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한 해, 발 들이고 싶은 포인트 슈즈
신발의 몸집이 커졌습니다.
2024 F/W 런웨이에서 추려낸 신발 트렌드 중에서 유독 잔상이 오래 남은 실루엣이 있습니다. 발에 시선이 머물게 하는 것이 이번 시즌 목표인가 싶을 정도로 과장된 형태의 신발이었죠. 몇몇 신발은 여타 액세서리 못지않게 장식적이었고요. 우리가 지난 몇 시즌간 그토록 부르짖던 ‘미니멀’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절제미라곤 찾아볼 수 없는 발끝, 신선했습니다. 남은 실험 정신은 신발에 발휘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가올 시즌, 신발 스타일링에 새로운 자극을 안겨줄 2024 F/W 런웨이 룩을 모았습니다. 스페인 <보그>의 안목을 빌려서요.
릭 오웬스의 신발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습니다. 공격적인 볼륨감이었지만 라인은 부드러웠죠. 동시에 잘못 발을 내디뎠다간 펑 하고 터져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도 선사했고요. 반대로 맥퀸의 신발은 묘하게 안정감이 들더군요. 과장된 실루엣은 비슷했지만 팽팽하다기보다는 헐렁하다는 인상이 더 강했죠. 일회용 신발 커버처럼요. 두 하우스 모두 신발을 넘어 이 신발과 잘 어울리는 배경은 어떤 모습일지 미래적인 상상을 해보게 만들었다는 건 매한가지였지만요.
미스치프의 빅 레드 부츠를 떠올리지 않기가 더 힘들군요. 맥퀸과 발렌시아가는 클래식한 컴뱃 부츠를 돋보기로 확대한 듯한 모양의 신발을 올렸습니다. 특히 발목은 유난히 얇고, 앞코는 유난히 둥근 발렌시아가의 부츠는 더없이 만화적이었죠. 꼼데가르송은 바닥을 확장했습니다. 녹아내린 아이스크림처럼 푹 퍼진 밑창이 걸음마다 바닥을 찰싹하고 때리는 것만 같았죠.
모피와 깃털 장식에서 한술 더 떴습니다. 털 뭉치에 발을 그대로 넣은 듯한 실루엣부터 꽃, 구슬, 가죽과 폼폼, 고무 프린지까지, 재료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죠. 굳이 실용성을 따져보진 않았습니다. (적어도 신발에서만큼은) 놈코어와 미니멀리즘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는 대목이었죠.
스틸레토 힐이 조금씩 부상하고 있지만 디자이너들은 여전히 플랫폼을 놓지 못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날이 갈수록 적나라하게 높아지고 있죠. 바닥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겠다는 듯이요. 로퍼, 클로그까지 종류 불문 두껍고 평평한 발판 위에 올라선 듯한 인상을 주는데요. 매끈하고 뭉툭한 플랫폼에서 시선을 사로잡겠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애니멀 프린트가 부츠에까지 퍼졌습니다. 화려한 건 프린트뿐만이 아닙니다. 레드, 블루, 그린 등으로 아주 컬러풀했죠. 어떤 옵션이든 제대로 된 포인트가 되어줄 거라는 사실만은 확실합니다. 가장 현실적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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