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COS)가 동시대 여성의 옷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자연스럽다. 현대적인 디자인과 훌륭한 소재, 합리적인 가격을 모두 갖추는 것이 코스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2021년 가을 컬렉션부터 런던과 뉴욕, 로마에서 런웨이 쇼를 선보이며 하이패션의 세계를 넘보고 있는 하우스는 2024 가을 컬렉션의 장으로 뉴욕을 택했다. “뉴욕은 개성 있는 도시죠. 제게 영감을 주는 특별한 곳이고요. 그곳이 지닌 현대적 면모를 반영하고 싶었습니다.”

코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카린 구스타프손(Karin Gustafsson)이 그 이유를 설명했다. 검은 블록이 미로처럼 놓인 브루클린의 어느 창고, 정제된 형태의 코트를 입은 모델이 등장하며 쇼의 시작을 알렸다. 차분한 컬러와 구조적인 테일러링, 느슨하지만 우아한 태도. 안무가 피나 바우쉬(Pina Bausch)의 몸짓에서 새로운 컬렉션의 결정적 단서가 주어졌다. “피나 바우쉬의 춤에는 독보적인 고상함과 유연함이 존재합니다. 그녀의 몸짓에서 실루엣과 소재에 대한 영감을 얻었죠.” 캐시미어와 울, 실크와 가죽, 레이어링과 드레이핑, 테일러링을 과감하게 넘나드는 43개 룩은 코스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리고 이번 컬렉션은 우리 주변을 오가는 현실 속 여성들에게 다시 한번 새로운 영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