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S/S 런던 패션 위크 DAY 1
패션 위크가 대서양을 건너 런던에 도착했습니다. 신인의 무대로 꾸며지는 런던은 언제나 예상외의 기쁨을 주죠. 패션 위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3일을 기점으로 런던 곳곳에서 펼쳐진 주요 쇼를 소개합니다.
S.S. 달리(@ss_daley)
스티븐 스토키 달리는 지난 4년을 “회오리바람 같았다”고 표현했고, 그건 사실입니다. LVMH 프라이즈의 우승자이기도 한 그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라앉을 위기에 처했을 때 해리 스타일스가 그의 옷을 입어 전 세계에 그 이름을 널리 알렸죠. 그의 은인이기도 한 해리 스타일스가 프런트 로에 앉아 이목을 집중시킨 이번 쇼는 스토키가 처음 선보이는 여성복 컬렉션입니다. 영국 귀족, 공립학교 프레피 룩 등 클래식한 퀴어 스타일을 베이스로 하는 만큼 핀턱 패널이 있는 흰색 턱시도로 쇼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주름 장식이 들어간 꽃무늬 치마, 구슬 장식이 달린 핸드백, 픽셀화된 파란 장미 드레스 등으로 여성성과 남성성의 경계를 지워버리고 ‘여성들이 입고 싶어 하는 옷이 어떤 것인지’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특히 파란 장미는 전 세계가 불황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발견하겠다는 의지로 읽혔죠. 건물 사이에서 피어난 그의 행적처럼요.
쳇 로(@chet__lo)
쳇 로는 어머니의 ‘인생’을 컬렉션에 담았습니다. 컴퓨터 사이언스 분야의 선구자이자 쳇 로의 어머니인 마이와 청(Mai-Wah Cheung)은 여러 회사의 CIO로 활약하다, 이제 학교 교사이자 화가로 활동 중입니다. 로는 그녀의 변화를 옷감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녀가 즐겨 입었던 코발트 체크무늬를 거즈 소재 시프트 드레스로 표현했고, 회사 생활에서 돌아선 것을 과일 유리 구슬이 잔뜩 달린 드레스 한 벌로 달콤하게 만들었죠. 쇼 오프닝 룩에서는 하나의 룩에 두 가지 소재가 자연스럽게 섞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바삭한 거즈에서 오리가미 플리츠로 이어지는 라인은 어머니뿐 아니라 로의 감정적 변화를 기념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로는 “그저 펑키하고 미친 클럽 키드 옷을 만드는 데 정말 지쳤습니다. 브랜드를 격상시키고 우아하고 단정한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죠.
초포바 로위나(@chopovalowena)
런던의 오래된 쇼어디치 시청 지하에 로위나 자매의 팬과 친구들이 잔뜩 모였습니다. 빅토리아 시대 런던과 미국 서부 여성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리듬체조에 영향을 받은 로위나 자매는 프린트와 스팽글, 캉캉이 뒤섞인 룩을 완성했습니다. 민족적인 요소에 스포티한 무드를 가미한 초포바 로위나만의 스타일은 관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겹겹이 레이어드한 빅토리아풍 블라우스, 페티코트 스커트, 바지 위에 양말을 신은 뒤 스터드 부츠를 겹쳐 신었죠. 거대한 금속 나비를 단 아식스 콜라보레이션 스니커즈는 로위나의 정원을 거닐며 눈을 현혹했고요. 다양한 소품과 보석을 활용한 목걸이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사진을 통해 쇼를 감상하시죠!
나타샤 진코(@natashazinko)
“사람들은 섹시해 보이기 위해 이런 짓을 합니다!” 나타샤 진코는 가슴 확대 수술을 이야기합니다. 컬렉션 초대장에는 실리콘 보형물 2개가 보이는 가슴 방사선 사진과 함께 디자이너가 가상으로 설정한 의료 기관에서 보낸 수술 관련 동의서가 프린트되어 있었죠. “성형 클리닉은 발생한 불편함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금전적 배상을 요구할 경우 우리 법무 팀이 12건이나 파산에 이르게 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라는 협박성 문구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미 느껴졌겠지만 진코의 의료 광장은 의사를 믿을 수 없는 곳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수술복처럼 등에 끈을 묶은 하이칼라 실험실 가운을 입은 이들이 런웨이로 돌진했고, 환자들은 우스꽝스러운 각도로 봉합된 저지 후드와 운동복 하의를 입고 뒤뚱거리며 걸어 다녔습니다. 팬티를 임시 안면 마스크로 사용하기도 했죠. 이날 런웨이에 앉아 있던 이들 모두 진코의 메시지에 동의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극단적인 허영심을 꼬집은 메시지는 확실히 전달됐습니다.
#2025 S/S LONDON FASHION WEEK
추천기사
-
여행
풍성하고 경이로운 역사를 품은 스페인 중부 여행 가이드
2024.11.22by VOGUE PROMOTION, 서명희
-
아트
영원한 화두, 시간을 탐하는 예술가들
2024.11.09by 류가영
-
패션 아이템
살 때 제대로 사자! 2024 겨울 아우터 구매 가이드
2024.11.25by 안건호, Alice Cary
-
Fashion
죠지, 릴체리 그리고 어그 필하우스
2024.11.22by 박채원
-
패션 트렌드
블랙 천하! 가장 클래식한 컬러 왕좌에 도전장을 내민 '이 색'
2024.11.20by 안건호
-
뷰티 트렌드
달콤한 메이크업 트렌드! 올겨울은 따끈한 시나몬롤에 올인하세요
2024.11.19by 김초롱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