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우리가 다시 사랑하게 될 치마
지난 15일,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미니스커트 룩은 특별할 것 하나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눈이 갔죠. 크림색 니트, 초콜릿색 미니스커트, 낡은 가죽 부츠와 얼룩말 무늬 가방. 이렇게까지 모범 답안 같은 구성은 실로 오랜만이었습니다. 특히 반듯한 직사각형 모양을 한 미니스커트가 제일 반가웠지요.
미니스커트는 지난 몇 시즌간 나름 격변을 거쳤습니다. 구름처럼 몽실몽실한 볼륨감의 벌룬 스커트, 기분 좋게 살랑이는 플리츠 스커트, 풍성한 주름을 강조한 러플 스커트 등 시즌마다 새로운 실루엣으로 나타나며 바삐 움직였죠. 필수 아이템으로 여겨지던 H라인의 미니스커트가 오히려 더 귀해진 겁니다.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모습에 시선이 오래 머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지요.
그녀의 새초롬한 실루엣은 옷장 속 깊이 넣어둔 미니스커트를 꺼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2024 F/W 런웨이와 몇몇 셀럽이 그 마음을 결심으로 바꿔주었지요.
런웨이는 격식을 좀 챙겼습니다. 대체로 재킷까지 세트로 맞춘 투피스 룩을 선보이며 단정함을 내세웠지요. 짧은 길이가 선사하는 아찔함과 발랄함보다 직선적인 라인이 풍기는 차분한 분위기에 집중한 겁니다.
최근 올리비아와 함께 미니스커트의 네모난 매력을 일깨운 건 로제입니다. 한창 인기몰이 중인 스웨이드 소재의 미니스커트를 선택해 트렌드와 클래식을 아우르는 룩을 선보였죠. 부츠 대신 니삭스로 포근하게 다리를 감싼 것도 기억해둘 만한 팁이었고요(프린지 장식도 포인트였지만요).
유행에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이 네모난 미니스커트를 고집해온 셀럽들도 있습니다. 색과 패턴은 다를지언정 모두 펜슬 스커트를 똑 잘라낸 듯한 모양을 하고 있죠. 스크롤을 내려보세요. 이들의 룩까지 다 보고 나면 여러분도 옷장 속에 잠들어 있는 그 미니스커트를 다시 꺼내고 싶어질 겁니다. 마침 부츠를 함께 신기 딱 좋은 날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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