 프레피 룩을 완성하는 데만 쓰이던 로퍼가 가장 다재다능한 슈즈로 거듭난 것처럼, 보트 슈즈도 이번 가을 ‘이미지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어느덧 2주 정도 앞으로 다가온 2025 S/S 패션 위크를 눈여겨봐야겠습니다.
- 사진
- GoRunway,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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