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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S/S 뉴욕 패션 위크 DAY 1

2024.09.09

2025 S/S 뉴욕 패션 위크 DAY 1

2025 S/S 패션 위크가 시작됐습니다. 뉴욕을 시작으로 런던, 밀라노, 파리 순으로 진행되는 여정이 약 한 달간 이어질 예정이죠. 그 첫 번째 도시, 뉴욕의 문이 마침내 열렸습니다. 파리에서 건너온 알라이아부터 브랜든 맥스웰, 콜리나 스트라다, 윌리 차바리아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뉴욕의 하루를 만끽했죠. 기분 좋은 소란으로 가득했던 뉴욕 패션 위크 1일 차, 오늘의 쇼를 만나보세요.

알라이아(@maisonalaia)

“단순함, 현대성, 직접성, 순수함. 알라이아와 저, 모두에게 뉴욕은 단순한 목적지가 아닙니다. 고향과 같은 곳이죠.” 피터 뮐리에의 말처럼 뉴욕은 알라이아에도, 그에게도 뜻깊은 장소입니다. 1982년 아제딘 알라이아가 자신의 쇼를 연 곳이자, 피터 뮐리에가 디자이너로서 꿈을 키운 도시죠.

쇼는 지금껏 한 번도 런웨이로 분한 적 없던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펼쳐졌습니다. 이번 컬렉션은 유럽에서 잊힌 적은 없지만 샤넬, 디올과 같은 위상은 갖지 못한 미국 디자이너들에게서 영감을 받았죠. 피터 뮐리에에게 그들은 샤넬과 디올만큼이나 중요한 존재였거든요. 방도 톱과 스웨트 팬츠는 할스턴(Halston)의 1970년대 유니폼에서 영감받았고, 후디를 더한 스윙 코트와 케이프에서는 폴린 트리제르(Pauline Trigère)의 실루엣이 떠올랐습니다. 조각적인 패딩 재킷은 알라이아가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찰스 제임스를 생각나게 했죠. 모델들의 보디라인을 도톰하게 휘감은 셔링 코트는 그들의 런웨이가 되어준 구겐하임 미술관의 나선형 경사로를 연상시켰고요. 알라이아와 뉴욕, 두 아름다움이 부드럽고 우아하게 뒤얽힌 쇼였습니다. 피터 뮐리에였기에 가능했던 풍경이죠.

Alaïa S/S 2025 RTW
Alaïa S/S 2025 RTW
Alaïa S/S 2025 RTW
Alaïa S/S 2025 RTW
Alaïa S/S 2025 RTW
Alaïa S/S 2025 RTW
Alaïa S/S 2025 RTW
Alaïa S/S 2025 RTW
Alaïa S/S 2025 RTW

브랜든 맥스웰(@brandonmaxwell)

브랜든 맥스웰이 어언 창립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한때 그와 하우스를 정의했던 풍성하고 과장된 실루엣은 이번 2025 S/S 컬렉션을 통해 벗어버린 듯하더군요. 대신 관능적인 미니멀리즘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니트 탱크 드레스를 입다 만 듯한 스커트, 핑크색 플런지 프런트 드레스 룩 등 평소 그가 보여주었던 것에 비해 ‘덜 정교해 보이는’ 피스도 보였습니다. 무심하고 태연한 느낌을 주기 위해 브랜드 DNA를 최대한 부드럽게 풀어낸 결과였죠. 다양한 컬러와 소재로 등장한 반 재킷은 이번 컬렉션의 백미였습니다. 맥스웰이 백스테이지에서 모든 룩에 이 재킷을 입히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죠.

Brandon Maxwell S/S 2025 RTW
Brandon Maxwell S/S 2025 RTW
Brandon Maxwell S/S 2025 RTW
Brandon Maxwell S/S 2025 RTW
Brandon Maxwell S/S 2025 RTW
Brandon Maxwell S/S 2025 RTW
Brandon Maxwell S/S 2025 RTW
Brandon Maxwell S/S 2025 RTW
Brandon Maxwell S/S 2025 RTW
Brandon Maxwell S/S 2025 RTW
Brandon Maxwell S/S 2025 RTW

콜리나 스트라다(@collinastrada)

이스트 빌리지의 한 공원에서 열린 콜리나 스트라다의 2025 S/S 쇼는 즐거운 가든 파티를 보는 듯했습니다. ‘터치 그래스(Touch Grass)’라는 컬렉션 제목에 걸맞은 싱그러운 분위기였죠. 푹신한 잔디밭 위에서 가뿐한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공중제비를 돌았습니다. 검은 레이스 톱을 입은 모델은 잔디 깎이를 밀며 등장했고, 연두색 드레스를 입은 모델은 강아지를 ‘태운’ 가방을 어깨에 메고 유유히 거닐었죠. 이번 시즌 그녀는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혼란에 압도당하지 않기 위해 애썼습니다. 내면의 평화를 찾고, 얼굴에 미소를 유지하면서요. 그런 그녀의 노력은 콜리나 스트라다만의 밝고 활기찬 세상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습니다. 주름 장식이 가득한 비대칭 드레스, 풍성한 시폰 소재로 장식한 스웨트셔츠, 퍼프 미니스커트 등 모델이 입고 등장한 모든 옷에서 부드럽고 달큰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만 같았죠.

Collina Strada S/S 2025 RTW
Collina Strada S/S 2025 RTW
Collina Strada S/S 2025 RTW
Collina Strada S/S 2025 RTW
Collina Strada S/S 2025 RTW
Collina Strada S/S 2025 RTW
Collina Strada S/S 2025 RTW
Collina Strada S/S 2025 RTW
Collina Strada S/S 2025 RTW

윌리 차바리아(@willychavarrianewyork)

성조기가 걸린 쇼장에서 모델들은 모두 어딘가 가야 하는 것처럼 바쁜 걸음으로 런웨이를 가로질렀습니다. 호텔 직원, 건설 노동자 등 미국 노동자들의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옷을 입고서였죠. 부푼 소매가 달린 클래식한 집업 재킷, 산뜻한 반소매 버튼다운 셔츠, 보기 좋게 낡은 듯한 색조의 데님 피스 등 실루엣은 모두 정확한 동시에 볼륨감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깊은 인상을 준 건 챙 넓은 밀짚모자, 얼굴을 감싼 반다나 등 농장 노동자의 작업복처럼 느껴지는 액세서리였고요. 윌리 차바리아는 컬렉션의 영감을 농장 노동자 연합 운동(United Farm Workers Movement) 같은 운동에서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대선 기간이라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이끌어낸 생각이었죠. ‘아메리카’가 이곳에 정착하는 모든 사람이 상상하고 꿈꾸었던 ‘약속의 땅’과 조금 더 비슷해지기를 바라는, 일종의 호소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그런 바람은 America가 아닌, América로 적은 컬렉션의 제목에서부터 눈치챌 수 있었죠.

Willy Chavarria S/S 2025 Menswear
Willy Chavarria S/S 2025 Menswear
Willy Chavarria S/S 2025 Menswear
Willy Chavarria S/S 2025 Menswear
Willy Chavarria S/S 2025 Menswear
Willy Chavarria S/S 2025 Menswear
Willy Chavarria S/S 2025 Mensw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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