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에서 펼쳐지는 양혜규의 예술 세계
현대미술가 양혜규의 개인전이 9월 미국 시카고, 10월 영국 런던에서 연이어 개최됩니다.
<양혜규: 평평한 작업(Haegue Yang: Flat Works)>
양혜규 작가가 지난 30여 년간 천착해온 평면 작업을 조망하는 개인전 <양혜규: 평평한 작업(Haegue Yang: Flat Works)>이 오는 18일부터 12월 20일까지 시카고 아트클럽에서 북미 최초로 개최됩니다. 총 7종의 연작에서 엄선한 작품 58점을 선보이는 전시는 작품 세계 전반에 걸친 철학과 평면 작업 간의 맥락을 짚으며, 그의 평면 작업에 대한 학구적인 관점을 제시합니다. ‘건축 자재상 콜라주’, ‘래커 회화’, ‘비非–접기’, ‘신용양호자들’, ‘벽지’, ‘향신료 판화’, ‘야채 판화’, 그리고 전 세계 무속 전통에 사용되는 종이 무구(巫具)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한 종이 콜라주 작업 ‘황홀망’ 등 주요 평면 작업을 총체적으로 아우릅니다. 그동안 작가의 주요 전시에서 블라인드 설치와 금속 방울을 활용한 ‘소리 나는 조각’ 등의 설치물과 함께 평면 연작을 부수적으로 선보였죠. 이렇게 평면 작업만 독자적으로 집중 조명하는 전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양혜규는 조각가이자 설치미술가로 주로 알려졌지만 평면적인 매체에 대한 탐구 역시 지속해왔습니다. 작업 세계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요. 입체적인 세계를 평면 이미지로 ‘압축’하는 작가만의 ‘평면성’은 접히고 축약되었으나 다시 펼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내부에 상당한 유무형의 공간을 품고 있습니다. 이렇듯 평면성과 입체성을 아우르는 고유한 인식은 전시에 등장하는 다양한 연작의 근간이 되며, 평면성에 대한 작가의 탐구는 미니멀하고 소박한 것에서부터 화려하고 흡인력 있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결로 펼쳐집니다.
“저의 사고 체계 내에서 ‘평면성(Flatness)’은 언제나 우발적인 것과 의식적인 것의 혼합으로 귀결되어왔습니다. 평면성은 모더니즘이 장르 지향적으로 이해해온 ‘입체성(Dimensionality)’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더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고 내포하기 위해 조각적인 공간을 무너뜨릴 수도 있습니다. 평면성이란 무한히 접고, 자르고, 붙이고, 겹겹이 쌓는 것입니다.” – 양혜규
<양혜규: 윤년(Haegue Yang: Leap Year)>
1968년 7월 개관 이래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전 세계 예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여온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는 오는 10월 9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양혜규의 작품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영국에서의 첫 번째 서베이 개인전 <양혜규: 윤년(Haegue Yang: Leap Year)>이 열립니다.
2018년 쾰른 루트비히 미술관에서 열린 <양혜규: 도착 예정 시간(ETA) 1994 – 2018> 이후 최대 규모인 전시는 크게 다섯 가지의 개별 주제 아래 3점의 주요 커미션 작업을 비롯해 설치, 조각, 비디오, 사운드 등 시각적이고 다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다양한 매체의 총 120점에 달하는 작업을 선보입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건조대, 전구, 뜨개실 등 일상적인 사물과 산업용품을 독특한 조각이나 다양한 매체가 결합된 설치 작품으로 오랫동안 재탄생시켜온 양혜규의 다면적이고 다학제적인 작업을 면밀히 조명할 수 있습니다.
“작품 제목은 나조차도 외우기 힘든 낯선 단어의 조합일 때가 많습니다. 반면에 전시 제목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이런 대조적인 작명 방식은 작품 제작과 전시 행위가 각각 나에게 시사하는 의미를 반영하죠. 작품 창작이 다시 풀지 못하는 복합적인 옷감을 짜내는 일이라면, 전시는 그 옷감을 입기 편한 옷으로 재단하는 일입니다. 나에게는 둘 다 완벽을 향한 열망이자 도전이고요. 이번 서베이전을 준비하면서, 나 자신의 작업 세계에서 그간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까지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눈의 초점을 흐렸는데, 이는 ‘윤년’처럼 드물고도 완벽한 기회였습니다.” – 양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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