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뷰티
매일 얼굴에 바르고 손목에 뿌리는 생필품을 뛰어넘어 ‘뷰티 오브제’로 칭송받는 아름다운 디자인의 화장품.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이 기사를 주목할 것!
얼마 전 보그 뷰티팀 앞으로 인디언 핑크색 쇼핑백이 도착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인디언 핑크색 쇼핑백의 출처는 미우미우. 리본을 풀어 속을 들여다보니 하늘색과 빨간색 컬러 매치가 돋보이는 자그마한 상자가 들어 있었고, 말로만 듣던 미우미우 최초의 향수 ‘미우 뮤즈’의 실체가 드러났다. 미우미우의 상징적인 마테라쎄 라인의 주름 디자인을 그대로 본뜬 향수병을 본 순간 뷰티 기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미우 뮤즈’의 아름다운 자태를 SNS에 업로드 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디자인으로 물욕을 자극하는 제품은 이뿐만이 아니다. 메종 프란시스 커정의 향기 나는 명함지갑, 크리스찬 루부탱의 립스틱, 바카라와 협업한 라프레리의 한정판 크림은 또 얼마나 영롱하던지!
따져보면 화장품을 뛰어넘어 ‘뷰티 오브제’로 손색없는 제품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먼저 디자인 하나로 ‘SNS 스타’로 떠오른 북유럽 향수 바이레도 이야기부터. 동글납작한 유리병에 순백의 라벨, 그 위에 쓰인 검정 글자들은 단순함의 미학을 드러낸다. 첫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함은 없지만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깔끔한 디자인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벤 고햄이 추구하는 ‘모던 럭셔리’를 표방하며 향수 디자인에 새바람을 불러왔다. 앤 해서웨이 주연의 최신 영화 <인턴>의 한 장면, 반신욕을 즐기는 그녀의 욕실 선반에 올려진 제품은 이솝, 조 말론 런던, 키엘의 배스 제품. 이처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패키지의 화장품은 욕실의 품격을 높여준다.
10 꼬르소 꼬모 청담에 입점한 라보라토리오 올파티보도 단순한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퍼퓸 브랜드 중 하나! 러쉬의 디자인 스토리도 흥미롭다. 컬러나 디자인 측면에서 튈 만한 요소가 딱히 없음에도 불구하고 멀리서 봐도 한눈에 알아챌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은 독특한 서체 덕분이다. “러쉬 특유의 흘림체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매장 디자인을 담당하는 케이티 타브람(Katie Tabram)에 의해 탄생했어요. 영국의 마켓(시장) 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블랙 보드에 자연스럽게 흘려 쓴 글자들이 러쉬 서체의 근원이죠.” 러쉬 홍보팀의 설명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러쉬 코리아에서도 영국 러쉬의 서체를 그대로 살린 한글 서체를 개발하여 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손 글씨 작업 시에는 러쉬 코리아 VMD 팀원들이 직접 참여하며 정기적인 VMD 교육을 통해 매장 직원들에게도 핸드라이팅 교육을 실시한단다.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타임리스 디자인으로는 샤넬 ‘넘버 파이브’를 빼놓을 수 없다. 1921년, 아르데코풍 유연한 곡선의 향수병은 지금 봐도 촌스럽기는커녕 클래식의 진수를 보여준다. 여기서 잠깐, ‘넘버 파이브’의 팬이라면 주목하시라! 다가올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손안에 쏙 들어오는 35ml 미니 사이즈를 한정 출시한다. 얼마 전 분더샵 청담 내 라페르바 매장에서 고정관념을 깬 독특한 디자인의 화장품을 목격했다. 스웨덴산 안티에이징 브랜드 베르소의 페이스 오일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생김새도 사용법도 휴대용 향수와 꼭 닮았다. “작년 독일에서 열린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패키지 디자인 수상작입니다. 7.5ml들이 오일을 스프레이 용기 네 개에 나눠 담았고 블랙 케이스 안에 보관하도록 디자인했죠.” 그저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휴대 또한 간편하니 이런 게 바로 실용성과 심미성을 두루 갖춘 최고의 디자인!
예술적 감성이 뛰어난 아티스트와의 협업은 디자인 지수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 나스는 세계적인 사진가 스티븐 클라인과 손잡고 2015 홀리데이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인다. 그가 촬영한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은 컬러를 팔레트에 담아 소장 가치를 더한다. 블랙 앤 화이트, 미니멀리즘을 고수하는 딥티크도 1년에 딱 한 번 화려한 변신을 꿈꾼다. 파리에서 주목받는 신예 아티스트 줄리앙 콜롱비와 협업한 2015 홀리데이 한정판 향초는 그 자체로 빛나는 예술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 압솔뤼 오 드 퍼퓸’의 아름다운 디자인은 피에르 아르디에 의해 탄생했다. 여성의 어깨 라인에서 착안한 부드러운 모서리는 ‘쥬르 데르메스’의 관능적인 향을 대변하는 디자인 포인트. 그저 예쁘기만 할 뿐 기능은 별로이지 않느냐고? 천만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옛말은 뷰티 월드에서도 유효하다.
- 에디터
- 이주현
- 포토그래퍼
- CHA HYE KYUNG
- 모델
- 안주리
- 네일
- 최지숙(브러쉬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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